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뭇거리다가는 밀린다" ... 비례대표 의원들 움직임 '활발'
후원회 사무실 운영.지역구 관리 꾸준 ... 지방선거 후 본격화될 듯
한나라당은 지난해 10.26 재선거를 앞두고 대구 동을에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유승민 의원의 금배지를 떼내고, 지역구 후보로 공천했다. 우리당 후보로 나선 거물급 이강철 전수석에 대한 대항마로 강력한 후보를 내세운다는 당내 전략 차원이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유 의원이 재선거 출마라는 부담을 떠안은 대신 한시적인 비례 금배지를 떼내고 반영구적인 ‘지역’ 금맥을 찾아 떠난 것으로 묘사됐다. 유 의원이 재선거에서 당선된 이후에는 또다른 얘기가 회자되기도 했다. 무정란이 유정란됐다는 것.
정치권에서 전통적으로 국회의원을 나누는 분류법으로 유정란과 무정란 분류법이 있다. 지역 유권자의 선택으로 금배지를 단 의원이 유정란에, 비례대표로 금배지를 단 의원을 무정란에 비유한 것에서 유래됐다.
전국구 연임이 드문 정치권 현실에서 차기 총선을 통한 국회 재입성 가능성 면에서 지역구 의원이 비례대표 의원보다 훨씬 높다는 점에서 기인한 얘기다. 유정란이 무정란보다 더 노른자 색깔이 진한 것처럼 지역구 의원의 금배지가 더 노랗다는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
17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차츰 비례대표 의원들의 지역구 선점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당, 여성의원들 '적극적' = 우리당 소속 비례의원 가운데에는 이경숙 홍미영 김현미 김영주 이은영 윤원호 유승희 의원 등 여성 의원들의 지역구 선점 움직임이 활발하다.
차기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을 출마를 준비 중인 이경숙 의원은 조만간 지역에 사무실을 낼 예정이다. 인천 부평에서 오랜 활동 끝에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한 홍미영 의원도 지역 연고가 있는 부평에 재작년 11월부터 후원회 사무실을 운영해 오고 있다.
우리당 경기도당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현미 의원은 경기 고양 일산에 일찌감치 사무실을 내고 텃밭갈이에 돌입했다. 김영주 의원도 지난해 6월 서울 영등포갑에 사무실을 내고, 차기 총선 준비에 돌입했다.
이은영 의원은 친정 부모님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용산으로 주소를 옮겼고, 지난 1월에는 우리당 용산구 당원협의회장 선거에 직접 출마하기도 했다.
윤원호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과거 지역구였던 부산 북강서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윤 의원은 17대 총선 직전 이 지역에 지역구 공천 신청을 했다 낙천한 바 있다. 윤 의원은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한 이후에도 꾸준히 지역을 관리해 오고 있다고 한다.
광명시의원 출신으로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등원한 유승희 의원은 차기 총선에서 경기 광명 출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몇몇 남성 의원들도 자천 타천으로 지역구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덕구 의원은 아직 본인이 지역구 출마를 적극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정 의원의 출생지인 충남 당진에서 출마를 권유하는 인사들이 많은 상황이다.
민병두 의원도 서울이나 고향인 강원도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 의원은 현재 우리당 서울시장 경선을 준비중이나, 사실은 지역구 선점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밖에 김재홍 의원은 고향인 전북 익산이나 서울 가운데 한 곳에서 18대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
◆한나라, 교수출신 빼고는 모두 지역구 희망 = 한나라당 소속 비례의원들은 교수출신을 빼고는 대부분 지역구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총 21명 중 13명 정도가 지역구 출마와 희망지역을 밝혔다.
현재 지역이 확정된 사람은 박순자 의원이다. 박 의원은 안산 단원을 지역구에 둥지를 튼지 오래다. 이미 지역협의회장(구 지구당위원장)에 선출돼 활동 중이다. 현역은 열린우리당의 제종길 의원이다.
나름대로 지역구를 확정한 의원도 많다. 경기 파주의 황진하 의원, 서울 동작갑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군현 의원, 경기 남양주의 배일도 의원, 인천 중구(남구)의 안명옥 의원 등이 그들이다.
경기 문산이 고향으로 문산고와 군 출신인 황진하 의원은 당 안팎에서 적임 지역구로 파주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같은 당 이재창 의원이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어 난감한 입장이다.
이군현 의원은 동작갑에 위치한 중앙대 출신으로 이미 5년전 동작구로 이사해 지역 활동을 하고 있다. 현역은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 배일도 의원도 남양주(갑)에 거주한지 오래됐다. 이미 남양주 출마를 마음속에 정해 놓았다. 현역은 열린우리당의 최재성(갑)·박기춘(을) 의원이다. 인천에서 박문초, 인천여중, 인일여고를 나온 안명옥 의원은 인천 중구와 남구 가운데 한 곳을 노리고 있다. 현역은 열린우리당의 한광원(중·동구·옹진군)·유필우(남구갑)·안영근(남구을) 의원이다.
지역을 결정하진 않았지만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원들도 많다. 박찬숙·송영선·전여옥·이계경·나경원·이주호·김영숙·진수희 의원이 그들이다.
수원여고 출신인 박찬숙 의원은 수원 영통과 송파를 놓고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송영선 의원은 대구 경선여중 경북여고 경북대를 졸업하고, 경대사대부중에서 영어 선생으로 재직한 바 있어 출마한다면 대구지역이 유리한 조건이다. 전여옥 의원은 18대 지역구 출마가 확실하지만 지금은 지역구보다 7월 전당대회에 신경을 더 쓰고 있는 상황이다. 조건이 된다면 최고위원에 출마하겠다는 것이다.
이계경 의원은 송파에서 20년을 살았기 때문에 송파에서 출마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강남권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육전문가인 이주호 의원은 교육 도시인 고양시 일산에 출마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서울 성북교육청 교육장 출신인 김영숙 의원이 출마한다면 성북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으며, 대전여고 출신인 진수희 의원은 수도권과 대전을 놓고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교수 출신인 김애실(한국외국어대 경상대학장)·윤건영(연세대 경제학과)·박재완(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의원 등 3명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노당, 지역구 출마가 '원칙' = 민주노동당 비례의원 8명은 지역구에 나가는 것이 원칙이며, 개인보다는 중앙당의 전략적 방침에 의해 지역구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나름대로 연고를 바탕으로 지역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단병호 의원은 경북 포항, 이영순 의원은 울산 동구, 천영세 의원은 서울이나 고향인 충남 당진, 최순영 의원은 경기 부천 원미, 강기갑 의원은 경남 사천, 현애자 의원은 제주 서귀포·남제주, 노회찬 의원은 서울 강서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이중 강기갑 의원과 현애자 의원은 지역에 후원회 사무실까지 꾸린 상태다.
한편 민주당 소속 손봉숙 김종인 이승희 김홍일 의원 등 비례의원 4명은 차기 총선에서 지역구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 사람이 한명도 없는 상태다.
백왕순 구자홍 기자 wsp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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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회 사무실 운영.지역구 관리 꾸준 ... 지방선거 후 본격화될 듯
한나라당은 지난해 10.26 재선거를 앞두고 대구 동을에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유승민 의원의 금배지를 떼내고, 지역구 후보로 공천했다. 우리당 후보로 나선 거물급 이강철 전수석에 대한 대항마로 강력한 후보를 내세운다는 당내 전략 차원이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유 의원이 재선거 출마라는 부담을 떠안은 대신 한시적인 비례 금배지를 떼내고 반영구적인 ‘지역’ 금맥을 찾아 떠난 것으로 묘사됐다. 유 의원이 재선거에서 당선된 이후에는 또다른 얘기가 회자되기도 했다. 무정란이 유정란됐다는 것.
정치권에서 전통적으로 국회의원을 나누는 분류법으로 유정란과 무정란 분류법이 있다. 지역 유권자의 선택으로 금배지를 단 의원이 유정란에, 비례대표로 금배지를 단 의원을 무정란에 비유한 것에서 유래됐다.
전국구 연임이 드문 정치권 현실에서 차기 총선을 통한 국회 재입성 가능성 면에서 지역구 의원이 비례대표 의원보다 훨씬 높다는 점에서 기인한 얘기다. 유정란이 무정란보다 더 노른자 색깔이 진한 것처럼 지역구 의원의 금배지가 더 노랗다는 우스개 소리도 나온다.
17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차츰 비례대표 의원들의 지역구 선점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당, 여성의원들 '적극적' = 우리당 소속 비례의원 가운데에는 이경숙 홍미영 김현미 김영주 이은영 윤원호 유승희 의원 등 여성 의원들의 지역구 선점 움직임이 활발하다.
차기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을 출마를 준비 중인 이경숙 의원은 조만간 지역에 사무실을 낼 예정이다. 인천 부평에서 오랜 활동 끝에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한 홍미영 의원도 지역 연고가 있는 부평에 재작년 11월부터 후원회 사무실을 운영해 오고 있다.
우리당 경기도당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현미 의원은 경기 고양 일산에 일찌감치 사무실을 내고 텃밭갈이에 돌입했다. 김영주 의원도 지난해 6월 서울 영등포갑에 사무실을 내고, 차기 총선 준비에 돌입했다.
이은영 의원은 친정 부모님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용산으로 주소를 옮겼고, 지난 1월에는 우리당 용산구 당원협의회장 선거에 직접 출마하기도 했다.
윤원호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의 과거 지역구였던 부산 북강서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윤 의원은 17대 총선 직전 이 지역에 지역구 공천 신청을 했다 낙천한 바 있다. 윤 의원은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한 이후에도 꾸준히 지역을 관리해 오고 있다고 한다.
광명시의원 출신으로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등원한 유승희 의원은 차기 총선에서 경기 광명 출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몇몇 남성 의원들도 자천 타천으로 지역구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덕구 의원은 아직 본인이 지역구 출마를 적극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정 의원의 출생지인 충남 당진에서 출마를 권유하는 인사들이 많은 상황이다.
민병두 의원도 서울이나 고향인 강원도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 의원은 현재 우리당 서울시장 경선을 준비중이나, 사실은 지역구 선점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밖에 김재홍 의원은 고향인 전북 익산이나 서울 가운데 한 곳에서 18대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
◆한나라, 교수출신 빼고는 모두 지역구 희망 = 한나라당 소속 비례의원들은 교수출신을 빼고는 대부분 지역구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총 21명 중 13명 정도가 지역구 출마와 희망지역을 밝혔다.
현재 지역이 확정된 사람은 박순자 의원이다. 박 의원은 안산 단원을 지역구에 둥지를 튼지 오래다. 이미 지역협의회장(구 지구당위원장)에 선출돼 활동 중이다. 현역은 열린우리당의 제종길 의원이다.
나름대로 지역구를 확정한 의원도 많다. 경기 파주의 황진하 의원, 서울 동작갑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군현 의원, 경기 남양주의 배일도 의원, 인천 중구(남구)의 안명옥 의원 등이 그들이다.
경기 문산이 고향으로 문산고와 군 출신인 황진하 의원은 당 안팎에서 적임 지역구로 파주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같은 당 이재창 의원이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어 난감한 입장이다.
이군현 의원은 동작갑에 위치한 중앙대 출신으로 이미 5년전 동작구로 이사해 지역 활동을 하고 있다. 현역은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 배일도 의원도 남양주(갑)에 거주한지 오래됐다. 이미 남양주 출마를 마음속에 정해 놓았다. 현역은 열린우리당의 최재성(갑)·박기춘(을) 의원이다. 인천에서 박문초, 인천여중, 인일여고를 나온 안명옥 의원은 인천 중구와 남구 가운데 한 곳을 노리고 있다. 현역은 열린우리당의 한광원(중·동구·옹진군)·유필우(남구갑)·안영근(남구을) 의원이다.
지역을 결정하진 않았지만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원들도 많다. 박찬숙·송영선·전여옥·이계경·나경원·이주호·김영숙·진수희 의원이 그들이다.
수원여고 출신인 박찬숙 의원은 수원 영통과 송파를 놓고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송영선 의원은 대구 경선여중 경북여고 경북대를 졸업하고, 경대사대부중에서 영어 선생으로 재직한 바 있어 출마한다면 대구지역이 유리한 조건이다. 전여옥 의원은 18대 지역구 출마가 확실하지만 지금은 지역구보다 7월 전당대회에 신경을 더 쓰고 있는 상황이다. 조건이 된다면 최고위원에 출마하겠다는 것이다.
이계경 의원은 송파에서 20년을 살았기 때문에 송파에서 출마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강남권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육전문가인 이주호 의원은 교육 도시인 고양시 일산에 출마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서울 성북교육청 교육장 출신인 김영숙 의원이 출마한다면 성북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으며, 대전여고 출신인 진수희 의원은 수도권과 대전을 놓고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교수 출신인 김애실(한국외국어대 경상대학장)·윤건영(연세대 경제학과)·박재완(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의원 등 3명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노당, 지역구 출마가 '원칙' = 민주노동당 비례의원 8명은 지역구에 나가는 것이 원칙이며, 개인보다는 중앙당의 전략적 방침에 의해 지역구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나름대로 연고를 바탕으로 지역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단병호 의원은 경북 포항, 이영순 의원은 울산 동구, 천영세 의원은 서울이나 고향인 충남 당진, 최순영 의원은 경기 부천 원미, 강기갑 의원은 경남 사천, 현애자 의원은 제주 서귀포·남제주, 노회찬 의원은 서울 강서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이중 강기갑 의원과 현애자 의원은 지역에 후원회 사무실까지 꾸린 상태다.
한편 민주당 소속 손봉숙 김종인 이승희 김홍일 의원 등 비례의원 4명은 차기 총선에서 지역구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 사람이 한명도 없는 상태다.
백왕순 구자홍 기자 wsp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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