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앞세운 이상수, 힘겨운 추격전

지역내일 2005-10-21 (수정 2005-10-21 오전 9:07:56)
우리당, 뉴타운 개발, 화장장 건립 반대 등 지역 이슈에 승부수
한나라당, 정권 책임론 부각, 부천 위해 일할 지역 일꾼론 부각

10.26 재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그나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지역이 바로 경기 부천원미갑이다. 3선 관록에 참여정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상수 후보가 출마했다는 점에서다. 우리당은 당직자는 물론 의원회관 보좌진을 대거 차출, 지역에 투입하는 등 막판 총력전을 펴고 있다.
더욱이 ‘화장장 건립 문제’를 둘러싸고 일부 지역 유권자들이 한나라당 출신 부천시장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는 점도 이 후보측에 기대감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그러나 선거가 중반으로 치닫고 있던 19일까지 각종 여론조사 지표상 ‘정권 심판론’을 앞세운 한나라당 임해규 후보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또 사면복권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에서 3선을 기록한 이상수 후보가 부천원미갑으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한 것을 두고 유권자 사이에 곱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았다.

◆이상수, ‘화장장’ 이슈 발판 막판 추격전= 선거 초반 20%이상 지지율이 뒤쳐져 있던 열린우리당 이상수 후보는 ‘힘’있는 여당 후보를 앞세운 선거전략에 힘입어 지지율면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19일 보도된 중앙일보 자체 여론조사에서 이상수 후보와 임해규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3%에 불과했다. 이 후보측 한 참모도 “자체 조사에서도 3~5% 격차까지 따라 잡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 인사는 ‘투표의사가 있는 응답자로 좁혀 보면 어떻냐’는 물음에는 “여전히 7-8% 뒤져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낙후된 원미동에서는 ‘뉴타운 개발 공약’을 내세운 이 후보의 공약이 장년층과 노년층 표심을 파고 들고, 역곡 1, 2동에서는 이 후보의 ‘화장장 건립 백지화’ 공약이 신뢰를 얻어가면서 이 후보의 지지율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됐다.
‘화장장 이슈’에 쐐기를 박기 위해 열린우리당은 19일 문희상 당의장, 정세균 원내대표, 유시민 상중위원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 확대간부회의를 이상수 후보 사무실에서 갖고 ‘화장장’ 이슈가 뜨거운 역곡1동을 찾아, “당론으로 화장장 건립을 막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화장장 건립 반대’를 외쳐온 유권자 상당수는 이상수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숨기지 않고 있다.
19일 저녁 역곡1동 한국아파트 앞에서 만난 두쌍의 40대 부부는 “(역곡동은) 작년 총선때보다 투표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며 “화장장을 막아줄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아파트 옆 동부센트레빌 아파트 앞에서 만난 40대 주부도 “100% 투표장에 나갈 것”이라며 “할수만 있다면 주변에 누구까지 찍으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화장장 건립 후보지 인근 아파트와 연립 등에는 집집마다 빨간 깃발이 걸려 있었다. 깃발이 없는 집에는 빨간 수건이라도 내걸어 놓았다. 화장장 건립에 반대한다는 시위 차원에서다.
그러나 ‘화장장’ 이슈가 부천원미갑 전체를 아우르고 있지는 못했다. 원미시장에서 역곡동으로 이동하는 길에 만난 택시기사는 “부천에는 화장장이 생겼으면 하는 주민도 많다”고 전했다. 실제 화장장 건립 예정지에서 가까운 한국아파트 주변의 격앙된 반응과는 달리 역곡북부시장을 지나 역곡역까지 걸어 내려오는 동안 만난 주민들에게서조차 조금씩 온도차가 느껴졌다.
역곡북부시장과 역곡역 중간쯤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40대 아주머니는 “화장장이 안들어왔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꼭 누구를 지지하겠다는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잠복된 참여정부에 대한 반감= 19일 부천 원미갑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쉽사리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다.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물음에는 “모르겠다”거나 “50대 50으로 박빙이다”며 내뱉듯 답하기 일쑤였다.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서울에서 내려온 기자라며 신분을 밝히고 신분증을 내밀면 그제서야 조금씩 속마음을 드러냈다.
지역 주민들의 얘기 속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대한 반감이 적잖이 묻어났다.
이상수 후보와 임해규 후보 사무실 인근에서 생선가게를 하는 50대 초반의 아저씨는 “(이상수 후보가) 부천을 위해 뭐 한게 있다고 출마하느냐”며 “낙하산은 싫다”고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
원미중앙시장에서 만난 40대와 50대 남녀 시장상인들도 “부천에 남아 부천을 위해 일할 사람을 뽑을 것”이라며 “뽑아주면 서울로 내빼거나, 선거때만 잠깐 반짝 얼굴비치는 사람은 이제 지겹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았다. 원미시장에서 만난 한 40대 상인은 “이랬다 저랬다 말도 함부로 하고,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다”며 “국민이 심판하는 수밖에 없다”고 혀를 찼다.
사면복권 직후 재선거에 출마한 이상수 후보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만만치 않았다. 부천역 앞에서 만난 한 70대 노인은 “감옥 갔다 온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출마냐”며 “이번엔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인물론’을 언급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부천역에서 만난 한 50대 아저씨는 “진정 부천의 발전을 바란다면 당을 떠나 인물을 보고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천원미갑 재선거는 열린우리당 이상수 후보와 한나라당 임해규 후보간 2파전으로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조용익 후보는 젊고 싱싱한 민주개혁 후보임을 내세워 지역을 누비고 있고, 민주노동당 이근선 후보와 무소속 안동선, 정인수 후보도 개혁성과 관록 참신성을 각각 내세워 표밭갈이에 분주했다.
투표율이 20%대 후반에 머물 것으로 보이는 이번 부천원미갑 재선거는 ‘화장장 이슈’를 매개로 한 역곡1, 2동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율이 막판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유권자 비율은 전체 부천원미갑 유권자의 1/5에 불과하지만, 이상수 후보에 대한 응집력이 여타 지역보다 비교적 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측 한 인사는 “역곡동에서 6:4 정도로 보고 있는데 7:3 정도까지 올라가면 해볼만하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나 임 후보측은 “역곡동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지지층이 많은 지역”이라며 “화장장 이슈가 있다해도 5:5 수준에서 5.5:4.5, 아무리 높아도 6:4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천 = 구자홍 곽태영 기자 j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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