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경용 2

지역내일 2005-11-16 (수정 2005-11-16 오전 7:39:09)
우리사주조합이 2대주주인 서흥캅셀
회사주가에 미소짓는 근로자들
주가 뛰면서 1인당 시세차익 3천만원 육박
‘사원주인인 회사’ 창업이념, 우리사주 적극 도입
직원 월급으로 주식매입, 회사 자사주 싸게 넘겨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의료 및 식품용 캅셀제조업체 서흥캅셀 근로자들은 날마다 오르는 회사 주가를 보면서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근로자의 다수가 참여하고 있는 우리사주조합은 이 회사 주식의 8.91%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우리사주조합이 이른바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지난 73년 창업한 서흥캅셀은 창사 초기부터 독특한 길을 걸어왔다. 창업주인 양창갑 회장은 경영에는 간섭하지 않고, 전문경영인인 김규명 부회장에게 전권을 맡겼다. 90년 회사가 상장하면서 창업주의 아들인 양주환 대표이사가 경영권을 이어받기까지 20여년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꾸려온 것.
서흥캅셀은 창업이념도 남다르다. 양 회장은 창업이념으로 △사원이 만족하는 회사 △사원이 주인인 회사 △품질이 일등인 회사를 내세웠다. 회사에서 나오는 이익을 적절히 재분배해 고루 잘사는 사회를 실현하자는게 양 회장의 의지였다.
서흥캅셀은 창업이념 구현의 한 방식으로 사원들이 회사주식을 갖는 방식을 택했다. 90년 상장과 93년 유상증자 때 직원들에게 우선배정을 통해 주식을 나눠줬다. 하지만 탄탄한 매출구조로 자금이 풍족했던 서흥캅셀로선 93년 이후 증자할 기회를 갖지 못했고, 우리사주조합도 유명무실해질 위기에 처했다. 서흥캅셀은 외환위기 당시 대부분 종목들이 연일 하한가를 칠 무렵,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연일 신고가를 기록할 정도로 알짜기업이었지만, 근로자들에겐 별다른 이익이 남질 않았다.
이후 주가가 어느정도 조정을 받게되자 양 대표이사는 “당장 수익은 안되더라도 회사가치를 믿는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주식을 보유할 가치가 충분하다”며 직원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월급에서 매달 일정액을 떼서 회사 주식을 사도록 한 것. 직원들은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적게는 한달에 5만원에서 30만원까지 적립하는 방식으로 2002년 9월부터 8차례에 걸쳐 10만9042주를 매입했다. 이 회사 민준식 재정부장은 “한때 매입가보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직원들 사이에 원망도 터져나왔던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회사의 장래를 믿고 함께 나가자는 굳은 신념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회사도 직원들의 고통을 방치만하지 않았다. 지난해 3월과 5월엔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일부를 시가보다 10% 싼 가격으로 우리사주조합에 넘겼다. 당장 주식매입 자금이 없는 직원들을 배려해 상여금이나 퇴직금중간정산 등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주식을 사도록 했다.
서흥캅셀의 우리사주제도가 결정적 전환기를 맞이한 것은 지난해 연말. 우리사주 매입에 발동이 걸린 근로자들은 사측에 추가적인 주식매입 기회를 요청했고, 양 대표이사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여 보유 자사주 39만2000주를 당시 시가인 주당 6000원대보다 30%나 저렴한 4000원대에 넘겼다. 민 재정부장은 “직원들은 이왕 우리사주제도를 운영하려면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것이었고, 대표이사는 직원들의 취지에 100% 공감하면서 혹시 우리사주 매입으로 직원들이 손해 볼 것을 우려해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주식을 넘겼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흥캅셀 직원 517명 가운데 우리사주조합원은 57.0%인 295명.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전체지분의 8.91%인 49만9387주로 1인당 1692주다. 평균 매입단가가 4500원에 불과하지만, 15일 종가가 2만2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한 사람이 우리사주를 통해서만 무려 2961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대박이 터졌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주가가 알려주듯 회사 실적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3분기 33억원의 영업익을 냈다. 지난해 동기대비 122% 늘어난 수치. 매출액은 201억원으로 전년보다 13% 증가했다.
민 재정부장은 “우리사주제도는 회사와 근로자가 장기적으로 회사성장을 책임지고, 이익을 나누자는 취지이기 때문에 직원들도 단기적인 시세차익에 연연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민 재정부장은 “우리사주제도를 운영하면서 숱한 어려움이 있지만, 노사가 회사에 대한 비전에 믿음을 갖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게되면 성공적으로 안착시킬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사주제가 안착되면 기업이 발전하고 근로자 복지에 혁혁한 공을 세울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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