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00시간 살인근무

지역내일 2005-12-14
미국 등 선진국의 2배, 현장 나가면 휘청
격무부서 3교대 근무제 도입 유일한 대안

우리나라에 소방이 도입된 지 올해로 60년째다. 미군정 시절 소방위원회라는 자치조직으로 출발한 소방은 매년 1조8000억원의 예산규모와 2만7000여명의 소방공무원, 8만여명의 의용소방대원을 거느린 거대 조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근무시간과 장비의 노후화 등 열악한 조건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국민의 안전이 소방관의 희생과 헌신에만 의지하는 형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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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누적으로 과로사 빈발 = 24시간 맞교대로 돌아가는 우리나라 소방관의 근무시간은 주 84시간에다 비번 시 수행하는 보충근무나 비상근무 등을 합하면 100시간을 넘나든다. 이는 법정근로시간의 2·5배로 외국 소방관의 근무시간인 40-56시간과 비교해도 2배 수준이다.
장시간 근무는 근무시간 대부분을 출동대기상태로 있는 소방관들에게 치명적이다. 대부분의 일선 소방관들은 “불규칙하고 불충분한 수면으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엄청나다”며“인력 충원을 통한 3교대 근무제의 도입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 격무에 따른 피로누적과 과로로 순직하는 소방관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관 사고종류별 순직유형을 보면 최근 10년간 출·퇴근길이나 별다른 사유 없이 사망한 소방관이 전체 순직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수년 전 경남지역 한 소방관은 당번근무를 하던 중 대기실에서 잠을 자다 갑자기 경련과 호흡곤란 등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가 순직했다. 강원도 춘천지역 한 소방관도 피로가 누적돼 근무를 교대하고 귀가한 뒤 뚜렷한 이유 없이 쓰러져 순직했다.
위험한 화재진압 현장이나 분초를 다투는 구급 등의 격무분야에서 일하는 소방관들에게 장시간 근무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유독가스나 분진, 고열이 발생하는 화재·구조현장에서 장기간 작업을 한 소방관들의 상당수가 호흡기, 폐 등 순환계통의 질환이나 급·만성 건강장애, 각종 피부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교정직·지하철공사 3교대 실시 = 전문가들과 일선 소방관들은 이 같은 악순환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3교대 근무제 실시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중앙소방학교 한 관계자는 “소방력을 재조정 등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못 된다”면서 “현재로선 인원확충을 통한 3교대 근무제 도입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외국의 경우 각국의 사정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3교대 근무제를 도입, 대부분 56시간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근무시간을 조정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 동경은 4개조 3교대 방식으로 주당 42시간 근무제를 채택하고 있다. 미국의 뉴욕이나 LA`·샌프란시스코는 3-4개조가 교대로 근무하며, 주당 40-56시간 수준이다. 프랑스·영국·독일 등의 소방관들도 변형 3교대제를 도입, 40-56시간만 근무에 그치고 있다.
소방직과 유사한 교정직이나 지하철공사의 경우 3교대 근무제를 도입하고 있다. 교정직은 주당 75시간 근무로 소방관과 비슷한 조건이나, 11시간 3조 3교대 근무제를 도입하고 있으며, 지하철공사는 8시간 4조 3교대로 주 42시간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장시간 근무에 따른 스트레스가 화재진압이나 구조·구급 등 직무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목포 대불대 최성룡(56) 교수는“소방관이 장시간 근무로 인해 각종 재난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피해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현행 2교대 근무제를 바꾸기 위해 2009년까지 1만3467명의 소방관을 충원해 격무부서부터 3교대 근무제를 추진할 방침이지만, 예산부족과 표준정원제 등에 의해 추진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홍범택 기자 durumi@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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