특검 주장엔 열심, 정작 특검 활동엔 ‘나몰라라’

지역내일 2005-10-14
“정치공세에만 관심 있었나” 비판 목소리

야당의 무책임한 특검 도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권력형 의혹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특검을 주장하지만, 정작 특검이 활동에 돌입한 이후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검이란 옥동자 생산에만 열을 올리고, 태어난 뒤에 돌보지 않아 ‘무책임한 부모 같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 특히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는 ‘특검’을 무분별하게 도입, 혈세 낭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올 상반기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사업을 둘러싼 권력형 비리 의혹이 제기되자, 야당은 검찰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특검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지난 8월 특검이 활동에 돌입한 이후 철도공사 등 의혹사건에 연루된 피감기관에 대한 국감에서조차 특검 도입에 주도적이었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질의를 아예 하지 않거나 일방적 답변 강요로 일관, ‘의혹 제기 따로, 국감 따로’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의혹 제기에 열을 올렸던 야당 의원들이 막상 자신들이 주도적으로 실체적 진실을 캐물을 수 있는 국감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않자 “애초부터 실체적 진실 규명보다는 정치공세에 관심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달 29일 건교위의 철도공사에 대한 국감에서는 야당 의원들의 부실한 자료제출에 대한 지적 등이 이어져 오전 국감이 무산됐다. 한나라당 임인배 의원은 “잘못한 것은 자료를 내고 정정당당하게 국민의 대표 기관인 의원들로부터 질책을 받고 반성하고 잘하라는 것인데, 자료를 안내고 넘어간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질책했다.
결국 오전 국감은 무산됐고, 질의를 하되 추후 철도공사로부터 자료를 더 제출받아 보충질의를 하기로 한 뒤 오후에 국감이 재개됐다. 그러나 오후 국감에서는 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투자 의혹 등 쟁점에 대한 질의가 전혀 없어 맥빠진 국감이 되고 말았다.
11일 건설교통부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도 왕영용 전 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진실을 밝히라”는 추궁 외에 의혹을 뒷받침할 새로운 정황이나 물증 제시 등이 없어 원론적 질의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관에 대한 국감에서는 “지난해 12월 현지 신문에서 철도공사가 추진한 알파에코와의 계약이 해지됐다는 내용을 접하고 외교부 본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에 보고했다”는 기존의 주장과는 다른 증언이 나왔다. 대사관측은 올 3월 러시아 유전의혹사건이 불거진 이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해 왔다. 의혹을 뒷받침할 새로운 증언이 나왔지만, 야당 의원들의 추궁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한편, 열린우리당에서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러시아 유전사건’이나 ‘행담도 사건’ 등에 대해 야당의 정치공세가 재개될 경우를 대비, 해당 의원실과 원내대표실 등에서 반박 논리와 함께 대응 방안 등을 준비해뒀다고 한다. 우리당 원내대표실 한 관계자는 “야당 의원들이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아 되려 준비한 우리만 머쓱해졌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특검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우리가 굳이 새롭게 이슈화할 필요를 못느낀 측면이 있다”며 “국감때 좀 더 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고 말했다.
한편, 안기부 X파일이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던 지난 8월 여야는 ‘특별법’과 ‘특검법’ 도입으로 맞서 정치공방을 벌인 뒤, 각각의 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두달이 지나는 동안 9월 초 법사위에서 단 한차례 논의했을 뿐, 처리방안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다.
국민 여론이 들끓을 때면 ‘특검을 도입하자, 특별법을 만들자’며 호들갑을 떨지만, 막상 관심권에서 멀어지면 ‘나몰라라’하는 무책임한 구태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구자홍 기자 j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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