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괜찮은 어린이 잡지 없나요”

주부 리포터, 내 아이 읽을 어린이 잡지 찾아나서

지역내일 2006-02-21
아이에게 잡지 한권 사주고 싶은 엄마가 큰맘 먹고 서점을 찾았지만 맘에 드는 잡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어릴 적 읽었던 ‘새소년’ ‘어깨동무’ 같은 잡지는 다 어디로 가고 온통 학습지 일색이다. 두 아이의 엄마인 주부 리포터가 읽을 만한 잡지를 직접 찾아 나섰다.

◆자연으로의 초대, ‘개똥이네 놀이터’ = “모든 아이들은 자연의 아이들이에요. 아이들은 자연 속에 있을 때 가장 아이다워지잖아요. ‘개똥이네 놀이터’는 아이들의 본성과 감각을 일깨우고 되살려주는 자연, 놀이, 이야기를 담은 잡지예요.”
신옥희 편집장(44)의 말처럼 월간지인 개똥이네 놀이터는 게임이나 자극적인 문화에 익숙한 아이들을 자연 속으로,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 속으로 이끄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노는 것이 곧 배우는 것’도 개똥이네 놀이터를 이끄는 주된 핵심. 7세에서 초등학교 저학년까지의 독자층을 고려해 요리나 종이접기처럼 손을 놀려 노는 것부터 낱말 놀이, 수수께끼 같은 말놀이까지 매달 새로운 놀이를 소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년 전 이희재 씨가 그린 만화 ‘골목대장 악동이’의 새로운 버전도 재미있다.
다달이 덤으로 받아 볼 수 있는 ‘개똥이네 집’은 부모들을 위한 책이다. 학부모뿐 아니라 어린이집 교사나 초등 교사, 예비 교사인 교대생에게 도움이 되는 교육정보가 실려 있다.
부록 또한 재미있다. 달마다 바뀌는 말판 놀이와 딱지들이 그것이다. 처음엔 딱지가 마냥 신기했던 아이들도 엄마, 아빠와 딱지놀이를 하다보면 금세 딱지치기에 푹 빠지고 만단다.
◆세상이 말하지 않는 이야기, ‘고래가 그랬어’ = ‘고래가 그랬어’는 제목부터가 파격적이다. 특히 고래가 그랬어는 만화로 된 잡지다.
발행인 김규항 씨(45)는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것이 만화이기 때문에 만화라는 틀을 사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딱딱하고 재미없는 방법으로 만들면 아이들도 흥미를 느끼지 못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끔 운영상의 문제 때문에 가치관이 흔들리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잡지든 비 상업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흥미 위주가 아닌 교양 잡지를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다.
또 중독성이 강한 영상매체, 인터넷, 게임에 대체할 만한 콘텐츠가 부족한 것이 현실도 그가 손을 못 놓는 이유다.
발행인의 확고한 신념에 걸맞게 창간호에는 전태일이라는 노동자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 ‘태일이’를 실었다. ‘UN어린이 권리 조약’이 적힌 종이를 부록으로 끼워주는 것도 ‘고래가 그랬어’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렇게 딱딱한 이야기를 아이들이 잘 이해할까 싶겠지만, 오히려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고 은연중에 문제를 인식하고 소화해내는 아이들이 적지 않단다. 직접 설명하진 못하지만 정서적으로 습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논리적인 방법으로 검증하는 아이들만의 이해력 때문이다.
‘고래가 그랬어’가 지향하는 바는 돈이 없어 책을 못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오는 3월 말에는 도서관, 공부방 아이들 앞에 ‘고래동무’라는 공연을 보여줄 참이다.
◆아이의 취향에 맞춰 골라 읽는 재미 = 그밖에도 찾아보면 좋은 잡지들이 많이 있다. 농민신문사에서 발간하는 종합 교양지 ‘어린이 동산’이 좋은 사례다. 창간 23년째인 이 잡지는 예전 ‘어깨동무’를 떠올리면 된다.
시작은 책을 많이 접할 수 없는 농민자녀를 위한 잡지였으나 점차 도시로 독자층을 넓혀가는 중이다. 만화, 동시, 동화 등 학습적인 트렌드에 농촌의 환경을 가미해 아이들에게 자연환경을 가까이서 느끼도록 해준다.
웅진에서 발행하는 ‘생각쟁이’는 창간 8년째인 국내 유일의 어린이 인물 잡지. 역사적 인물은 물론 현재 실존하는 인물까지 아이들의 역할모델이 될 만한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다. 같은 회사에서 발행 중인 ‘과학쟁이’는 초등학교 고학년을 독자층으로 한 창의력 잡지다.
만화잡지도 어린이 잡지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 최근엔 교육열풍에 이끌려 교과서 만화가 대세다. 교과서의 딱딱한 내용을 만화로 옮겨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것이다.
서울문화사에서 발행하는 순정만화 잡지 ‘윙크’의 오경은 편집장(35)은 “만화를 통해서도 충분히 학습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만화를 보고 끝내는 아이들도 있지만 역사적인 배경에 관심을 키우는 아이들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깊이를 키워가기 위해서는 옆에서 배경을 설명해주는 등 부모의 역할도 크다.
자녀의 흥미를 관찰한 뒤 부모가 먼저 만화를 읽고 아이에게 권유하는 것도 방법. 만화를 무조건 기피하기보다는 자녀와의 소통수단으로 활용하는 것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의 자세라고 오씨는 조언한다.

/이민경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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