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비게이션과 최소절개술의 절묘한 만남 … 정확도 높이고 절개부위 줄여
양쪽무릎 통증으로 걸을 수조차 없었던 김 모(여·65)씨는 최근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수술 받은 지 2주 지난 요즘은 통증은 전혀 없고 별다른 불편함 없이 걸어다닐 수 있게 됐다. 김씨는 말할 수 없는 통증으로 밤을 새던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라는 전문의의 얘기에 무척 기뻤다.
고용곤(41) 연세사랑병원 원장은 “김씨처럼 연골이 심하게 닳아 있거나 손상된 환자는 극심한 통증으로 잠을 설치고 일상생활을 못하게 된다”며 “이같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인공관절 수술로 새로운 삶을 열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무릎수술에 네비게이션 원리 응용
무릎관절 수술에서 중요한 것은 고관절과 발목 중앙을 잇는 선이 무릎 가운데를 지나는 축을 제대로 잡는 것이다.
“지금까지 무릎관절 수술을 1000건, 2000건 하는 의사도 모든 환자의 수술에서 무릎축을 제대로 잡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숙련도와 느낌 등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개인차가 있을 수 있죠.”
100건의 수술 가운데 10명 정도는 축이 어긋난다는 학회보고도 있다는 게 고 원장의 설명이다. 무릎축이 2도만 어긋나도 안짱다리처럼 걷는 데 문제가 생기게 된다.
고 원장은 GPS(위치추적시스템)로 자동차의 위치를 파악하고 목적지를 찾아가는 네비게이션 원리를 응용해 고관절과 발목의 중심을 잡고 무릎의 정확한 위치를 찾는 시술법을 시행하고 있다. 수술에 사용하는 네비게이션은 위성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고 컴퓨터와 센서를 사용한다.
축을 인지할 수 있는 다리 위치에 센서를 부착하고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좌표 화면을 보면서 무릎 수술을 하기 때문에 축을 정확히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 개발된 네비게이션 원리 수술법이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절개부위가 최대 20cm로 기존 수술법보다 절개부위가 커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고 원장은 “네비게이션 장점을 살리고 원단점을 보완할 수술법이 없을까 하고 고민한 끝에 최소절개술을 적용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최소절개술은 8~10cm 정도만 절개해 무릎수술을 하는 것이다. 예전 최소절개술은 절개부위가 작기 때문에 무릎축을 정확히 매번 맞추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지만 네비게이션 이용으로 이 문제를 말끔히 해소한 것이다.
이같은 수술법의 융합으로 절개부위가 컸던 기존 수술시 불가피하게 발생하던 근육 손상을 줄일 수 있고 출혈량도 적어 회복속도가 빨라지며 흉터크기도 줄이는 효과도 얻었다. 수술 뒤 24시간이면 걸을 수 있다.
“2003년 네비게이션 수술법을 도입했습니다. 지금까지 400건 정도 시술해 전체 수술의 16% 정도를 차지합니다.”
현대 의학은 네비게이션 원리를 뇌수술에 이미 적용하고 있다. 세계 의학계는 주요 무릎수술의 시술방법으로 네비게이션과 최소절개술 융합기술을 꼽고 있다는 게 고 원장의 설명이다.
퇴행성 관절염 무리하지 말아야
두 개 이상의 뼈가 만나는 곳이 관절이다. 뼈와 뼈 사이에 연골(물렁뼈)이 완충 역할을 한다. 연골에는 핏줄이 없다.
고 원장은 “관절은 적절한 자극이 필요하다. 자꾸 움직여줘야 연골에 영양분이 공급되는 것”이라며 “영양분이 잘 공급되면 건강한 연골기능을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심하면 연골이 닳아 없어져 뼈끼리 맞닿게 돼 극심한 통증을 가져오게 된다”고 말했다.
관절은 꾸준히 움직이면서 무리하면 안된다는 것이 관절을 지키는 원칙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연골이 닳아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퇴행성 관절염이다. 잘못된 자세나 과도한 노동, 무리한 운동도 연골에 좋지 않다. 비만에 따른 체중부하, 호르몬 변화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남성 환자보다는 여성 환자가 더 많다.
퇴행성 관절염이 생기면 초기에는 무릎이 뻣뻣하고 약간의 통증이 있으면서 열이 난다.
오랫동안 걸어다니거나 특히 계단을 내려올 때 무릎이 시큰거리기도 한다. 이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아 연골이 계속 마모되면 조금만 걸어도 통증이 느껴지고 밤이 되면 가만히 있어도 무릎이 욱신거려 고통을 호소하게 된다.
연골이 모두 닳아버리면 뼈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나고 관절이 붓고 변형돼 다리가 휘어지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50대 환자 늘고 있다
고 원장은 “퇴행성 관절염은 노인질환이다. 지난해 환자 통계를 보니 60, 70대가 가장 많은데 최근 50대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알 수 있었다”며 “웰빙문화에 따라 몸에 맞지 않는 운동과 서구식 음식섭취에 따른 비만 등이 새로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환자 중 50대 환자는 전체 8%를 차지했다.
쪼그려 앉는 동양식 생활습관도 무릎관절에 좋지 않다. 비만에 따른 관절염은 서양이 많다. 연골의 건강도는 반복적인 압박력을 어떻게 견디느냐에 달려 있다. 무릎연골은 쪼그려 앉을 때가 서있을 때보다 7~8배 압력이 높다. 걸레질이나 농사일 등이 무릎관절에 무리를 준다.
관절염 환자는 도시지역보다 농촌이 많다. 이외에 운동이나 사고로 연골이 상하는 외상성 관절염이 있다. 고 원장은 “관절염을 예방하는 운동으로 자전거 타기나 걷기, 물속 운동 등이 좋다”며 “무엇보다 조기진단과 조기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원장
- 연세대 의과대학 졸업
- 연세의료원 세브란스 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 서울세란병원 정형외과 과장
- 세브란스(신촌,영동)정형외과 외래교수
- 대한 정형외과 학회 정회원
- 대한정형외과 슬관절 학회 정회원(현)
- 대한정형외과 관절경학회 정회원(현)
- 한국일보 인터넷 슬관절 상담전문의
- CALAS(유럽컴퓨터인공관절 학회회원)
- 부천연세사랑병원 원장(현)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사진 이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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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무릎 통증으로 걸을 수조차 없었던 김 모(여·65)씨는 최근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수술 받은 지 2주 지난 요즘은 통증은 전혀 없고 별다른 불편함 없이 걸어다닐 수 있게 됐다. 김씨는 말할 수 없는 통증으로 밤을 새던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라는 전문의의 얘기에 무척 기뻤다.
고용곤(41) 연세사랑병원 원장은 “김씨처럼 연골이 심하게 닳아 있거나 손상된 환자는 극심한 통증으로 잠을 설치고 일상생활을 못하게 된다”며 “이같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인공관절 수술로 새로운 삶을 열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무릎수술에 네비게이션 원리 응용
무릎관절 수술에서 중요한 것은 고관절과 발목 중앙을 잇는 선이 무릎 가운데를 지나는 축을 제대로 잡는 것이다.
“지금까지 무릎관절 수술을 1000건, 2000건 하는 의사도 모든 환자의 수술에서 무릎축을 제대로 잡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숙련도와 느낌 등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개인차가 있을 수 있죠.”
100건의 수술 가운데 10명 정도는 축이 어긋난다는 학회보고도 있다는 게 고 원장의 설명이다. 무릎축이 2도만 어긋나도 안짱다리처럼 걷는 데 문제가 생기게 된다.
고 원장은 GPS(위치추적시스템)로 자동차의 위치를 파악하고 목적지를 찾아가는 네비게이션 원리를 응용해 고관절과 발목의 중심을 잡고 무릎의 정확한 위치를 찾는 시술법을 시행하고 있다. 수술에 사용하는 네비게이션은 위성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고 컴퓨터와 센서를 사용한다.
축을 인지할 수 있는 다리 위치에 센서를 부착하고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좌표 화면을 보면서 무릎 수술을 하기 때문에 축을 정확히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 개발된 네비게이션 원리 수술법이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절개부위가 최대 20cm로 기존 수술법보다 절개부위가 커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고 원장은 “네비게이션 장점을 살리고 원단점을 보완할 수술법이 없을까 하고 고민한 끝에 최소절개술을 적용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최소절개술은 8~10cm 정도만 절개해 무릎수술을 하는 것이다. 예전 최소절개술은 절개부위가 작기 때문에 무릎축을 정확히 매번 맞추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지만 네비게이션 이용으로 이 문제를 말끔히 해소한 것이다.
이같은 수술법의 융합으로 절개부위가 컸던 기존 수술시 불가피하게 발생하던 근육 손상을 줄일 수 있고 출혈량도 적어 회복속도가 빨라지며 흉터크기도 줄이는 효과도 얻었다. 수술 뒤 24시간이면 걸을 수 있다.
“2003년 네비게이션 수술법을 도입했습니다. 지금까지 400건 정도 시술해 전체 수술의 16% 정도를 차지합니다.”
현대 의학은 네비게이션 원리를 뇌수술에 이미 적용하고 있다. 세계 의학계는 주요 무릎수술의 시술방법으로 네비게이션과 최소절개술 융합기술을 꼽고 있다는 게 고 원장의 설명이다.
퇴행성 관절염 무리하지 말아야
두 개 이상의 뼈가 만나는 곳이 관절이다. 뼈와 뼈 사이에 연골(물렁뼈)이 완충 역할을 한다. 연골에는 핏줄이 없다.
고 원장은 “관절은 적절한 자극이 필요하다. 자꾸 움직여줘야 연골에 영양분이 공급되는 것”이라며 “영양분이 잘 공급되면 건강한 연골기능을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심하면 연골이 닳아 없어져 뼈끼리 맞닿게 돼 극심한 통증을 가져오게 된다”고 말했다.
관절은 꾸준히 움직이면서 무리하면 안된다는 것이 관절을 지키는 원칙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연골이 닳아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퇴행성 관절염이다. 잘못된 자세나 과도한 노동, 무리한 운동도 연골에 좋지 않다. 비만에 따른 체중부하, 호르몬 변화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남성 환자보다는 여성 환자가 더 많다.
퇴행성 관절염이 생기면 초기에는 무릎이 뻣뻣하고 약간의 통증이 있으면서 열이 난다.
오랫동안 걸어다니거나 특히 계단을 내려올 때 무릎이 시큰거리기도 한다. 이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아 연골이 계속 마모되면 조금만 걸어도 통증이 느껴지고 밤이 되면 가만히 있어도 무릎이 욱신거려 고통을 호소하게 된다.
연골이 모두 닳아버리면 뼈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나고 관절이 붓고 변형돼 다리가 휘어지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50대 환자 늘고 있다
고 원장은 “퇴행성 관절염은 노인질환이다. 지난해 환자 통계를 보니 60, 70대가 가장 많은데 최근 50대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알 수 있었다”며 “웰빙문화에 따라 몸에 맞지 않는 운동과 서구식 음식섭취에 따른 비만 등이 새로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환자 중 50대 환자는 전체 8%를 차지했다.
쪼그려 앉는 동양식 생활습관도 무릎관절에 좋지 않다. 비만에 따른 관절염은 서양이 많다. 연골의 건강도는 반복적인 압박력을 어떻게 견디느냐에 달려 있다. 무릎연골은 쪼그려 앉을 때가 서있을 때보다 7~8배 압력이 높다. 걸레질이나 농사일 등이 무릎관절에 무리를 준다.
관절염 환자는 도시지역보다 농촌이 많다. 이외에 운동이나 사고로 연골이 상하는 외상성 관절염이 있다. 고 원장은 “관절염을 예방하는 운동으로 자전거 타기나 걷기, 물속 운동 등이 좋다”며 “무엇보다 조기진단과 조기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원장
- 연세대 의과대학 졸업
- 연세의료원 세브란스 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 서울세란병원 정형외과 과장
- 세브란스(신촌,영동)정형외과 외래교수
- 대한 정형외과 학회 정회원
- 대한정형외과 슬관절 학회 정회원(현)
- 대한정형외과 관절경학회 정회원(현)
- 한국일보 인터넷 슬관절 상담전문의
- CALAS(유럽컴퓨터인공관절 학회회원)
- 부천연세사랑병원 원장(현)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사진 이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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