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부족, 더 확대해야
입 열기 시작한 김종열 하나은행장
취임이후 ‘묵비권’을 행사해온 김종열 하나은행장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10일 종합일간지 및 방송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행장은 전일 있었던 ‘해외투자자와 외환은행 인수추진’ 발표에 대해 “기관투자자들에게 투자설명회를 통해 이미 알려진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모두 알고 있다”는 것.
김 행장이 이렇게 대외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6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지난 3월 김 행장은 내정자 시절부터 대담한 답변과 거침없는 언변으로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지주사로의 전환준비와 김승유 의장 주식불공정거래 혐의 건 등으로 대외 접촉을 일절 거부해왔다.
김 행장은 “앞으로 만날 기회를 자주 만들겠다”면서 “그동안엔 김 의장 개인문제도 있고 해서 언론과 만나는 것을 자제해 왔다”고 운을 뗐다. 김승유 이사회 의장의 ‘수렴청정’에 대한 주위의 평가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부인했다. “아무리 말해도 믿지 않으니 어떡하냐”고 말하고는 “김 의장은 사장단 회의를 포함해 한달에 두 번정도 만난다”면서 “임원 지점장 인사는 당연하고 인센티브를 포함, 은행의 경영에 전혀 간섭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과의 불화설에 대해서도 “(김 의장은) 나에게 이 자리를 만들어 준 사람”이라며 “업무적인 것은 서로 다를 수 있으며 김 의장은 말하는 대로 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김 행장은 은행의 공공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공익성과 이윤추구는 목표지점이 같다”면서 “세금을 많이 내는 것도 중요하고 기부금을 내는 것도 있지만 이자의 일정부분을 고객에게 되돌려주고 비이자부문인 사회안전망을 만드는 데 노력하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당기순이익의 1.5%를 기부금으로 냈으며 직원교육비를 두배로 늘렸다. 이어 “은행들이 (공익활동을) 잘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앞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비 올 때 우산으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난감한 현실을 그대로 전달해 줬다.
“(중소)기업들이 제대로 못하면 대출을 회수해야 하고 조금만 더 기다리면 살아날 수 있는 것인지를 판단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면서 “기업금융쪽에서 이것을 컨트롤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 주주가치보다는 기업가치를 중시하는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자연인(주주 개개인)보다 법인이 지속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 그는 “기업가치 중시 경영엔 주가도 포함되지만 고객, 직원들의 만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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