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영했던 옛 모습을 되찾아 가는 아산만권 (368호/충남일일여행)

지역내일 2001-01-30 (수정 2001-01-30 오후 5:56:07)
'해뜨고 지는 마을' 왜목 포구는 지금은 너무도 유명해져서 연말연시면 당진에서 올라가는 2차선 도
로가 엄청난 체증을 겪지만, 연중에 가면 여유롭게 '동해에서 떠오르는 듯한' 일출 장면과 한적한 포
구의 낭만을 맛볼 수 있다.
바로 옆에는 당진화력발전소가 있어 견학 요청을 해두면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조금 위로 올라가면 대호 방조제가 있는데 그 안(당진) 쪽은 넓은 간척 농지와 아직도 너른 갯벌과습
지가 남아 있어 조개 등을 캘 수 있는 자연학습장이고, 난지도가 바라다 보이는 바다 쪽은 가히 '당
진의 한려수도'라 할만한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하고 있다.
여기서는 환경보전과 개발이라는 문제-과연 세계적으로 가치 있는 천연 갯벌을 가로막아간척 농지
로 만들어야 하며, 석탄을 때는 수명이 유한한 화력발전소를 계속 지어야 하는가? - 로 탐구학습을
해 보는 것도 좋다.

거기서 다시 당진으로 내려와 송악 IC로 진입하면 2000년 11월 10일 개통된 서해대교를 건너게 된다.
서해안 고속도로의 안산-당진 구간이 개통되자, 아산만을 가로질러 경기도 포승과 충청도 당진을 연
결하는 총 연장 7,310m의 서해대교가 명물로 등장하였다.
가슴이 확 뚫리는 기분을 맛보며 달리다 보면 요즘 갯벌이 사라진다는 환경단체의 반대를 무릅쓰고
종합 관광단지 조성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있는 섬 행담도가 보인다. 일몰 장면과 야간 조명이 바닷
물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장면은 어느 새새로운 볼거리가 되었다고 한다. 제대로 공사만 한다면 우리
의 건축 기술이 진짜 세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리를 건너 아산만 방조제를 지나 온양 쪽으로 돌아오는 길 오른 편에 공세리가 있는데, 그 곳에는
조선후기까지 충청도 일대 40개 고을의 조세를 쌓아 두던 공진창이있던 자리가 있다. 지금은 공세리
성당이 오래된 나무들과 어울려 고딕식 건축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풍기며 옛 영화를 숨기고 있지만,
갯벌이 간척되기 전까지는 바다 쪽으로 쑥 나온 '곶'이었다.

예로부터 아산·예산 일대를 '내포'라고 부른 것은 아산만이 내륙으로 깊숙히 들어와 지금의 삽교호
안쪽, 아산에서 흘러온 곡교천 예산에서 흘러온 무한천·삽교천이 만나는 곳에 '유궁진'이라는 큰 포
구가 있었고 배가 하천을 따라 오르내렸기 때문이었다.
그 시대에 공진창은 전국 9개조창의 하나였으며 당시 이곳은 운송과 어업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경제
적으로 번화한 지역이었고, 따라서 조선 후기 전파되어 시대의 변화를 갈구하던 중하층민에게 주로
번져나갔던 천주교가 이 곳에 포교의 근거지를 마련한 것은 당연하였다.

공세리 성당은, 1897년이미 폐지되었던 공진창의 80간짜리 창고 건물을 헐고 그 자리에 구 성당 건물
을 세우면서 시작되었다. 현재의 건물은 1930년까지 1, 3대 본당 주임을 맡았던 드비즈 신부가 직접
설계하고, 중국 건축 기술자들을 불러 지휘 감독하면서 지은 1921년도의 성당이다.

이 건물은 그 크고 화려함으로 건축 당시 아산 지방의 명물로 멀리서까지 많은 구경꾼이 모여들었다
고 한다. 그 후 몇 번의 증개축을 통해 현재와 같은 십자형 내부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성당 아래 박
씨 3형제가 나란히 잠들어 있는 순교자 묘는 이 성당의 신앙적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여기서 아산
만 쪽을 바라보며 바닷물이 바로 밑까지 밀려왔을 옛날 수많은 배와 장사꾼, 어부, 여행객들이 오갔
을장면을 상상해보는 것은 역사적 상상력을 높이는 데 좋은 경험이다. 성당 터를 뺑 둘러 기도를 위
해 만들어 놓은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걸으며 진정한 인생의 가치를 생각하며 마음을 정화시켜보는 것
도 의미 있는 일이다.

이제 서해대교도 개통되었으니 서해안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장차 이 지역은 그 옛날의 영화를 되찾
게 될 것이다. 그러면 공세리 성당이 있는 이 곳은 더욱 더 주목받는유적지가 될 것이다.
오미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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