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순 가축방역협의회 열어 재논의
광우병 파동으로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결정이 보류됐다. 30개월 이하 살코기의 안전문제는 확인됐으나 추가안전대책이 필요하고 수입재개시 축산농가에 대한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심의할 가축방역협의회를 내달 중순쯤 다시 열어 재논의할 방침이다.
농림부는 29일 정부와 생산자, 소비자 단체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여부를 논의한 뒤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가축방역협의회는 위원 17명 중 정부측 5명, 학계 6명, 생산자단체 2명, 소비자단체 1명, 관련업계 2명 등 모두 16명이 참석했다.
◆광우병 위험성 완벽히 제거되지 않아 = 협의회에서는 국제 통상 기준 등에 의해 수입 재개가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함께 추가적인 안전 확보책과 축산농가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반론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19일 국내 광우병 전문가 그룹은 미국산 소의 광우병 위험도가 매우 낮으며 30개월령 이하 살코기는 문제가 없으나 △광우병에 대한 과학적 규명이 아직 완전하지 않고 △미국이 SRM(특정위험물질)을 완전히 폐기하지 않고 비반추동물용 사료로 사용하며 △미국 도축장 점검결과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미준수나 기록미비 등 일부 위반사례가 확인된 점을 들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농림부 박현출 축산국장은 “협의회 참석 위원들은 30개월령이하 살코기는 문제가 없다는 전문가 의견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광우병에 대한 과학적 규명이 아직 완벽하지 않고 미국내 도축 처리과정의 문제점도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박 국장은 “협의회 위원들의 문제 제기가 있는 만큼 더 검토한 뒤 2주후인 12월 중순쯤 다시 가축방역협의회를 열 계획”이라며 “위원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부분이 충분히 해소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일단 결정을 유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축방역협의회가 내달 수입재개로 결론 짓더라도 내년 하반기는 돼야 미국산 쇠고기 시판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수입기준과 수입량, 검역방법 등을 놓고 다시 한미간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농림부는 역시 광우병 때문에 우리나라에 대한 쇠고기 수출이 금지된 캐나다와도 내년부터 양국간 광우병 전문가 회의를 여는 등 수입재개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는 협상에 임하면서도 광우병 발생환경이 비슷한 캐나다와 협상을 거부할 경우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한우값 폭락 우려 … 대책 마련해야 =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국내 축산농가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점도 아울러 지적됐다.
가축방역협의회에 참석한 남호경 한우협회회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면 사육두수를 크게 늘렸던 한우농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정부의 사전 대응을 촉구했다.
실제 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면 한우 산지가격은 쇠고기 공급물량증가로 6.4∼39.2%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뿐만 아니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쇠고기 가격이 떨어지면 국산 돼지와 육계 가격도 덩달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쇠고기 대신 돼지고기와 닭을 소비했던 소비자들이 공급량이 늘어나 가격이 내린 쇠고기를 다시 찾게 되면 돼지고기와 닭 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면 돼지 산지가격은 4.1∼18.5%, 육계 산지가격도 1.9∼14.5% 각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농촌경제연구원은 밝혔다.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가 임박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한우 사육농가에서 출하 두수를 늘려 한우 산지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30일 농림부에 따르면 추석 이후 쇠고기 소비가 증가하면서 한우 산지가격이 상승했으나 10월 들어 출하 두수가 늘면서 산지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10월 초 450만원대 하던 산지 소값(수소 500kg 기준)은 현재 394만원(11월 25일 기준)까지 떨어져 10% 이상 하락했다.
한우 산지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사육두수가 늘어난 데다 미국산 쇠고기수입재개에 대한 불안심리로 농가에서 출하 물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9월 한우 사육두수는 182만5000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6만7000두에 비해 9% 증가했다. 한우 사육두수는 12월 183만3000두, 내년 3월에는 182만7000두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 12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당시 연간 수입량은 약 20만톤으로 전체 쇠고기 수입량의 70%를 차지했다.
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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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파동으로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결정이 보류됐다. 30개월 이하 살코기의 안전문제는 확인됐으나 추가안전대책이 필요하고 수입재개시 축산농가에 대한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심의할 가축방역협의회를 내달 중순쯤 다시 열어 재논의할 방침이다.
농림부는 29일 정부와 생산자, 소비자 단체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여부를 논의한 뒤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가축방역협의회는 위원 17명 중 정부측 5명, 학계 6명, 생산자단체 2명, 소비자단체 1명, 관련업계 2명 등 모두 16명이 참석했다.
◆광우병 위험성 완벽히 제거되지 않아 = 협의회에서는 국제 통상 기준 등에 의해 수입 재개가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함께 추가적인 안전 확보책과 축산농가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반론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19일 국내 광우병 전문가 그룹은 미국산 소의 광우병 위험도가 매우 낮으며 30개월령 이하 살코기는 문제가 없으나 △광우병에 대한 과학적 규명이 아직 완전하지 않고 △미국이 SRM(특정위험물질)을 완전히 폐기하지 않고 비반추동물용 사료로 사용하며 △미국 도축장 점검결과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미준수나 기록미비 등 일부 위반사례가 확인된 점을 들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농림부 박현출 축산국장은 “협의회 참석 위원들은 30개월령이하 살코기는 문제가 없다는 전문가 의견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광우병에 대한 과학적 규명이 아직 완벽하지 않고 미국내 도축 처리과정의 문제점도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박 국장은 “협의회 위원들의 문제 제기가 있는 만큼 더 검토한 뒤 2주후인 12월 중순쯤 다시 가축방역협의회를 열 계획”이라며 “위원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부분이 충분히 해소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일단 결정을 유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축방역협의회가 내달 수입재개로 결론 짓더라도 내년 하반기는 돼야 미국산 쇠고기 시판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수입기준과 수입량, 검역방법 등을 놓고 다시 한미간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농림부는 역시 광우병 때문에 우리나라에 대한 쇠고기 수출이 금지된 캐나다와도 내년부터 양국간 광우병 전문가 회의를 여는 등 수입재개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는 협상에 임하면서도 광우병 발생환경이 비슷한 캐나다와 협상을 거부할 경우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한우값 폭락 우려 … 대책 마련해야 =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국내 축산농가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점도 아울러 지적됐다.
가축방역협의회에 참석한 남호경 한우협회회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면 사육두수를 크게 늘렸던 한우농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정부의 사전 대응을 촉구했다.
실제 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면 한우 산지가격은 쇠고기 공급물량증가로 6.4∼39.2%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뿐만 아니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쇠고기 가격이 떨어지면 국산 돼지와 육계 가격도 덩달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쇠고기 대신 돼지고기와 닭을 소비했던 소비자들이 공급량이 늘어나 가격이 내린 쇠고기를 다시 찾게 되면 돼지고기와 닭 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면 돼지 산지가격은 4.1∼18.5%, 육계 산지가격도 1.9∼14.5% 각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농촌경제연구원은 밝혔다.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가 임박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한우 사육농가에서 출하 두수를 늘려 한우 산지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30일 농림부에 따르면 추석 이후 쇠고기 소비가 증가하면서 한우 산지가격이 상승했으나 10월 들어 출하 두수가 늘면서 산지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10월 초 450만원대 하던 산지 소값(수소 500kg 기준)은 현재 394만원(11월 25일 기준)까지 떨어져 10% 이상 하락했다.
한우 산지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사육두수가 늘어난 데다 미국산 쇠고기수입재개에 대한 불안심리로 농가에서 출하 물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9월 한우 사육두수는 182만5000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6만7000두에 비해 9% 증가했다. 한우 사육두수는 12월 183만3000두, 내년 3월에는 182만7000두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 12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당시 연간 수입량은 약 20만톤으로 전체 쇠고기 수입량의 70%를 차지했다.
성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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