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귀재 의원들 일할땐 딴청

지역내일 2006-03-02
툭하면 의결 정족수 모자라 ‘정회소동’
법안 2162건 계류 … 심의는 마냥 늑장

‘일 하는 국회’를 표방하며 출범한 17대 국회가 2년여 시간이 흐른 지금, ‘가장 비생산적이고 일 안하는 국회’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16대보다도 못하다는 지적이다.
17대 국회는 특히 법안처리를 위한 상임위 활동 등 국회의원의 기본적인 업무를 등한시해 처리해야 할 법안을 산더미처럼 쌓아놓는가 하면, 툭하면 ‘정회소동’을 벌여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국회의원 294명에 대한 재산내역을 공개한 결과 지난해 재산이 늘어난 의원 수는 216명(73.4%)이었다. ‘일은 안하고 세비 받아 재산 늘리기에만 관심이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올들어 법안 27건만 처리 = 현재(3월 1일 기준)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은 총 2162건. 올 들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법안건수는 고작 27건(2월 28일 기준)에 불과하다. 저마다 민생을 외치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국회의원들에게 민생은 없는 셈이다.
법안처리가 안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상임위를 열어도 정작 법안을 심의를 해야 할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는데 있다. 상임위 전체회의 전 여야가 각 종 법안내용을 조정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과정을 들여다보면 의원들이 법안을 발의만 해놓고 처리에는 얼마나 관심을 두지 않는지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달 23일 국회 재경위 조세법안심사소위 때 있었던 일이다. 원래 오후 2시에 소위 회의를 갖기로 했지만 제 시간에 회의에 참석한 의원은 거의 없었다. 재경부 차관 등 공무원들이 법안심의를 위해 참석했고, 이들은 마냥 의원들이 오기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 회의는 2시간이 지난 오후 4시에 시작됐으나 법안심의는 한건도 하지 못하고 끝났다. 회의록에는 ‘계속 심의하기로 함’이라고만 적혀 있었고, 계류된 법안 23건에 대한 논의는 마냥 뒤로 미뤄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인사는 “상임위 소위가 열릴 때마다 의원들이 제 시간에 참석하지 않아 애를 먹는다”면서 “정부측 고위 인사들도 나와 있는데 이들 보기가 민망할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공청회 열자”요구해놓고 의원들 참석 안해 = 지난달 21일 행정자치위원회가 마련한 공청회에서는 더욱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날 공청회는 국회에 계류 중인 5건의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논의하기 위해 행자위 소속 의원들이 자청해서 마련됐는데, 정작 이날 공청회에는 소속 의원 25명 중 고작 4명만 참석했다. 더욱이 이들 중 3명은 공청회 도중에 다른 일정이 있다며 자리를 떠버렸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법안처리 전에 공청회를 열어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난리를 쳐놓고 ‘바쁜 일정’ 핑계로 안 올 바엔 뭐 하러 세금 들여 공청회를 개최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게으른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대정부질문 때는 동료 의원들의 대정부질문을 들어주지도 않고 본회의장을 비워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8일 마지막 질문자였던 김선미 의원 차례 때는 본회의장을 지킨 의원들 숫자가 부족해 정회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과기정위원회 전체회의 때에는 의결정족수 1명이 모자라 법안을 처리하지 못해 의원들 사이에서 ‘이대론 안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초선의원은 “‘지역에 있다’‘시간이 없다’이런 저런 핑계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 법안은 언제 처리하느냐”며 “특히 초선의원들이 국회에 처음 들어올 때의 마음가짐을 잃어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신창훈 기자 chuns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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