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에서 살아온 느낌입니다”

지역내일 2005-12-20 (수정 2005-12-21 오전 8:22:41)
인터뷰 : 허리부상으로 퇴직한 전 119 구급대원 박정호(38)씨
제목 :“전쟁터에서 살아온 느낌입니다”
부제 : 허리장애에 36만원 보상

전직 119구급대원 박정호(38)씨는 소방현장을 전쟁터로 비유했다. 박씨는 구급대원 재직 당시 목격했던 끔찍한 장면이 떠오를 때면 불면증이 도지곤 한다. 퇴직후에도 한참 동안 화마에 그을려 몸이 붙어버린 환자나, 사고로 턱이 잘려나간 사람 등 끔찍한 모습이 자꾸 떠오르는 환각에 시달렸다.
박씨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당시 헌신적으로 일하던 소방대원의 모습에 반해 비교적 안정적이던 우체국에서 8급 공무원 자리를 버리고 97년 소방관에 입문했다. 박씨는 화재진압현장에서 베테랑들이 근무하는 직할대에 처음 배치됐지만, 구급대원으로 이내 자리를 옮겼다.
당시 관악소방서는 출동 건수가 많아 하루 평균 12건이 넘는 출동을 했다. 출동해서 1건을 처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남짓. 시간으로 환산하면 하루 15시간이 넘는 격무에 시달렸다. 5년간 박씨가 출동한 횟수는 모두 5000건에 달했다. 1년에 1000건이 넘는 횟수다.
소방관을 천직으로 여기던 박씨가 퇴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허리부상 때문이다. 구급대원으로 일하면서 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응급환자를 병원에 이송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던 게 허리부상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한번은 건물옥상에서 고추를 널다 추락한 아저씨를 구하기 위해 담을 넘다 균형을 잃어 밑으로 떨어졌다. 허리부상은 더욱 깊어졌다.
침을 맞으려 다녔지만, 연일 계속되는 격무로 인해 허리 통증은 나아지지 않았다. 얼마 후 병원을 찾은 그에게 의사는‘구급대원 불가’라는 청천벽력 같은 판정을 내렸다.
박씨의 허리에 대한 공식 병명은 ‘추간판 내장증’이었다. ‘추간판 내장증’은 무거운 것을 많이 드는 사람들이 걸리는 직업병이다.
그는 퇴직 후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측으로부터 25%의 신체결손률로 장애 12등급을 받아 매달 장애연금 36만원을 받고 있다.
박씨는 “다치면 어디 하소연 할 때도 없고 자기만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24시간 맞교대에 휴일 잔무에 시달리는 소방관들에게 정상적인 생활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요즈음 자격증을 따기 위해 신림동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박씨는“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몸을 내던지는 소방관들을 홀대하는 사회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홍범택 기자 durumi@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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