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장애인 손잡아 … 청년 사장을 탄생시키다

‘파워셀러’ 고광채씨, 청각장애 딛고 … 옥션 장애인 창업학교 통해 꿈 이뤄

지역내일 2005-12-30
2006년 새해.
유통가 사람들의 첫 주인공은 온라인 상인 고광채씨다.
고씨는 온라인 장터 ‘옥션’에서 주방용품 판매에 성공한 청년 사장. 최근 매출액이 쑥쑥 오르고 있는 파워셀러다.
특히 고씨에게는 응원군이 많다. 고씨처럼 청각 장애가 있는 이들은, 고씨가 사이버상에서 활약하는 개척자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와 손을 잡은 기업 ‘옥션’도 그의 성공을 지켜보고 있다.
고씨는 옥션의 장애인 창업학교 ‘나의 왼발’ 출신. 이 학교의 문을 두드린 그에게 옥션은 ‘성금’이나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았다.
대신 그가 스스로 사업을 하는데 필요한 상거래 노하우와 전문 교육을 제공했다. 또 창업선배들이 ‘멘토’로 그의 사업에 대한 상담을 맡았다.
따라서 고씨는 스스로를 ‘장애인과 기업, 여러사람이 손잡고 탄생시킨 윈윈모델’이라고 말한다.
고씨가 사업에 매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소리를 듣지 못할 뿐인데…” =
고씨는 3살때 고열로 청력을 잃었다.어린 시절 장애인 특수학교를 다닐 때는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일반 대학에 진학한 후 고씨에게 벽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보청기를 빼고 다니면 제가 장애인이란 걸 아무도 몰라요. 그런데 문제는 바로 그거죠. 교수님이나 친구들이 저를 청인으로 알고 말을 시켰거든요. 강의 내용을 들을 수 없었고, 청인 친구들과의 대화도 불가능했죠.”
컴퓨터 전문 교육을 받고 싶었지만 그를 위해 통역사와 강사를 동시에 제공해주는 학원은 없었다.
서울농아인협회에 취직한 후에도 그는 항상 새로운 일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 그러던 중 옥션의 창업학교 소식을 들었다.

◆“온라인 장터, 새로운 기회” = ‘나의 왼발’에 지원하면서 고씨는 한가지 조건을 옥션에 제시했다.
“단 한 사람의 농아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수화 통역사가 필요해요. 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교육에 참가해도 수업을 제대로 받을 수 없으니, 참가 안하겠다고 겁없이 버텼어요.”
옥션은 고씨를 위해 수화통역사를 불렀다. 그리고 ‘멘토’ 박진환씨가 그의 창업 지원군으로 나섰다.
“온라인 장터는 저에게 새로운 기회였어요. 오프라인에서는 고객과 수화로 대화하는게 불가능해요. 하지만 온라인 장터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고객에게 제품을 보여주고 판매도 할 수 있어요.”
고씨는 지난 10월부터 주방용품을 옥션에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제품은 특히 꼼꼼한 주부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수화통역사 더 많아졌으면” = 고씨는 교육 과정에서의 한가지 아쉬웠던 점을 밝혔다.
“컴퓨터 전문 용어나 기술을 일반 청인도 이해하기 어렵잖아요. 그런데 그 내용을 일반 통역사들이 청각장애자에게 설명하면 내용 전달이 잘 안될때가 많아요. 다음 ‘나의 왼발’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건의사항을 꼭 반영해 전문통역사들이 더 많아지기 바랍니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서도 고씨는 4인4각 게임을 제안했다. 이메일로 주고받는 인터뷰는 절대 안하겠다는 것.
4인이 인터뷰에 공동 참가해 대화를 진행했다.
기자가 질문을 던지면 전문 수화통역사 신명선씨가 통역을 한다.
그리고 고씨가 답변하고, 옥션 홍보담당자 정민영씨가 전문용어를 다시부연설명했다.
“저랑 수화로 인터뷰 하느라 평소보다 오래 걸리죠? 장애인과 함께 하는 일은 이렇듯 시간이 오래 걸려요. 하지만 함께 손을 잡으면 못할 것도 없어요.”
고씨의 꿈은 온라인 거상이다.
“온라인 상인으로 꼭 성공해서 저도 누군가의 ‘멘토’가 되고 싶어요. 그때는 저도 또 다른 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 선배가 돼 있겠죠?”
이 꿈을 위해 고씨는 새해 첫날에도 온라인 시장을 뛰어다닐 계획이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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