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칼럼>21세기 정치인이 갖춰야 할 덕목

지역내일 2001-01-03 (수정 2001-01-03 오후 2:28:38)
2001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새로운 희망에 맘이 설레게 마련이다. 그러나 2001년을
맞이하는 우리 사회에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다. 비유하자면 잿빛의 우울한 절망
이 사회를 뒤덮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판도라의 상자’ 밑바닥에 희망이 남아있었음을 결코 잊지
말자. 오늘보다 나은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갖는 것은 인간만의 특권이다. 동물이나 식물이 희망을 꿈
꾼다는 말을 들어본 일이 있는가.
누가 우리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 바로 정치다. 사회에 가장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정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에 대해 희망을 갖자고 하면 무모하다고 비난을 받기 쉽다. 우리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은 것이 바로 정치가 아니냐고, 그런데 어떻게 기대를 가질 수 있겠느냐
는 반론이 날카롭게 튀어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를 포기할 것인가? 그럴 수는 없다. 사회를 망
친 것이 낡고 썩은 정치라면, 정치를 낡고 썩도록 그냥 놔둔 데 대해 국민들 자신도 책임이 있기 때
문이다. 만일 정치가 제멋대로 굴러가도록 그대로 놔둔다면 사회는 더욱 곪아 문드러질지도 모른다.

훌륭한 시민이 좋은 정치인 된다
또 모든 정치인들이 다 썩은 것은 아니라는 점도 희망의 근거이다. 정치를 싸잡아서 매도하기는 쉽
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된다. 실낱같은 희망일망정 포기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좋은 정치인과 그
렇지 않는 정치인을 가려야 한다. 어떤 정치인이 좋은 정치인일까? 한 나라 한 시대를 이끌어 가는
정치인은 어떤 자질을 지녀야 할까? 그 나라의 역사적 배경이나 정치적·사회적·경제적 상황에 따
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시공을 초월하여 보편적으로 필요한 자질과 덕목이 있을 것이다.
우선 무엇보다도 날카로운 상황판단 능력, 목적달성과 책임의식, 조직력과 조직의 관리력 등이 필요
하다. 이밖에도 주위에서 전개되는 여러 가지 사태를 지각할 수 있는 고도의 사회적 감수성, 많은 사
람들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고도의 친근성,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극적인 표현 능력, 불의에
맞서서 자신의 주장을 당당히 펼 수 있는 용기와 신념, 일에 대한 집중 능력 등을 정치가의 자질로
들기도 한다. 강력한 지도력, 높은 도덕성, 민주개혁의지, 경제적 비전, 지역갈등 해소 의지, 통일 비
전 등의 덕목도 자주 요구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훌륭한 정치인들은 먼저 훌륭한 민주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은 사
회규범을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들에게만 준법정신이라든가 공공의 안녕질서를 요구할 수는 없다. 설
령 요구한다해도 국민이 들어주지 않으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물리적 힘을 이용하여 강
제시킬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마음속에서 우러나 자발적으로 따르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국민이 안
심하고 따를 수 있도록 모든 일에 모범을 보이는 사람이 위대한 정치인의 자격이 있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국민대중을 올바르게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바른 정치인은 국민
의 고통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국민의 발전과 행복을 자나깨나 고민해야 한다. 이것은 가슴속 깊
은 곳으로부터 우러나는 국민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숲과 나무를 보는 정치인 아쉽다
국민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를 언제나 이해하려 애쓰고 국민의 요구를 수렴하여 정책으로 실현시키
려는 노력도 바로 사랑에서 나온다. 국민을 단순한 통치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나라와 역사의
주인으로 보며, 나를 뽑아준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정치는 일종의 종합예술이다. 경제 사회 문화 종교 교육 심리 등 인간이 모여 사는 데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다 다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한 분야나 한 측면만 보아서는 안되며 모든 것
을 종합적이고 총체적으로 보아야 한다. 말하자면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것 자체가 바로 정치를 구성
하는 것이다. 따라서 보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 부문의 특정한 지식이 아니라 전체를 바라볼 수 있
는 능력이다. 숲도 보고 나무도 보는 그런 능력이다.
또 정치인은 국민보다 한 발짝 앞설 필요가 있다. 모든 면에서 뛰어난 선각자적인 지도자를 기대하기
도 하지만 국민대중보다 너무 멀리 앞서 가게 되는 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지나치게 앞서 가면 국
민의 보편적 정서와 맞지 않게 되고,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겠지만 지지를 받기는 힘들 수
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초부터 정계가 시끄럽다. 민주당 의원 3명이 탈당하고 자민련에 입당했기 때문이다. 정치
인의 덕목을 정면으로 위반한 자살행위라 하겠다. 그럼에도 올해가 바른 정치의 원년이 되기를 소망
하는 것은 정치가 바로잡혀야 민주사회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 혁 재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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