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지는 교육계 마약 학부모 ‘피멍’

교사 촌지수수 처벌 목소리 높다

지역내일 2006-03-31
“담임교사 안부전화도 부담되는 것이 현실”
청와대 홈페이지까지 ‘촌지상담’ 넘쳐

새학기가 시작된지 한달이 지난 시점에서 ‘촌지동향’이 학부모들 사이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는 주변 촌지문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교사의 태도에 따라 자녀 학교 생활이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2학년생을 둔 학부모 이 모씨는 “3월중 파악한 학교장·담임교사 성향이 학부모의 1년 생활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씨의 딸은 지난해 3월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담임교사는 학기 초부터 모임을 자주 만들어 “학급 단체 티셔츠를 맞추려고 하는데 학부모 중 한분이 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행사를 맡거나 비용을 냈다. “담임교사로부터 전화가 오면 걱정부터 앞선다”는 말이 학부모들 사이에 공공연히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혹시라도 학교생활을 처음 시작한 자녀에게 불이익이 돌아갈까 봐 대다수 학부모들이 싫은 내색을 하지 못했다.
반면 이씨가 올해 학기 초 만난 딸의 새 담임교사는 “촌지나 선물을 절대 받지 않겠다”고 학부형들에게 강조했다. 이씨와 주변 학부모들은 “적어도 1년동안 맘 편하게 아이를 학교에 맡길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촌지, 안주면 걱정되고 주면 속상하고” = 학부모들은 촌지를 ‘교육계의 마약’에 비유한다. 부모 입장에서도 촌지를 주는 것이 꺼림칙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서는 “담임교사에게 무심하면 우리애가 혹시 차별을 받지는 않을까”라는 두려움이 있다. 일단 촌지를 받은 교사가 자녀에게 잘해주면, 그 후에는 자발적으로 촌지를 건네는 악순환이 계속돼 학부모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한다.
초등학교 1학년생을 둔 박 모씨는 학기 초부터 아들이 자주 야단을 맞는다는 사실에 한동안 고민에 빠졌다. 담임교사는 아들에게 “글씨를 너무 늦게 쓴다”고 핀잔을 주거나 “물컵을 안가지고 왔으니 물을 손에 받아서 먹어라”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지속해 왔던 것이다.
박씨는 주변 학부모와 대화를 나누면서야 자신이 그동안 학교에 소홀했던 것이 ‘죄’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곧바로 담임교사에게 백화점 상품권을 선물했다고 한다.

◆“아이가 상 받으면 겁부터 나는 것이 현실” = 교사들에게 선물을 하는 시기, 선물 내용도 점차 바뀌고 있다.
학부모들이 말하는 촌지 및 선물 액수는 최소 10만원선. 백화점 상품권을 선물할 경우 20만원선이며, 별도 선물을 사서 그 속에 상품권을 끼워 넣어 교사에게 건넨다고 한다.
일부 학부모는 “학기초 글짓기 및 피아노 대회 이후 담당교사에서 전화가 오면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 박 모씨는 “딸이 학교 글짓기에서 우수상을 받아 담당교사에게 명품 티셔츠를 선물했다”며 “최우수상을 받은 아이의 학부모는 학년 전체 교사를 일식집으로 초청해 식사를 대접했다”고 털어놨다.
이외에도 일부 학부모는 교사의 집안 경조사를 앞두고 참가를 유도하는 전화를 받거나, 해외연수를 앞둔 교사로부터 선물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는 경우도 있다.
최근 교육청 홈페이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청와대 홈페이지에까지 학부모들의 ‘촌지 상담’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학부모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촌지문화를 제도적 차원에서 해결해 달라는 것이 대다수 학부모들의 바람이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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