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에 잔액 있어야 결제 가능
사용내역 찍혀 가계부 역할까지
조흥은행 PB 강남센터 김은정 과장은 최근 주요 결제수단을 신용카드에서 체크카드로 바꿨다. 신용카드로 1~2만원씩 쓰다가 결제일에 눈덩이같이 불어난 명세서를 받았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체크카드는 사용하는 대로 통장에서 현금이 빠져나가고 통장엔 사용내역이 찍혀 자연스럽게 가계부 정리까지 된다.
PB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보면 가계부 작성이 어려운 김 과장은 요즘 체크카드에서 ‘일석이조’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민간소비가 급증함에 따라 신용카드 사용액도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체크카드, 해외에서는 직불카드의 사용규모가 크게 늘고 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신용카드 사용건수와 액수는 756만3000건, 9772억24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9.2%, 3.9% 증가했다. 체크카드는 같은 기간에 23만4000건, 76억800만원에서 60만1000건, 228억2300만원으로 각각 157.0%, 200.1% 증가했다. 체크카드 발급장수도 9월말 현재 1760만장으로 1년전 1003만장보다 757만장이나 증가했다.
체크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통장에 들어있는 금액만큼 결제하고 50만원어치의 물건을 일시불로 구매할 수 있다. 물건을 사서 결제하면 통장에서 곧바로 결제액이 빠져 나간다. 한달간 공짜로 빌려주는 50만원 신용공여는 신용카드를 발급 받을만한 신용이면 누구든 받을 수 있다. 체크카드 이용자는 자신의 통장에 입금돼 있는 금액에 50만원을 더한 만큼의 물건을 살 수 있는 셈이다.
김 과장은 “개인적으로는 카드이용액을 줄이기보다는 사용하기 편리해 체크카드를 선택하게 됐다”면서 “신용카드 대란이후 마구잡이 카드사용으로 덴 사람들이 정해진 액수만 사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체크카드의 결제통장을 마이너스통장에 연결시키면 한도를 제한하는 ‘제어장치’는 사라지게 된다. 단지 사용결제액과 내역을 통장에 고스란히 기록하는 장점만 남는다. 물론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나 연체보다 이자율이 낮은 것도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를 선택하는 주 이유 중 하나다.
해외에서는 직불카드 사용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3분기 해외 직불카드 사용액은 1억2200만달러로 지난해 3분기말 7300만달러에 비해 4900만달러 늘었다. 해외 직불카드는 해외에서 물품을 구입하거나 현금을 인출하면 즉시 국내통장에서 빠져 나가도록 돼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해외에서 직불카드를 사용하면 사용 즉시 결제되기 때문에 환위험이 없고 현금을 들고 갈 필요도 없어 유용하다”며 “요즘들어 현금으로 환전하기 보다는 카드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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