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 딱 맞는 책, ‘렉시오지수’로 찾아볼까?
자녀들의 방학 과제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책읽기’다. 그러나 학교에서 추천한 권장도서 목록을 들여다보면 우리아이가 이 책을 정말 이해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어려운 것들이 많다. 각 대학, 출판협회, 간행물윤리위원회, 교육방송, 도서연구위원회 등 추천도서를 선정하는 기관마다 기준이 달라 오히려 혼란을 주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2008년도 대입 정책에서 논술과 독서의 비중이 강화돼 학생과 학부모 모두 책읽기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루에도 수백 종씩 쏟아지는 책 중에서 필독서나 권장도서 목록만으로 책을 고르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으며, 자신의 선택이 옳다고 확신하기도 어렵다.
“서울대에서 권장한 청소년 도서 목록을 보면, 청소년용이라기보다는 평생을 두고 읽어야 될 책으로 보인다. 특히 입시를 염두에 둔 책 읽기를 하기 때문에 권장도서 목록이 ‘책 읽는 기쁨을 잃어버리는 목록’으로 보일 때가 있다.”
김정숙 교사(43·안천중학교)는 종전의 연령이나 주제별 필독서, 권장서 목록을 중심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다가 한계를 느꼈다. 같은 나이나 같은 학년의 학생이라도 개인의 환경과 관심에 따라 독서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기존의 획일적인 방법을 넘어서 개인능력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도서관 운영 교사 모임에서 일단 중·고생을 위한 책 100권을 선정하고 먼저 교사들이 읽었다. 그 후에 별1~별5까지의 단계를 나누어 아이들에게 권했다. 특히 친구 문제로 고민하는 아이가 읽으면 좋을 책, 집안의 불화를 겪는 아이가 읽으면 좋을 책 등 독서치료 차원에서도 책을 선정해 읽게 한 후 긍정정인 효과를 얻고 있다.”
이처럼 학교 현장에서도 학생의 능력에 맞는 독서교육을 시키려는 열망이 샘솟는 가운데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교보문고에서 개발한 ‘렉시오(Lectio)지수’가 그것이다.
◆렉시오지수란 = 렉시오는 라틴어로 ‘독서’라는 의미다. 그대로 번역하면 렉시오지수는 ‘독서지수’ 쯤으로 부를 수 있다.
렉시오지수는 어휘의 난이도, 빈도, 문장 길이, 어절 수 등을 기준으로 책의 수준에 따라 계량화된 숫자를 매기는 것이다. 책의 수준을 나타내는 숫자는 100에서 1850까지이며 이를 다시 9단계로 분류한다. 지수가 높을수록 난이도가 높은 것이다.
렉시오지수는 책뿐 아니라 가독성과 사고력(비판· 추리·사실)을 측정하는 ‘독서력측정’을 통해 사람도 측정할 수 있다. 독서력측정은 렉시오 지수가 산출된 도서에서 평가문항과 지문을 추출한다. 측정을 받은 사람은 측정결과에 따라 같은 지수의 책을 골라 읽으면 된다.
예를 들어 독서력 측정을 통해 렉시오지수 800을 부여받은 사람은 같은 지수를 가진 책 목록에서 연령·학년에 상관없이 골라 읽으면 된다.
◆70% 이해할 때 가장 재미있어 = 맞춤형 독서가 의미가 있는 이유는 문장을 읽는 가장 효율적인 이해수준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독자가 흥미를 가지고 텍스트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70% 정도 이해할 때다. 이해되지 못한 부분을 추론과 상상을 통해 채워가기 때문에 읽기에 대한 집중과 효율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이해의 수준이 100퍼센트에 가까울수록 텍스트가 쉽다고 느껴 지루해지고, 그 이하가 되면 지나치게 어려워 읽기를 포기하게 된다. 책과 사람에게 부여된 렉시오지수는 이상적 수준인 70%에 맞춘 효율적인 맞춤 프로그램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자신의 렉시오지수에 맞는 책을 선택하면, 지나치게 쉽거나 어렵지 않은 적절한 수준의 책을 읽을 수 있다”며 “어휘력, 사실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추론적 사고력 중에서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어떤 것인지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렉시오 지수가 매겨진 책은 100여개 출판사의 600여 종이지만 앞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렉시오 지수가 부여된 도서들은 교보문고 강남점 ‘수준별 책읽기’라는 특설코너와 교보문고 홈페이지(www.kyobobook.co.kr)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렉시오 지수 프로그램에 따른 개인의 독서력 측정 평가는 온라인으로 할 수 있게 되는데 오는 4월 홈페이지를 계획이라고 한다(평가 비용은 1회당 1만2000원).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무감으로 읽는 독서에서 벗어나 책이 주는 진정한 기쁨을 누릴 줄 알게 되는 점. 김정숙 교사는 이미 청소년기에 접어들었지만 독서력이 낮아 만화나 잡지만을 읽는 아이들에겐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권한다. ‘다 큰 아이가 어떻게 동화책을?’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
“동화책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책에서 위로와 감동을 받은 경험은 더 넓은 독서의 나라로 이끌어주게 됩니다. 책이 주는 메시지는 결코 책의 두께에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자료 제공 교보문고
취재 박미경 리포터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자녀들의 방학 과제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책읽기’다. 그러나 학교에서 추천한 권장도서 목록을 들여다보면 우리아이가 이 책을 정말 이해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어려운 것들이 많다. 각 대학, 출판협회, 간행물윤리위원회, 교육방송, 도서연구위원회 등 추천도서를 선정하는 기관마다 기준이 달라 오히려 혼란을 주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2008년도 대입 정책에서 논술과 독서의 비중이 강화돼 학생과 학부모 모두 책읽기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루에도 수백 종씩 쏟아지는 책 중에서 필독서나 권장도서 목록만으로 책을 고르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으며, 자신의 선택이 옳다고 확신하기도 어렵다.
“서울대에서 권장한 청소년 도서 목록을 보면, 청소년용이라기보다는 평생을 두고 읽어야 될 책으로 보인다. 특히 입시를 염두에 둔 책 읽기를 하기 때문에 권장도서 목록이 ‘책 읽는 기쁨을 잃어버리는 목록’으로 보일 때가 있다.”
김정숙 교사(43·안천중학교)는 종전의 연령이나 주제별 필독서, 권장서 목록을 중심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다가 한계를 느꼈다. 같은 나이나 같은 학년의 학생이라도 개인의 환경과 관심에 따라 독서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기존의 획일적인 방법을 넘어서 개인능력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도서관 운영 교사 모임에서 일단 중·고생을 위한 책 100권을 선정하고 먼저 교사들이 읽었다. 그 후에 별1~별5까지의 단계를 나누어 아이들에게 권했다. 특히 친구 문제로 고민하는 아이가 읽으면 좋을 책, 집안의 불화를 겪는 아이가 읽으면 좋을 책 등 독서치료 차원에서도 책을 선정해 읽게 한 후 긍정정인 효과를 얻고 있다.”
이처럼 학교 현장에서도 학생의 능력에 맞는 독서교육을 시키려는 열망이 샘솟는 가운데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교보문고에서 개발한 ‘렉시오(Lectio)지수’가 그것이다.
◆렉시오지수란 = 렉시오는 라틴어로 ‘독서’라는 의미다. 그대로 번역하면 렉시오지수는 ‘독서지수’ 쯤으로 부를 수 있다.
렉시오지수는 어휘의 난이도, 빈도, 문장 길이, 어절 수 등을 기준으로 책의 수준에 따라 계량화된 숫자를 매기는 것이다. 책의 수준을 나타내는 숫자는 100에서 1850까지이며 이를 다시 9단계로 분류한다. 지수가 높을수록 난이도가 높은 것이다.
렉시오지수는 책뿐 아니라 가독성과 사고력(비판· 추리·사실)을 측정하는 ‘독서력측정’을 통해 사람도 측정할 수 있다. 독서력측정은 렉시오 지수가 산출된 도서에서 평가문항과 지문을 추출한다. 측정을 받은 사람은 측정결과에 따라 같은 지수의 책을 골라 읽으면 된다.
예를 들어 독서력 측정을 통해 렉시오지수 800을 부여받은 사람은 같은 지수를 가진 책 목록에서 연령·학년에 상관없이 골라 읽으면 된다.
◆70% 이해할 때 가장 재미있어 = 맞춤형 독서가 의미가 있는 이유는 문장을 읽는 가장 효율적인 이해수준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독자가 흥미를 가지고 텍스트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70% 정도 이해할 때다. 이해되지 못한 부분을 추론과 상상을 통해 채워가기 때문에 읽기에 대한 집중과 효율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이해의 수준이 100퍼센트에 가까울수록 텍스트가 쉽다고 느껴 지루해지고, 그 이하가 되면 지나치게 어려워 읽기를 포기하게 된다. 책과 사람에게 부여된 렉시오지수는 이상적 수준인 70%에 맞춘 효율적인 맞춤 프로그램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자신의 렉시오지수에 맞는 책을 선택하면, 지나치게 쉽거나 어렵지 않은 적절한 수준의 책을 읽을 수 있다”며 “어휘력, 사실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추론적 사고력 중에서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어떤 것인지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렉시오 지수가 매겨진 책은 100여개 출판사의 600여 종이지만 앞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렉시오 지수가 부여된 도서들은 교보문고 강남점 ‘수준별 책읽기’라는 특설코너와 교보문고 홈페이지(www.kyobobook.co.kr)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렉시오 지수 프로그램에 따른 개인의 독서력 측정 평가는 온라인으로 할 수 있게 되는데 오는 4월 홈페이지를 계획이라고 한다(평가 비용은 1회당 1만2000원).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무감으로 읽는 독서에서 벗어나 책이 주는 진정한 기쁨을 누릴 줄 알게 되는 점. 김정숙 교사는 이미 청소년기에 접어들었지만 독서력이 낮아 만화나 잡지만을 읽는 아이들에겐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권한다. ‘다 큰 아이가 어떻게 동화책을?’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
“동화책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책에서 위로와 감동을 받은 경험은 더 넓은 독서의 나라로 이끌어주게 됩니다. 책이 주는 메시지는 결코 책의 두께에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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