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혁신경영’ 한국경제에 또 힘보탤까

지역내일 2006-03-13
IT접목·투자 강화 특징 ‘담금질 또 담금질’
차·조선·건설·가전 기초경쟁력 증대기대

김정일 동부제강 부회장은 최근 가진 경영실적설명회에 직접 나서 “치열한 국내외 시장 경쟁에서 생존을 위한 이익창출이 절대적 과제”라며 “올해 경영혁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부회장의 이날 언급은 설명회에 참석한 동부제강 임원들뿐만 아니라 투자분석가들이나 기자들에게도 사뭇 심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김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주주들에게 이익이 떨어져 “정말 송구스럽다”며 세번이나 머리를 숙였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지난달초 사내 메시지를 통해 전임직원들에게 개인과 조직의 목표를 통일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혁신 주문을 했다.
장 회장은 최근 추진하는 경영혁신(PI)에 대해 ‘나무에서 가지를 치는 수준이 아니라 뿌리가 생존할 토양을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근본적인 마인드 변화를 요구를 했다.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한목소리로 경영혁신을 외치고 있다. 각사 처한 상황에 따라 ‘구호’는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기업 최고경영자가 일선에 앞장서서 위기를 강조하고, 일회성 분위기 쇄신 차원이 아닌 장기적이고 치밀한 계획을 바탕으로 하며, 경영 전반에 걸친 고강도 변화를 추진하는 것은 똑같다.
이용도 현대INI스틸 부회장도 지난달 ‘위기극복을 위한 비상경영 선포식’에서 “최악의 경영환경에서도 최고의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근원적인 경영체질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현대INI스틸 과장급 이상 간부들은 자발적 임금동결을 선언했다. 이 부회장은 구매, 신제품개발, 제조 및 마케팅 등 전 부문에서 원가절감 노력과 함께 시장 주도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비상경영 선포 배경을 설명했다.
포스코도 예외가 아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사내 1월 운영회의에서 “올해는 어려운 시황으로 경영패턴의 변화가 요구되는 도전의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예측은 신년사에서 한 “이제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불황 골짜기로 들어가고 있다”는 말과 같은 뜻이다. 포스코는 최근 회장·사장이 경영 전반을 총괄하던 기존 조직을 5개부문의 책임임원 체제로 바꿨다. 이는 책임경영과 신속한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철강업체들이 이처럼 동시에 경영혁신을 추진하는 것은 철강시장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국산 저가철강의 유입은 철강사들에 직격탄이었다. 지난해 중국은 철강 수출량을 전년대비 44%나 늘여, 시장을 공급과잉상태로 몰아넣었다. 국내 철강사들은 이에 대응하느라 연거푸 대대적인 가격인하를 단행해야 했다. 실제로 철강업계의 맏형격인 포스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분기 1조7760억원, 2분기 1조7290억원, 3분기 1조3190억원, 4분기 1조880억원 등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시장에서도 가격하락은 치명적이었다. 지난해 1472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낸 동부제강의 경우 수출시장에서 냉연·아연도·컬러·석도 등 냉연제품 가격은 지난해 2분기부터 내리막을 걸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원료가격이 306억원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가 1377억원 하락해 적자를 면치 못했다.
철강업계는 지금의 불황을 단순히 시장악화로만 보지 않고 있다. 포스코 이 회장은 이에 대해 “세계 철강업의 경쟁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찾아온 구조적 변화”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생산능력을 높이면서 이미 철강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바뀐 상태다. 유럽은 원가가 높아지면서 경쟁력 악화를 겪고 있다. 미국과 유럽도 중국산 핫코일의 유입으로 올해 가격이 내려갈 전망이다.
국내업체들은 이 같은 시장전망에 따라 올해 매출목표를 작년보다 모두 낮췄다. 포스코, 동국제강은 올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7.8∼12.4% 낮게 정했다. 동부제강은 지난해 매출 2조3954억원보다 1281억원을 낮췄고, 현대INI스틸도 지난해 5조507억원과 비슷한 5조659억원으로 잡고 있다.
철강업계의 경영혁신은 과거 사업과 인력 정리 위주로 추진하던 구조조정과는 차원이 다르다. 생산공정뿐만 아니라 신기술·재무·시설·구매·납기·의사결정체계 등 경영전반에 걸쳐 효율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체들이 새로운 혁신시스템에 IT기술을 접목시키려는 노력도 두드러진 현상이다.
이와 함께 악화된 경영실적에도 불국하고 올해 투자규모를 작년보다 늘이려는 점도 특징이다. 최근 추진하는 경영혁신을 기반으로 신제품 및 기술 개발을 강화하면, 중국의 추격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 때문이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포스코형 6시그마’ 업그레이드

포스코는 이달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QSS(Quick Six Sigma) 즉실천활동’ 교육을 시작했다. 지난 4년간 진화시킨 포스코형 6시그마에 전임직원의 참여를 강조한다는 취지다.
포스코는 그동안 6시그마를 추진하면서 “현장과 거리감이 있다, 방법이 너무 어렵다, 작은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전 직원이 쉽게 개선활동을 추진할 방법이 없는지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개발된 것이 QSS다.
기존 6시그마가 프로세스의 변동과 편차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QSS는 프로세스의 낭비에 관심을 두고 있다. 또 기존 6시그마가 전문가 중심의 3~6개월에 걸친 프로젝트였다면 QSS는 모든 계층의 직원이 참여할 수 있는 즉실천활동과 1.5개월 내외의 프로젝트라는 것이 특징이다.
포스코는 현재 현장 11개, 사무간접 5개 부서 등 16개 부서에서 QSS 모델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에 앞서 지난해 9월부터 광양 4냉연공장과 포항 2제강공장에서 모델공장을 운영해왔다

종합철강사 비전 가동

현대INI스틸은 당진공장을 조기에 정상화시킨 후 이를 바탕으로 제선공정을 갖춘 종합철강회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혁신전략을 추진중이다.
현대INI스틸은 성장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우선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일관제철소 사업을 진행시켜 2007년 건설에 착공, 2010년 쇳물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의 일관제철소 건설은 해외 철강업체에 의존해 온 열연강판 등 고급 철강재의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원활한 수급을 통한 국내 수요산업의 경쟁력 배가에도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2008년부터 상용화할 하이브리드(Hybrid)카의 경우 고강도 경량 강판 생산이 필수적인 것처럼 자동차 산업 생산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철강재의 안정적 조달과 기능이 향상된 신강종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INI스틸은 일관제철소 건설 추진과 병행해 자동차용 강판의 연구개발을 위한 종합철강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며, 이미 지난해 12월 당진지역에 연구소 건설계획을 밝히고 착공에 들어갔다.

동국제강 ‘DOPIS 2008’ 총력

‘DOPIS(Dongkuk Process Innovation Success) 2008’은 동국제강에서 지난해 11월 추진조직 발대식을 갖고 시작한 경영혁신 프로젝트. 2008년 매출 7조원 달성이라는 그룹비전과 외부환경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질을 갖춘다는 것이 골자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 프로젝트에는 △원가경쟁력 강화 △고객대응력 강화 △제조경쟁력 강화 △소싱 및 구매역량 강화 △제품경쟁력 강화 △관리경쟁력 강화 등 6대 전략목표와, 다시 27개 세부 추진과제를 담고 있다. 특히 후판 납기를 기존 30일에서 14일로 줄이고, 재고 실명제를 도입을 추진해 제품 재고 일수는 5일로 줄이는 등 철강사로서는 획기적인 혁신세부안을 포함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기초단계인 목표(To-be)설계는 지난달에 이미 완료됐다. 오는 9월까지 4차례에 걸친 통합테스트 과정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동국제강은 원료구매, 생산, 출하, 고객 관리, 재무, 관리 등 제조시스템에서부터 전략경영에 이르기까지 회사의 모든 자원을 일시에 혁신한다는 계획이다.

‘트리플 10’ 전력 경주

동부제강은 올해들어 ‘트리플(Triple) 10’ 운동을 전사적으로 벌여 새로운 성장 에너지로 삼고 있다. ‘제조원가 연간 10% 절감 , 생산성 10% 향상, 영업이익 10% 달성’이라는 이 캠페인을 통해 획기적인 원가절감을 추진하고 있으며 양보다는 질 중심의 생산에 목표를 두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력을 경주한다는 것이다.
이 운동은 품질, 생산성, 원가, 품질, 신제품 등의 4개 분야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품질면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의 제품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각 공장별 특성에 따른 개별 지표를 세워 효율에서 생산속도, 수리시간 단축에 이르기까지 생산 및 조업 모든 분야에 걸쳐 도전 목표를 세웠다. 원가절감을 위해 각 부문별 절감 목표를 수립하여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세부 일정별 달성 현황을 점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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