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들은 그동안 독점적 지위에 안주하면서 방만한 조직과 인력 및 과도한 보수, 승급, 퇴
직금 등 비효율적인 경영으로 국가재정에 부담이 되고 있다. 정부와 공기업이 이를 해결하
기 위해 합의한 구조조정계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
다.
민영화 추진, 출자 투자사업
기획예산처가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민영화계획에 따라 포항제철 등 5개 모회사와 산하 자
회사를 포함해 33개 공기업은 지난해 말까지 완전 민영화를 달성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아
직 한국종합기술금융(KTB), 국정교과서 등 2개 모회사와 8개 자회사만 민영화가 이뤄졌다
고 감사원은 평가했다.
사업전망도 없고 공공의 기능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공기업을 존속시키는 경우도 많았
다. 수산화알루미늄을 생산하는 한국종합화학은 공장 가동기간인 96년부터 99년까지 생산원
가에도 못미치는 555억원어치를 매출하는데 그쳐 영업손실만 1491억원에 달했다. 석탄산업
등 광업관련 공공기능을 해온 대한석탄공사, 대한광업진흥공사,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은 경
제환경 변화로 그 필요성이 의심받고 있다. 대한석탄공사는 지난해말 채무초과액이 1532억
원에 이르고 매년 8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전망이다.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은 내년말까지
해산하기로 정부와 합의해 놓고도 카지노사업에 출자하는 등 구조조정에 반하는 사업을 계
속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 인력구조 개선분야
최근 정부는 인력감축을 추진해 3만4000여명이 공공분야 직장에서 떠났다. 한국도로공사 자
회사인 한국건설관리공사는 수주물량이 줄어들어 지난 4월까지 138명에 가까운 인력이 남
아돌게 됐다. 하지만 보직대기 혹은 재택근무를 발령해 32억원에 달하는 인건비를 계속 지
급해 왔다. 농업기반공사도 8개 지사와 86개 시·군지부를 운영하면서 경리와 같은 단순직
이 전체인원의 70%에 이르고 지부장과 같은 직급의 부사장과 부지부장을 두기도 했다.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는 모회사인 한국전력의 수력과 화력발전분야에서 5개 자회사를 만들
어 분할 매각하기로 했던 계획을 노조가 반대하자 노사간 이면합의를 통해 이를 철회했다.
한국마사회는 단순기능직을 일반직과 같은 등급의 호봉체를 운영해 인전기사에게는 최고
6100만원, 사무보조원에게는 최고 4300만원을 지급하는 고 임금체계를 유지했다. 단순기능직
은 외부위탁도 충분히 가능한 분야라는 것이 감사원의 견해다.
인건비, 복리후생비 운영분야
감사원은 금여체계를 변경하여 과도하게 임금을 인상하거나 인건비 예산편성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주무부처에 보고하고 지나치게 높은 임금인상의 경우도 적발했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은 지난해 예산편성시 인건비 18.8%에 해당하는 81억원을 삭감하기로 해
정부목표 15%를 지키겠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38억원을 삭감하는 데 그쳤다. 게
다가 사업비를 전용해 12억원을 추가로 경상비에 지출하는 등 경상비 삭감액은 1.6%에 불
과했다. 포철 등 14개 기관은 구체적인 지급근거도 없이 97년부터 올해까지 특별성과급이나
격려금을 과도하게 지급했다. 대한주택공사 등 5개 기관은 96년부터 지난해까지 3조4442억
원의 적자를 냈는데도 불구하고 56억여원의 기금을 출연하기도 했다. 한국감정원, 한국도로
공사, 한국주택은행 등 36개 기관은 지난 3년동안 적정규모보다 1572억원이 많은 출연을 했
다. 한국전기통신공사는 매년 법률상 기준보다 272억원이상을 출연했으며 농업기반공사는
부채가 있는 것 같이 분식결산을 통해 정부출자금을 축소시켜 기금을 출연했다.
퇴직금제도 개선분야
국민은행, 주택은행, 서울은행 등 40개 기관은 퇴직금 누진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 퇴직금제도 개선방안'에 따라 퇴직금 누진제 폐지를 추진해 왔다. 대한주택공사,
한국관광공사, 담배인삼공사 등 20개 기관은 정부기준일 보다 제도개선을 지연해 6767억원
의 추가부담이 있었다. 한국전력공사는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하는 대가로 향후 5년간 3000
억원의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출연하기로 하는 등 실현도 안된 미래이익을 처분하기로 노사간
합의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중간정산에서 퇴직금의 산출기준급여를 장려수당, 중식보조비까지 포함해
서 139억원의 퇴직금을 과다 지급했다. 게다가 정원감축실적을 실제보다 과장해서 계산한
후 이를 기초로 인센티브상여금을 지급해 51억원을 허비했다.
기획예산처는 산업은행의 포철지분을 해외DR을 발행해 이달 말까지는 포철을 민간에 매각
할 예정이다. 한국중공업에 대해서는 다른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중이며 기업공개를 통
해 민영화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종합화학은 청산을 위해 이를 관리할 사장을 찾고 있
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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