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정치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넘어야 할 ‘벽’
‘정직한 리더십’ 긍정평가 많지만 이미지 부각 안돼
김근태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이 정치권에 몸을 실은 건 11년전인 95년이다.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로 정치에 입문한 뒤 3선 의원,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참여정부 보건복지부 장관을 거치며 여당의 차기주자군 대열에 합류했다.
‘정치인 김근태’에게는 “전문가들에게선 콘텐츠와 실력을 갖췄다고 인정받으면서도 국민들의 눈에는 대중정치인으로 각인돼 있지 않다”는 평가가 언제나 엇갈렸다.
올해 초 당으로 돌아와 지도부 경선에 뛰어든 김 최고위원은 변신을 시도했다. 어렵고 긴 말투를 짧고 간결하게 바꿨고, 지나치게 신중하고 수동적인 모습에서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태도로 전환했다. 대중성 부족이란 꼬리표를 떼어 내야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김 최고위원의 이런 노력은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을까. 정치인 김근태는 여전히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근태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느냐’는 물음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거나 ‘잘 모른다’는 반응이 600명을 넘었다. 특정 이미지를 제시한 나머지 응답층은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운동권’이며 ‘약하다’는 느낌과 함께 ‘정직한 리더십’이란 긍·부정이 혼합된 이미지를 제시했다.
내일신문이 한길리서치와 실시한 김 최고위원에 대한 이미지 조사에서 응답자 1000명은 ‘운동권(73명)’, ‘리더십과 추진력(50명)’, ‘자질부족과 약함(46명)’, ‘깨끗함과 정직(35명)’ 순서로 답했다.
◆“운동권이고 약하다” = 정치권과 전문가들이 꾸준히 지적해 온 ‘우유부단’ ‘햄릿형’으로 해석될만한 이미지는 국민의 답변 속에 거의 없었다. 이런 점에서 김 최고위원의 스타일 변신 노력은 일정하게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생활 11년을 거치고도 ‘운동권’이란 답변이 가장 먼저 나온 점은 김 최고위원이 아직은 강력한 과거의 이미지 안에 갇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학생운동, 재야민주화운동을 거치며 혹독한 세월을 헤쳐온 그의 인생역정을 반영하는 측면도 있지만, 달라진 사회와 미래를 끌어가기에는 ‘뒤쳐진 시간표 속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는 부정적 측면은 ‘차기주자 김근태’의 발목을 붙드는 요소다.
김 최고위원 자신도 ‘운동권’이란 과거 이미지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당으로 복귀한 1월 초 그가 기자들에게 부탁한 첫마디는 “재야파란 말을 쓰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달라진 시대에 낡은 인식과 행태를 고집하는 세력으로 비친다는 우려에서다.
여기에 차기주자로 거론되는 그에게 ‘자질부족, 약하다’는 느낌을 갖는다는 답이 46명이나 되는 것도 되새겨볼만한 대목이다. 확실한 미래주자로 신뢰를 받거나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히기 때문이다.
◆“정직한 리더십”이나 인지도 미약 = 반면, 깨끗하고 정직한 사람, 리더십과 추진력을 갖춘 사람이란 국민들의 인식은 정치인 김근태가 키워가야 할 이미지 자산일지 모른다. ‘정직한 리더십’이란 그의 이미지는 2002년 3월 불법선거자금 고백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이 있던 2000년 8월 당시 권노갑 의원에게서 불법선거자금 2000만원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정치권은 ‘순진한 바보’라고 했지만 국민들은 신선하다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에게 무엇보다 고민이 될만한 부분은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는 답변이 439명, ‘잘 모른다’는 반응이 175명이나 되는 점이다. ‘김근태의 정치적 상표’가 불분명하고 대중인지도도 여전히 낮은 수준임을 뜻하기 때문이다.
한편, 김 최고위원에 대한 소수 이미지로는 ‘김대중과 유사하다’거나 ‘젊다’, ‘관료주의’, ‘날카롭다’ 등도 있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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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리더십’ 긍정평가 많지만 이미지 부각 안돼
김근태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이 정치권에 몸을 실은 건 11년전인 95년이다.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로 정치에 입문한 뒤 3선 의원,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참여정부 보건복지부 장관을 거치며 여당의 차기주자군 대열에 합류했다.
‘정치인 김근태’에게는 “전문가들에게선 콘텐츠와 실력을 갖췄다고 인정받으면서도 국민들의 눈에는 대중정치인으로 각인돼 있지 않다”는 평가가 언제나 엇갈렸다.
올해 초 당으로 돌아와 지도부 경선에 뛰어든 김 최고위원은 변신을 시도했다. 어렵고 긴 말투를 짧고 간결하게 바꿨고, 지나치게 신중하고 수동적인 모습에서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태도로 전환했다. 대중성 부족이란 꼬리표를 떼어 내야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김 최고위원의 이런 노력은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을까. 정치인 김근태는 여전히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근태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느냐’는 물음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거나 ‘잘 모른다’는 반응이 600명을 넘었다. 특정 이미지를 제시한 나머지 응답층은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운동권’이며 ‘약하다’는 느낌과 함께 ‘정직한 리더십’이란 긍·부정이 혼합된 이미지를 제시했다.
내일신문이 한길리서치와 실시한 김 최고위원에 대한 이미지 조사에서 응답자 1000명은 ‘운동권(73명)’, ‘리더십과 추진력(50명)’, ‘자질부족과 약함(46명)’, ‘깨끗함과 정직(35명)’ 순서로 답했다.
◆“운동권이고 약하다” = 정치권과 전문가들이 꾸준히 지적해 온 ‘우유부단’ ‘햄릿형’으로 해석될만한 이미지는 국민의 답변 속에 거의 없었다. 이런 점에서 김 최고위원의 스타일 변신 노력은 일정하게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생활 11년을 거치고도 ‘운동권’이란 답변이 가장 먼저 나온 점은 김 최고위원이 아직은 강력한 과거의 이미지 안에 갇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학생운동, 재야민주화운동을 거치며 혹독한 세월을 헤쳐온 그의 인생역정을 반영하는 측면도 있지만, 달라진 사회와 미래를 끌어가기에는 ‘뒤쳐진 시간표 속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는 부정적 측면은 ‘차기주자 김근태’의 발목을 붙드는 요소다.
김 최고위원 자신도 ‘운동권’이란 과거 이미지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당으로 복귀한 1월 초 그가 기자들에게 부탁한 첫마디는 “재야파란 말을 쓰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달라진 시대에 낡은 인식과 행태를 고집하는 세력으로 비친다는 우려에서다.
여기에 차기주자로 거론되는 그에게 ‘자질부족, 약하다’는 느낌을 갖는다는 답이 46명이나 되는 것도 되새겨볼만한 대목이다. 확실한 미래주자로 신뢰를 받거나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히기 때문이다.
◆“정직한 리더십”이나 인지도 미약 = 반면, 깨끗하고 정직한 사람, 리더십과 추진력을 갖춘 사람이란 국민들의 인식은 정치인 김근태가 키워가야 할 이미지 자산일지 모른다. ‘정직한 리더십’이란 그의 이미지는 2002년 3월 불법선거자금 고백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이 있던 2000년 8월 당시 권노갑 의원에게서 불법선거자금 2000만원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정치권은 ‘순진한 바보’라고 했지만 국민들은 신선하다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에게 무엇보다 고민이 될만한 부분은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는 답변이 439명, ‘잘 모른다’는 반응이 175명이나 되는 점이다. ‘김근태의 정치적 상표’가 불분명하고 대중인지도도 여전히 낮은 수준임을 뜻하기 때문이다.
한편, 김 최고위원에 대한 소수 이미지로는 ‘김대중과 유사하다’거나 ‘젊다’, ‘관료주의’, ‘날카롭다’ 등도 있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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