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경찰서 교통지도계 임덕준 경사<369호/생활>

"추위보다는 욕설이 괴롭습니다"

지역내일 2001-01-29

80여 년만에 강추위가 찾아왔다는 올 겨울, 차를 타고 가다보면 두툼한 방한복이나 방한화 없이 하루종일 도로에 서서 교통지도에 여념이 없는 경찰관의 고생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일산경찰서 교통지도계 임덕준 경사. 경찰에 몸담은 지 14년째인 그는 일산경찰서가 개소한 99년 11월부터 일산 전체의 교통지도를 맡고 있다. 아침 8시30분에 출근하여 밤12시까지 교통안전시설물 점검, 차량소통과 신호위반단속 음주단속 등 외근과 서류정리까지 마치면 새벽1시에 일과가 끝난다. 그러나 2년전부터 하루 쉴 수 있는 비번인 날이 중간에 끼어 있고 작년 초에 부임한 한진희 서장의 합리적인 운영방침으로 인한 자율권의 보장으로 근무조건이 훨씬 나아졌다며 밝게 웃어 보이는 임 경사. 그래도 경사에서 경위, 경위에서 경감 등 자동승진제도가 없는 것이 늘 그의 고민이자 아쉬움이다.
현장에서의 어려움에 대해 그는 "30명의 의경들이 근무하지만 저와 2명의 경장을 합친 3명만으로 일산 전역을 책임지기엔 인원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은행원들의 농성 시위 때의 교통관리나 폭설 때 구청에만 미룰 수 없어 염화칼슘을 직접 뿌리느라 가죽장갑이 돌덩이가 될 정도로 치워도 미처 손이 닿지 못할 때 등 특수한 경우의 어려움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괴로울 때는 명백한 위반사실이 있는데도 계속 봐달라고 하다가 스티커 발부 후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행동, 심지어는 계속적으로 따라다니며 업무를 방해하고 결국은 순찰차 앞에서 악담을 퍼붓고 돌아가는 사람들을 만날 때입니다"라고 말한다.
교통단속을 하며 요즘 경제를 피부로 느낀다는 임 경사. "IMF 때처럼 경제가 어려울수록 신호위반이나 음주 단속 시 위반자들의 불응 또는 부언 저항이 몹시 심한데 요즘 들어 더욱 심해져 걱정입니다"라는 말로 날씨만큼 얼어붙은 경제를 걱정했다.
단속이라는 업무성격상 원망을 들을 때가 많다 보니 야간 음주 단속 시 고생한다며 커피와 물을 갖다 주었던 어느 화원 주인의 작은 친절을 잊지 못해하는 임 경사. 그가 받은 작은 친절에 비해 그가 베푼 친절은 훨씬 많다. 1차선에서 노모와 아들을 태우고 운전하던 여성운전자가 기름이 떨어져 뒤에 있는 차들에게 갖은 욕을 먹으며 당황해하고 있을 때 재빨리 비상기름을 넣어주고 차를 안전운행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일이나 폭우가 쏟아지던 장마철에 유치원의 견학 버스와 행사장의 관계자들을 핸드폰으로 연결시켜주었던 일 등 곤경에 빠진 이들을 위해 핸드폰을 몇 개씩이나 비에 적셔 망가뜨려도 보람으로 생각하는 임 경사. 어찌 보면 경찰의 당연한 친절일 수도 있으나 불신이 만연한 시대에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다른 지역보다 높은 교통의식, 잘 정비된 도로의 계획된 도시에서 근무하게 된 것이 다행이라는 임 경사. 그는 교통단속도 양적 단속이 아닌 질적 단속임을 믿어주는 사회 풍토가 하루 빨리 조성되길 바랬다. 실제 일부 지역에서는 귀찮아서 잘 쓰지 않는 생수식음후의 음주단속이 일산경찰서에서는 꼭 지켜지고 있는 것도 한 예이다. 사명감으로 추위와 욕설에도 의연한 자세로 교통지도를 하는 임 경사가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신호위반은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는 것, 무슨 일이 있어도 음주 운전은 절대 안 된다는 것 잊지 마세요!"
전미정 리포터 flnari@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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