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봉사는 어려움에 처한 타인과의 관계 맺기(손정민 2006.03.14)

지역내일 2006-03-14 (수정 2006-03-14 오전 8:06:10)
봉사는 어려움에 처한 타인과의 관계 맺기
손정민 삼성네트웍스 인프라마케팅팀 사원

“과장님, 대리님! 이제 출발할 시간입니다. 어서 짐 챙기시죠” 하면 5~6명의 사람들이 분주히 PC를 끄고 회사를 나선다. 자신의 전화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고 빨리 처리해야할 업무가 있음에도 한 달에 한 번은 그 모든 것을 잠시 멈추어야 한다. 사회봉사활동을 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네트웍스에는 30여개의 사회봉사팀이 있다. 나는 그 중 ‘사랑의 주문’팀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임직원 34명으로 구성된 우리팀은 서울시 마천동에 거주하는 독거노인을 위한 노력봉사를 한다.

봉사 초기에는 어르신들의 의식주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다행히 마천종합사회복지관의 도움으로 이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봉사활동의 방향을 ‘삶의 즐거움’ 쪽으로 맞추었다. 어르신들을 위한 생신잔치와 야외 문화체험 이벤트를 마련하여 2년째 활동 중이다.

생신잔치가 열리는 날은 예정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90여분의 어르신들로 강당이 꽉 찬다. 심지어 눈이 많이 내려 길이 꽁꽁 언 날도 어르신들은 빠짐없이 행사장을 찾곤 한다. 부족함 없이 자란 내 눈에 생신잔치는 그저 소박한 자리로 보일 뿐인데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왜 그렇게 좋아하실까 하는 의구심이 든 적도 있다. 답은 너무나도 쉽고 단순했다. 어르신들이 가장 만족하시는 부분은 생신잔치 자리에서 함께 기쁨을 나누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생일상에 올라갈 음식과 선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내가 봉사를 하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일단 생신잔치 자리에서는 내가 봉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 보다는 색다르면서 때로는 가슴 찡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연중 2회 진행하는 나들이 행사에서는 그런 느낌이 더욱 강해진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전세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 근교로 나들이를 가는 날에는 어르신들의 얼굴에 작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어르신들은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손자 손녀 같이 젊은 사람들과 좋은 구경을 하니 오늘은 대통령도 부럽지 않다”며 좋아하시곤 한다.

생일상을 받는 것, 그리고 기분전환 겸 야외로 나들이 가는 것처럼 쉬운 것이 있을까? 잠깐 즐겁거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며 나 역시 그 중의 한 명이었다. 그러나 사내 봉사활동은 이렇게 쉽게 단언하곤 했던 내 자신을 부끄럽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내가 지금 누리는 것이 당연한 만큼 남들도 모두 그러하리라고 생각한 나의 철없음에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이 활동을 하기 전까지 봉사란 시간적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 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이런저런 핑계로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내가 가진 시간과 돈의 1% 정도만 가지고도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행복을 선사할 수 있다 내용의 TV광고를 본적이 있다. 생각의 전환을 일깨우는 좋은 메시지에 중요한 것을 하나 덧붙이자면 그것은 바로 실천이 아닐까 한다. 회사를 통한 활동이라 어찌보면 자발적으로 시작한 봉사활동은 아니겠지만 동기의 자발성보다는 행동으로 옮기냐 아니냐에 더 비중을 두고 싶다. 그리고 봉사활동이란 타인을 위해 여유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 놓인 타인과 공감하고 관계를 맺는 활동이라는 것 또한 철없는 내가 배운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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