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혁신경영’ 한국경제 덕볼까

지역내일 2006-03-12
IT접목・투자강화 특징 ‘쉼없는 담금질’
차・조선・건설・가전 기초경쟁력 증대기대

철강 산업에 경영혁신 바람이 거세다. 철강산업 경쟁력은 철강업체 자신들뿐만 아니라 자동차・조선・건설・가전 등 전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에서 한국경제의 관심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조선・자동차 등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한 산업성장의 바탕에는 철강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바 크다.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최근 세계적인 경영환경 변화를 극복하기 위해 ‘휴식 없는 담금질’을 계속하고 있다.

김정일 동부제강 부회장은 최근 가진 경영실적설명회에 직접 나서 “치열한 국내외 시장 경쟁에서 생존을 위한 이익창출이 절대적 과제”라며 “올해 경영혁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부회장의 이날 언급은 설명회에 참석한 동부제강 임원들뿐만 아니라 투자분석가들이나 기자들에게도 사뭇 심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김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주주들에게 이익이 떨어져 “정말 송구스럽다”며 세번이나 머리를 숙였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지난달초 사내 메시지를 통해 전임직원들에게 개인과 조직의 목표를 통일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혁신 주문을 했다.
장 회장은 최근 추진하는 경영혁신(PI)에 대해 ‘나무에서 가지를 치는 수준이 아니라 뿌리가 생존할 토양을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근본적인 마인드 변화를 요구를 했다.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한목소리로 경영혁신을 외치고 있다. 각사 처한 상황에 따라 ‘구호’는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기업 최고경영자가 일선에 앞장서서 위기를 강조하고, 일회성 분위기 쇄신 차원이 아닌 장기적이고 치밀한 계획을 바탕으로 하며, 경영 전반에 걸친 고강도 변화를 추진하는 것은 똑같다.
이용도 현대INI스틸 부회장도 지난달 ‘위기극복을 위한 비상경영 선포식’에서 “최악의 경영환경에서도 최고의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근원적인 경영체질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현대INI스틸 과장급 이상 간부들은 자발적 임금동결을 선언했다. 이 부회장은 구매, 신제품개발, 제조 및 마케팅 등 전 부문에서 원가절감 노력과 함께 시장 주도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비상경영 선포 배경을 설명했다.
포스코도 예외가 아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사내 1월 운영회의에서 “올해는 어려운 시황으로 경영패턴의 변화가 요구되는 도전의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예측은 신년사에서 한 “이제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불황 골짜기로 들어가고 있다”는 말과 같은 뜻이다. 포스코는 최근 회장・사장이 경영 전반을 총괄하던 기존 조직을 5개부문의 책임임원 체제로 바꿨다. 이는 책임경영과 신속한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철강업체들이 이처럼 동시에 경영혁신을 추진하는 것은 철강시장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국산 저가철강의 유입은 철강사들에 직격탄이었다. 지난해 중국은 철강 수출량을 전년대비 44%나 늘여, 시장을 공급과잉상태로 몰아넣었다. 국내 철강사들은 이에 대응하느라 연거푸 대대적인 가격인하를 단행해야 했다.
실제로 철강업계의 맏형격인 포스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분기 1조7760억원, 2분기 1조7290억원, 3분기 1조3190억원, 4분기 1조880억원 등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시장에서도 가격하락은 치명적이었다. 지난해 1472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낸 동부제강의 경우 수출시장에서 냉연・아연도・컬러・석도 등 냉연제품 가격은 지난해 2분기부터 내리막을 걸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원료가격이 306억원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가 1377억원 하락해 적자를 면치 못했다.
철강업계는 지금의 불황을 단순히 시장악화로만 보지 않고 있다. 포스코 이 회장은 이에 대해 “세계 철강업의 경쟁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찾아온 구조적 변화”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생산능력을 높이면서 이미 철강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바뀐 상태다. 유럽은 원가가 높아지면서 경쟁력 악화를 겪고 있다. 미국과 유럽도 중국산 핫코일의 유입으로 올해 가격이 내려갈 전망이다.
국내업체들은 이 같은 시장전망에 따라 올해 매출목표를 작년보다 모두 낮췄다. 포스코, 동국제강은 올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7.8∼12.4% 낮게 정했다. 동부제강은 지난해 매출 2조3954억원보다 1281억원을 낮췄고, 현대INI스틸도 지난해 5조507억원과 비슷한 5조659억원으로 잡고 있다.
철강업계의 경영혁신은 과거 사업과 인력 정리 위주로 추진하던 구조조정과는 차원이 다르다. 생산공정뿐만 아니라 신기술・재무・시설・구매・납기・의사결정체계 등 경영전반에 걸쳐 효율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체들이 새로운 혁신시스템에 IT기술을 접목시키려는 노력도 두드러진 현상이다.
이와 함께 악화된 경영실적에도 불국하고 올해 투자규모를 작년보다 늘이려는 점도 특징이다. 최근 추진하는 경영혁신을 기반으로 신제품 및 기술 개발을 강화하면, 중국의 추격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 때문이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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