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이 홍보전략 … 강사평가로 ‘교육의 질’ 유지
청솔학원 이재형 대표
6개의 직영학원과 수십 개의 프랜차이즈 학원을 이끌고 있는 이 대표를 만난 첫 느낌은 ‘젊다’는 것이었다. 이재형 대표는 80학번 운동권 출신이다.
많은 운동권 출신들이 그랬듯이 이 대표는 1993년 학원 강사를 직업으로 삼았고, 영어과에서 꽤 이름을 날린 이른바 ‘유명강사’였다.
그런 이 대표가 1993년 설립된 청솔학원의 법인대표로 임명된 것은 1999년이다. 우리 나이로 막 40대에 접어든 이 대표가 법인대표가 된 이유는 단 하나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시 청솔학원은 경영이나 교육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변해야만 살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1993년부터 1995년까지 대학입시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었다. 1993년 마지막으로 학력고사로 대입을 치렀고, 1994년에는 본고사와 수능을 동시에 치르기도 했으며, 1995년에는 수능만으로 대학입시를 치르는 등 매년 선발방식이 변했다.
이렇게 입시제도가 급격하게 변하는 상황은 재수생 전문학원이었던 청솔학원에게는 역경과 고난을 의미했다. 이런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면 입시학원으로서 존립기반이 무너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 대표는 “변화를 필요로 하던 이들은 학원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나 역시 월급을 주는 직장이라는 개념보다는 ‘우리 학원’이라는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며 “아마 그런 애정과 변화하는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란 주변의 기대감이 나를 대표로 추천한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유야 무엇이었든 당시 청솔학원 구성원들의 선택은 옳았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가며 청솔학원을 신흥명문학원으로 성장시켰고, 분원과 프랜차이즈 학원 등으로 사업규모도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가 이끄는 청솔학원의 가장 큰 특징은 개인 오너중심의 학원이 아니라 국내 학원가에서 보기 드물게 법인으로 등록된 학원이라는 점이다.
이 대표는 법인으로 등록한 이유에 대해 “교육기관으로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투명경영과 구성원 모두의 주인의식이 필요했다”며 “학원설립에 기여했거나 학원발전에 기여한 강사들을 주주로 영입했고, 지금도 영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처음 법인으로 출발했을 때는 10여명이었던 주주가 지금은 약 60명에 달한다”며 “초기 주주들 대부분이 직영학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이후 합류한 주주들도 부원장 실장 등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청솔학원 주주는 강사들 뿐 아니라 관리파트 직원들도 포함돼 있다. 이 덕분에 청솔학원은 구성원 모두가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에서 벗어나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고 능동적인 자세로 일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런 변화는 바로 학원생들에게 전달됐고, 그들에게서 신뢰를 얻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학원과 강사에 대한 학원생들의 신뢰는 보다 ‘질 좋은 강의’로 이어졌다.
이결과 1998년 250명 수준이었던 강남 본원의 대학합격생 수가 1999년에는 450여명, 2000년에는 600여명, 2001년에는 700여명으로 증가했다.
이 대표는 “입시학원은 1년 동안 투자한 게 다음해부터 결실을 본다”며 “학원체질을 바꾸기 시작한 다음해부터 그 결실들이 눈에 띄게 커 나가는 게 보였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청솔학원 구성원들은 성공비결을 바로 ‘주인의식’에서 찾고 있다. 실력 있는 강사들이 주주가 되면서 또 주주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강의의 질’이 높아졌고, 강의 이외에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일들을 스스로 찾아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보통 학원들의 입시지도가 배치상담 수준에 그치는 것과 달리 우리 학원에선 학습전략을 세워주는데 공을 들인다”며 “대부분 재수학원들이 오후 3~4시 정도까지 수업을 하고 강사들은 퇴근을 하는 시스템인데 반해 우리는 방과 후에도 개별적인 지도를 해주고 밤 10시까지 질문을 할 수 있는데 이는 구성원들의 주인의식 없이는 불가능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청솔학원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홍보 전략은 ‘입소문’이다. 청솔학원을 다녔던 학생과 학부모가 친척이나 친구 등 주변에 권유할 수 있어야 경쟁력 있는 학원으로서 위치를 지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물론 청솔학원의 전략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학원은 서비스 산업”이라며 “소비자인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과 그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마케팅의 기본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라며 “고객을 만족시키면 입소문이 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데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진 ‘실력향상에 대한 기대치’를 청솔학원이 만족시켜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청솔학원의 강사 선발기준은 철저하게 ‘실력’이 검증된 사람만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우리는 유경험자만 채용한다”며 “실질적인 수업자질과 함께 과거 근무했던 학원에서의 평판, 학생들에 대한 애정, 교육에 대한 열의를 꼼꼼하게 살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관적인 판단 만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과거 근무했던 학원에서의 경험과 경력관리 등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설명이다.
또한 청솔학원은 철저하게 ‘강사평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매년 2번씩 시행되는 설문을 통해 강사들은 수업 내용과 열정을 학생들에게 평가받는다. 평가결과는 다음해 재계약에서 일정부분 반영된다.
청솔학원은 학생들 뿐 아니라 강사들 사이에서도 한번쯤 근무해보고 싶은 학원이기도 하다. 이는 청솔학원이 직원 복지로도 입시학원가에서 그 명성이 자자하기 때문이다. 강사료만 보더라도 학원가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모든 강사들이 주인의식으로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학원이 발전할 수 있었다”며 “따라서 이익은 당연히 직원복지, 근무조건 개선 등으로 직원들에게 환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솔학원과 이재형 대표는 학원이 어려울 때 강사와 직원들에게 어려움을 공개했다. 또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사재를 털어 학원에 투자하기도 했다.
이런 투명경영 원칙 덕분에 청솔학원에는 구성원들의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워 나가고 있어 학원가는 물론 다른 업종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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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솔학원 이재형 대표
6개의 직영학원과 수십 개의 프랜차이즈 학원을 이끌고 있는 이 대표를 만난 첫 느낌은 ‘젊다’는 것이었다. 이재형 대표는 80학번 운동권 출신이다.
많은 운동권 출신들이 그랬듯이 이 대표는 1993년 학원 강사를 직업으로 삼았고, 영어과에서 꽤 이름을 날린 이른바 ‘유명강사’였다.
그런 이 대표가 1993년 설립된 청솔학원의 법인대표로 임명된 것은 1999년이다. 우리 나이로 막 40대에 접어든 이 대표가 법인대표가 된 이유는 단 하나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시 청솔학원은 경영이나 교육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변해야만 살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1993년부터 1995년까지 대학입시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었다. 1993년 마지막으로 학력고사로 대입을 치렀고, 1994년에는 본고사와 수능을 동시에 치르기도 했으며, 1995년에는 수능만으로 대학입시를 치르는 등 매년 선발방식이 변했다.
이렇게 입시제도가 급격하게 변하는 상황은 재수생 전문학원이었던 청솔학원에게는 역경과 고난을 의미했다. 이런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면 입시학원으로서 존립기반이 무너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 대표는 “변화를 필요로 하던 이들은 학원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나 역시 월급을 주는 직장이라는 개념보다는 ‘우리 학원’이라는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며 “아마 그런 애정과 변화하는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란 주변의 기대감이 나를 대표로 추천한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유야 무엇이었든 당시 청솔학원 구성원들의 선택은 옳았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가며 청솔학원을 신흥명문학원으로 성장시켰고, 분원과 프랜차이즈 학원 등으로 사업규모도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가 이끄는 청솔학원의 가장 큰 특징은 개인 오너중심의 학원이 아니라 국내 학원가에서 보기 드물게 법인으로 등록된 학원이라는 점이다.
이 대표는 법인으로 등록한 이유에 대해 “교육기관으로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투명경영과 구성원 모두의 주인의식이 필요했다”며 “학원설립에 기여했거나 학원발전에 기여한 강사들을 주주로 영입했고, 지금도 영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처음 법인으로 출발했을 때는 10여명이었던 주주가 지금은 약 60명에 달한다”며 “초기 주주들 대부분이 직영학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이후 합류한 주주들도 부원장 실장 등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청솔학원 주주는 강사들 뿐 아니라 관리파트 직원들도 포함돼 있다. 이 덕분에 청솔학원은 구성원 모두가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에서 벗어나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고 능동적인 자세로 일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런 변화는 바로 학원생들에게 전달됐고, 그들에게서 신뢰를 얻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학원과 강사에 대한 학원생들의 신뢰는 보다 ‘질 좋은 강의’로 이어졌다.
이결과 1998년 250명 수준이었던 강남 본원의 대학합격생 수가 1999년에는 450여명, 2000년에는 600여명, 2001년에는 700여명으로 증가했다.
이 대표는 “입시학원은 1년 동안 투자한 게 다음해부터 결실을 본다”며 “학원체질을 바꾸기 시작한 다음해부터 그 결실들이 눈에 띄게 커 나가는 게 보였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청솔학원 구성원들은 성공비결을 바로 ‘주인의식’에서 찾고 있다. 실력 있는 강사들이 주주가 되면서 또 주주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강의의 질’이 높아졌고, 강의 이외에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일들을 스스로 찾아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보통 학원들의 입시지도가 배치상담 수준에 그치는 것과 달리 우리 학원에선 학습전략을 세워주는데 공을 들인다”며 “대부분 재수학원들이 오후 3~4시 정도까지 수업을 하고 강사들은 퇴근을 하는 시스템인데 반해 우리는 방과 후에도 개별적인 지도를 해주고 밤 10시까지 질문을 할 수 있는데 이는 구성원들의 주인의식 없이는 불가능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청솔학원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홍보 전략은 ‘입소문’이다. 청솔학원을 다녔던 학생과 학부모가 친척이나 친구 등 주변에 권유할 수 있어야 경쟁력 있는 학원으로서 위치를 지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물론 청솔학원의 전략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학원은 서비스 산업”이라며 “소비자인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과 그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마케팅의 기본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라며 “고객을 만족시키면 입소문이 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데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진 ‘실력향상에 대한 기대치’를 청솔학원이 만족시켜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청솔학원의 강사 선발기준은 철저하게 ‘실력’이 검증된 사람만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우리는 유경험자만 채용한다”며 “실질적인 수업자질과 함께 과거 근무했던 학원에서의 평판, 학생들에 대한 애정, 교육에 대한 열의를 꼼꼼하게 살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관적인 판단 만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과거 근무했던 학원에서의 경험과 경력관리 등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설명이다.
또한 청솔학원은 철저하게 ‘강사평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매년 2번씩 시행되는 설문을 통해 강사들은 수업 내용과 열정을 학생들에게 평가받는다. 평가결과는 다음해 재계약에서 일정부분 반영된다.
청솔학원은 학생들 뿐 아니라 강사들 사이에서도 한번쯤 근무해보고 싶은 학원이기도 하다. 이는 청솔학원이 직원 복지로도 입시학원가에서 그 명성이 자자하기 때문이다. 강사료만 보더라도 학원가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모든 강사들이 주인의식으로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학원이 발전할 수 있었다”며 “따라서 이익은 당연히 직원복지, 근무조건 개선 등으로 직원들에게 환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솔학원과 이재형 대표는 학원이 어려울 때 강사와 직원들에게 어려움을 공개했다. 또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사재를 털어 학원에 투자하기도 했다.
이런 투명경영 원칙 덕분에 청솔학원에는 구성원들의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워 나가고 있어 학원가는 물론 다른 업종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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