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챠트/포스코이사선임절차/포스코지배구조개선)
최근 민영화 기업들의 우량한 경영성과 배경에는 장기간 노력으로 구축한 선진적 지배구조도 한몫을 하고 있다. 지배구조가 영업성과와 직접적인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인 없는 공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투자자로부터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90년대말 쏟아진 공기업들 = 정부의 제1차 공기업 민영화 정책이 추진되던 1998년부터 8개의 민영화기업이 줄줄이 쏟아졌다. 국민은행은 1995년부터 이들에 앞서 미리 민영화의 길에 들어선 상태였다. 이들중 민간기업에 인수・합병된 국정교과서(대한교과서에 합병)・한국종합화학(대주중공업에 합병)・한국중공업(두산중공업에 합병)・종합기술금융(현 KTB네트워크) 등은 인수기업에 의해 변신 프로그램을 밟아야 했다.
하지만 특정 대주주가 없는 전문경영체제를 선택한 포스코・KT・KT&G・국민은행 등은 민영화 이후 수년간 시장 속에서 경쟁을 벌이면서, 동시에 자신에 최적화된 지배구조를 찾아왔다. 이에 앞서 1995년 민영화된 국민은행도 마찬가지다.
당시 민영화기업들의 장래에 대해 일부에선 노골적인 불안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공기업이 국경이 사라진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였다. 하지만 이제 이들은 재무구조 개선과 높은 경영실적을 보이며 완전한 민간기업으로 거듭났다. 이들의 경영성과를 뒷받침 해준 것은 우량한 지배구조의 영향이 크다. 특히 포스코의 기업지배구조는 모범사례로 꼽힌다.
◆포스코 GPM 체제 = 포스코는 자사의 지배구조의 핵심을 ‘글로벌 전문경영체제(GPM・Global Professional Management)’로 표현하고 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상태에서 전문경영인이 기업을 책임경영하고, 독립적인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를 통해 중요 의사를 결정하면서 경영진을 감독해 기업가치 극대화를 추구하는 선진적 기업지배구조라는 것이다.
포스코 지배구조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이사회다. 상임이사 6인, 사외이사 9인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법정권한 외에 경영전략 수립에 참가하면서 경영진을 선임・감독・평가한다. 경영진은 특정주주의 간섭을 받지 않지만, 막강한 권한을 가진 이사회의 감시에서 조금도 벗어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사를 선임하는 절차도 엄격하다.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후보추천자문단이 3배수를 추천하고 이사회 산하에 전문위원회가 후보자의 자격을 따져 다시 추천하고, 주주총회에서 선임토록 하고 있다. 상임이사도 CEO나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자를 물색해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자격심사를 하고, 이사회가 최종 추천을 한 뒤 주총에서 선임토록 한다.
◆이사회 전문성 보완하는 위원회들 = 이사회의 의결사항중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안건에 대한 보완조치로 전문위원회도 운영된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이외에 경영진의 평가보상을 다루는 ‘평가보상위원회’, 사외투자계획을 다루는 ‘재정및운영위원회’, 내부감사부서 책임자 임면이나 외부감사 선임 등을 다루는 ‘감사위원회’, 독점규제 등을 다루는 ‘내부거래위원회’ 등은 일반 기업에서 보기 드문 기구다.
포스코는 이같은 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해 민영화 이전부터 고심을 거듭했다. 1999년 경영구조 확립을 위해 매킨지의 자문을 받아 선진기업에서 보편화된 지배구조를 물색했다. 이때 매킨지가 제안한 지배구조가 ‘글로벌 전문경영체제’다.
포스코는 민영화 이후에도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연구했다. 2003년 6∼11월 한국이사협회와 고려대 기업지배구조연구소에 의뢰해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았고, 연구기관 중간 제안내용을 이사회 보고했다. 그해 말엔 정부 학계 산업계 금융계 관련인사들이 참석한 공개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투명경영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외부용역을 수행중”이라며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포스코에 배워라”= 포스코 지배구조에 대한 외부 평가는 후하다.
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는 지난해와 올해 포스코를 최우수・우수 기업지배구조업체로 뽑았다. 지배구조 개선의지가 높고 집중투표제와 서면의결권제도 등에 높은 점수를 줬다. 홍콩 경제지 ‘아시아머니’는 2002년과 2003년에 포스코를 아시아기업 197개중 1위에 올려놓았다. 주주권리 보장과 정확한 공시, 경영투명성을 이유로 꼽았다. 영국 ‘유로머니’지도 2002년에 이머징마켓 대기업 650개사중 포스코를 2위로 선정했다. 시민단체 경실련도 2001년과 2004년 경제정의기업상을 포스코에 줬다.
하지만 포스코 지배구조도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업지배구조지원센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포스코가 국내 최고수준이긴 하지만 기업을 선도하는 입장에서 선진적인 일부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이사회 의장과 CEO의 분리, 사외이사 평가시스템 도입, 상위이사 보수 공개 등에 대해 도입을 검토할만 하다”고 말했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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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민영화 기업들의 우량한 경영성과 배경에는 장기간 노력으로 구축한 선진적 지배구조도 한몫을 하고 있다. 지배구조가 영업성과와 직접적인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인 없는 공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투자자로부터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90년대말 쏟아진 공기업들 = 정부의 제1차 공기업 민영화 정책이 추진되던 1998년부터 8개의 민영화기업이 줄줄이 쏟아졌다. 국민은행은 1995년부터 이들에 앞서 미리 민영화의 길에 들어선 상태였다. 이들중 민간기업에 인수・합병된 국정교과서(대한교과서에 합병)・한국종합화학(대주중공업에 합병)・한국중공업(두산중공업에 합병)・종합기술금융(현 KTB네트워크) 등은 인수기업에 의해 변신 프로그램을 밟아야 했다.
하지만 특정 대주주가 없는 전문경영체제를 선택한 포스코・KT・KT&G・국민은행 등은 민영화 이후 수년간 시장 속에서 경쟁을 벌이면서, 동시에 자신에 최적화된 지배구조를 찾아왔다. 이에 앞서 1995년 민영화된 국민은행도 마찬가지다.
당시 민영화기업들의 장래에 대해 일부에선 노골적인 불안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공기업이 국경이 사라진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였다. 하지만 이제 이들은 재무구조 개선과 높은 경영실적을 보이며 완전한 민간기업으로 거듭났다. 이들의 경영성과를 뒷받침 해준 것은 우량한 지배구조의 영향이 크다. 특히 포스코의 기업지배구조는 모범사례로 꼽힌다.
◆포스코 GPM 체제 = 포스코는 자사의 지배구조의 핵심을 ‘글로벌 전문경영체제(GPM・Global Professional Management)’로 표현하고 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상태에서 전문경영인이 기업을 책임경영하고, 독립적인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를 통해 중요 의사를 결정하면서 경영진을 감독해 기업가치 극대화를 추구하는 선진적 기업지배구조라는 것이다.
포스코 지배구조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이사회다. 상임이사 6인, 사외이사 9인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법정권한 외에 경영전략 수립에 참가하면서 경영진을 선임・감독・평가한다. 경영진은 특정주주의 간섭을 받지 않지만, 막강한 권한을 가진 이사회의 감시에서 조금도 벗어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사를 선임하는 절차도 엄격하다.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후보추천자문단이 3배수를 추천하고 이사회 산하에 전문위원회가 후보자의 자격을 따져 다시 추천하고, 주주총회에서 선임토록 하고 있다. 상임이사도 CEO나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자를 물색해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자격심사를 하고, 이사회가 최종 추천을 한 뒤 주총에서 선임토록 한다.
◆이사회 전문성 보완하는 위원회들 = 이사회의 의결사항중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안건에 대한 보완조치로 전문위원회도 운영된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이외에 경영진의 평가보상을 다루는 ‘평가보상위원회’, 사외투자계획을 다루는 ‘재정및운영위원회’, 내부감사부서 책임자 임면이나 외부감사 선임 등을 다루는 ‘감사위원회’, 독점규제 등을 다루는 ‘내부거래위원회’ 등은 일반 기업에서 보기 드문 기구다.
포스코는 이같은 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해 민영화 이전부터 고심을 거듭했다. 1999년 경영구조 확립을 위해 매킨지의 자문을 받아 선진기업에서 보편화된 지배구조를 물색했다. 이때 매킨지가 제안한 지배구조가 ‘글로벌 전문경영체제’다.
포스코는 민영화 이후에도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연구했다. 2003년 6∼11월 한국이사협회와 고려대 기업지배구조연구소에 의뢰해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았고, 연구기관 중간 제안내용을 이사회 보고했다. 그해 말엔 정부 학계 산업계 금융계 관련인사들이 참석한 공개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투명경영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외부용역을 수행중”이라며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포스코에 배워라”= 포스코 지배구조에 대한 외부 평가는 후하다.
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는 지난해와 올해 포스코를 최우수・우수 기업지배구조업체로 뽑았다. 지배구조 개선의지가 높고 집중투표제와 서면의결권제도 등에 높은 점수를 줬다. 홍콩 경제지 ‘아시아머니’는 2002년과 2003년에 포스코를 아시아기업 197개중 1위에 올려놓았다. 주주권리 보장과 정확한 공시, 경영투명성을 이유로 꼽았다. 영국 ‘유로머니’지도 2002년에 이머징마켓 대기업 650개사중 포스코를 2위로 선정했다. 시민단체 경실련도 2001년과 2004년 경제정의기업상을 포스코에 줬다.
하지만 포스코 지배구조도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업지배구조지원센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포스코가 국내 최고수준이긴 하지만 기업을 선도하는 입장에서 선진적인 일부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이사회 의장과 CEO의 분리, 사외이사 평가시스템 도입, 상위이사 보수 공개 등에 대해 도입을 검토할만 하다”고 말했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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