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전자계열사들이 지난해 사상최고의 수익을 냈는 데도 불구 미국 경제의 침체 등 대내외적인 환경이 불투명하자 임금협상을 일찌감치 마무리 짓고 있다.
지난해 경기가 좋았지만 미국 경기의 침체로 올해 경기상황이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렵게되자 잘 될 때 위기에 미리 대비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전자업계의 임금협상은 지난해 도입된 이익배분제에 따라 회사도 실적을 공유한다는 신뢰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삼성SDI(대표 김순택 직원 8189명)와 삼성전자(부회장 윤종용 직원 4만5000명) 대의기구인 노사협의회는 2001년 임금협상을 무교섭하기로 결정, 임금 처우와 관련된 제반사항을 모두 회사에 위임했다고 12일 밝혔다.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지난99년에도 임급협상을 회사측에 위임한적이 있었으나 당시는 IMF위기상황이어서 사상최대의 실적을 낸 다음해인 올해와는 상황이 달랐다.
이에앞서 LG전자는 지난달 4일 단체교섭을 갖고 임금 5.9%인상 사업계획 달성 특별격려금 110%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임단협을 체결했다.
전자업체들이 이처럼 임금협상을 빨리 마무리하는 것은 지난해 경기가 좋아 사상최대의 순익을 내는 등 경영성과가 좋아졌지만 전자업계의 구도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 경쟁체제로 접어들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다 디지털 제품의 대중화 시기나 IMT2000의 서비스 상용화 시기 등 전자업계의 경기를 좌우할 현안들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고 국내경기를 좌우하는 미국 경기가 침체된 점 등이 노사간의 소모적 대립을 예방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전자 역시 유동성 위기에 몰려 존폐의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지만 유동성 위기를 극복, 반도체 기업으로 소생해야한다는 공감대속에 임원들이 상여금등을 반납한 데이어 복지후생비 축소등을 위해 노사가 조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노사협의회가 올 임금협상을 회사측에 위임한 것은 그간 대립적 소모적 임금교섭 관행으로는 최근의 경제난관을 극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회사의 생산활동 조차 힘들 것이라는데 노사가 인식을 같이 하는 등 협력적, 생산적 노사관계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그 어느때 보다도 강하게 형성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삼성SDI와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이익배분제(Profit Sharing)를 도입, 초과달성된 경영성과의 일부를 종업원과 공유했고 이런 성과의 공유가 임금협상 위임을 가능케 한 주요 배경으로 분석했다.
LG전자 구자홍 부회장은 지난달 임단협에서 "올해 경제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노사가 마음을 합쳤다는데 의미가 크다"며 "노조의 지원을 글로벌 경쟁의 발판으로 삼아 글ㄹ벌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 김순택 대표이사는 "올해 국내외적으로 경제전망이 불투명 하지만 종업원들이 회사를 믿고 뜻을 같이하는 만큼 더욱 잘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며, "노사협의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탕으로 금년에도 최대의 경영성과를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12월 정부로부터 신노사문화 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한데 이어 올 임금 처우조정을 사원들이 자발적으로 회사에 위임함으로써 다시한번 노사간의 신뢰를 돈독케 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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