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경제비리 20년- ③부실기업주 솜방망이 처벌>비리재벌 ‘사면’, 500원 횡령 운전사 ‘해고’

유전무죄 무전유죄 … ‘만인에게 희망주는 평등한 법을’

지역내일 2001-02-06 (수정 2001-02-07 오후 3:24:14)
학교에서는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것은 법이 지닌 정의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실제 적용되는 법의 모습은 다르다. 재벌 등 상류층과 일반 서민의 법 감정이
다르다.지난해 한 시내버스 운전기사는 버스요금 중 500원을 꺼내 개인용도(당사자는 면장갑을 사
는데 썼다고 주장)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으며, 사법부는 회사측의 해고조치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역시 법의 서슬은 시퍼렇다. 이에 비해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을 비롯,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최원
석 동아그룹 회장, 이준용대림그룹 회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이 건 대호건설 대표 등 재벌들은
최소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정치자금을 제공했다. 법은 이들 재벌에게는 모두 불구속 기소해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고, 곧이어 특별사면 조치로 더큰 관대함을 보였다.
대우그룹은 장부를 조작해 10조원 규모의 불법대출을 받았고, 대규모 부실로 21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돼야 한다. 모든 부담들은 당연히 국민들이 떠안게 되어 있다. 따지고 보면 정치자금도 국민이
호주머니를 털어 낸 셈이다.
한 집안의 가장에게 실직의 고통은 사형선고만큼이나 가혹한 것이다. 버스기사는 500원으로 면장
갑을 샀을 뿐 국민경제에 어떠한 해도 끼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박봉을 받으면서 새벽부터 일터
로 사람을 실어나르는 순기능을 했다.
법집행의 이중적인 모습은 정치권에서도 드러난다. 정치권에 대한 처벌은 여론을 의식, 부분적으로
실형을 선고했으나 최소화에 그쳤으며 후에 모두 사면·복권 과정을 거쳐 역시 형평성 논란을 안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은 각각 무기와 17년 징역, 추징금 2250억원, 2830억원이 선고됐다.
이들은 사면됐으나 추징금을 일부만 납부하고 있다. 권노갑 당시 국민회의 의원은 한보사건과 관련
뇌물수수등 혐의로 징역5년, 홍인길(신한국당)의원은 알선수재등 혐의로 징역6년을 선고받고 실
형을 살다 모두 형집행정지로 석방 및 사면복권됐다. 여당의 가신그룹 대표주자였던 홍인길씨는 권
노갑씨와의 형평성 때문에 실형이 선고됐다는 시각이 우세했었다. 한보로부터 뇌물을 받은 황병태
전 의원, 정재철 의원 등은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학교에서는 ‘법이 형평성을 잃으면 폭력과 다를 것이 없다’고 가르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의 김
우택씨는 “대우 부실에는 솜방망이 처벌도 한몫 한다. 우리는 이제라도 만인에게 평등한, 희망을 주
는 법을 갖고 싶다”면서 “이제라도 엄정한 법 집행으로 고장난 사회시스템을 바로잡아야 한다”
고 말했다. 문상식·범현주 기자 ssmu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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