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에서 영구 귀국한 노인들이 4년째 적십자회비를 꼬박 내고 있어 화제다.
사할린 노인들의 정착을 위해 정부가 마련해 준 경기도 안산시 고향마을 아파트에 모여 살고 있는 노인 860여명 가운데 690여명이 지난 2002년부터 1인당 매달 1000원씩의 회비를 납부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정부로부터 생계비 지원을 받고 있는 ‘빈곤노인들’이어서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상태다.
이들이 이처럼 회비를 내게 된 것은 대한적십자사가 사할린에 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워 하는 이들 노인의 사할린 방문사업을 꾸준히 해온 데다, 설이나 추석 등 각종 명절 때마다 지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고향마을 사할린동포 노인회 고창남(71) 회장은 “그동안 적십자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 고국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우리가 받은 정을 조금이라도 되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이곳에 사는 이들게 제안을 했다”며 “모두 순수한 마음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할린에서도 우리 동포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에도 무슨 일이든 서로 돕고 살아왔다”면서 “우리의 작은 정성이나마 요긴하게 쓰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 회장의 경우 부인 양윤희(65)씨와 함께 살면서 정부로부터 매달 75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
한편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된 적십자회비 모금이 한달여 지난 22일 현재 모금목표액 418억원의 49.1%인 205억원이 모여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모금액인 220억원보다 15억원이나 적은 저조한 실적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