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교.과.서

지역내일 2006-04-06
아이는 좋아하지만 엄마는 고민
만화에 지식이 접목된 학습 만화는 초등학생이면 누구나 서너 권 갖고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일반 만화에 비해 공부에 재미를 붙이게 될까 하는 기대로 학습 만화를 사주면서도 엄마는 걱정이다. ‘만화에 정말 교육적인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 최근에는 교과서를 만화로 재구성한 만화 교과서도 등장했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로
정말 학습이 될까? 취재 박미경 리포터 사진 이의종 기자

주부 박주영 씨(37?서울 영등포구 신도림동)는 아들 민호 군(11)을 위해 동네 도서관에서 과학과 역사 분야의 학습 만화를 빌려오곤 한다. 만화 과학책을 본 뒤 별자리를 물어보거나 “위성을 통해 어떻게 TV를 볼 수 있나요” 하며 주변 사물에 대한 관심과 질문이 많아졌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로마 신화 부터 전문적인 요리에 나오는 명칭까지 거침없이 이야기하곤 해서 “어디서 들었니?” 하고 물어보면 “만화에서 읽었다”는 것이다. 만화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시각이 아들에 의해 긍정적으로 바뀐 케이스다.
책 읽기의 형태를 두고 고민하는 김혜나 씨(41?강서구 목동)는 “아이들에게 만화로 학습 교재나 고전을 이해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옳은지 판단이 안 선다. 당장 <만화삼국지>를 먼저 읽혀도 좋을지, 억지로라도 삼국지 책을 읽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특히 역사나 인물을 해석하는 만화는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 고증 작업이 선결되어야 하는데 졸속으로 만든 책도 쉽게 눈에 띄어 만화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까닭.
만화로 공부하는 아이들, 과연 효과 있을까
만화가 좋은 독서 습관, 공부 습관으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아동문학가 한명순 씨는 “그림의 친근함이 그림과 결합한 글의 의미를 더 잘 인지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만화를 읽으면 생각이 단순해지고 상상력이 떨어진다는 일반의 오해와는 달리 장면을 상상하면서 공간 지각 능력이 높아진다”고 장점을 든다.
그러나 한국독서교육개발원 남미영 원장은 “만화가 책에 익숙해지게 하는 효과는 있지만 계속 만화책만 찾는 아이도 적지 않다”며 “어휘 능력이 완성되는 6~12세에 읽고 쓰는 능력을 최대한 키워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꾸러기와 맹자=""> 시리즈로 유명한 만화가 윤준환 씨(동아만화미디어 대표)는 학습 만화는 1970년대 일본에서 국가 홍보용 소책자를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 만화의 형식을 빌린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덕성여대 이원복 교수의 <먼 나라="" 이웃나라="">가 발간되면서 큰 호응을 얻었고 이후 학습 만화 열풍으로 이어졌다는 것.
“어떻게 보면 육법전서 빼고는 전부 만화로 옮길 수 있게 되었어요. 요즘 세태가 단순한 것을 선호하다보니 가장 쉽게 이해하면서 엑기스만 흡수할 수 있는 만화 형태가 인기가 높을 수밖에요. 엄밀히 말하면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훌륭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만화를 고르는 기준을 놀이와 학습의 조화, 즉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콘텐츠로서의 가치에 두면 큰 후회는 없을 것입니다.”
아이들은 같은 내용이라도 교과서나 일반 서적보다는 만화로 접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제 학습 만화 읽기는 초등학생 또래 집단에서는 이미 독서의 한 방법으로 자리 매김한 듯싶다.

멀티미디어 세대 아이들에겐 교과서도 만화로
학습 만화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났다. 바로 현행 교과서를 만화로 옮긴 ‘만화 교과서’. 순수 만화를 기피하던 학부모들도 만화 교과서에는 높은 관심을 보인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플래시 만화를 보고 컴퓨터로 3D게임을 하며 DVD로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이전 세대들보다 공간 지각 능력이 훨씬 뛰어납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현재의 주입식 위주 교육은 흥미를 갖기 힘들지요.”
대성초등제넥스 학원의 황종섭 이사는 어른과 아이들의 문화적 패러다임이 확실히 다름을 인정하고 만화를 통한 학습에 대한 편견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거의 교과서 만화는 내용의 형상화나 이미지화의 과정 없이 만화의 옷만 입히거나, 아이들의 입맛에 맞는 재미만 추구하느라 지식 따로 만화 따로 겉도는 구성으로 큰 호응을 얻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나온 만화 교과서는 자기 주도적 학습을 위해 공부를 유희처럼 여겨 학습 동기를 유발하려는 목적으로 시작된 새로운 시도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
<대성초등교과서 만화="">를 살펴보면 만화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어려운 학습 내용을 흥미로운 사건과 톡톡 튀는 대사를 통해 여러 번 반복해 학습 내용의 이해를 돕는다. 단원별로 ‘스스로 평가하기’나 ‘마무리 평가하기’ 등의 코너도 마련돼 다시 한 번 정리할 기회를 준다.
<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만화과학교과서="">(위즈덤하우스)도 출간됐다.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늘어나는 과목 수와 교과별 담당 교사의 중압감으로 긴장하게 되는 예비 중학생용이다. 딱딱한 과학 이론의 효과적인 이해를 위해 주인공이 TV 속 인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유명한 과학자, 화가 들이 수시로 나타나 주인공에게 서로의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잘난 척하며 좌충우돌 부딪치는 구성이 흥미롭다.
만화 교과서는 우선 딱딱한 교과서 내용을 만화로 풀어 학습 동기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간다. 또 공부한다는 개념보다 만화를 읽는다는 기분으로 볼 수 있어 공부 부담을 덜어준다는 것도 장점. 특히 선행 학습이나 예습을 할 때 교과 내용에 대한 개념의 이해가 빨라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즉 만화 교과서는 일단 공부에 흥미를 갖도록 해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게 하는 도우미라는 것이다.

학습 만화는 공부 습관 기르는 도우미
학습 만화는 어떤 지식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고 거부감 없이 입문하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학습 만화가 교과서나 서적을 완벽히 대신할 수는 없다. 과학 교과서 만화를 읽었다면 연계된 부분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교과서나 참고서를 통해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서점에 깔린 모든 어린이 교양 학습 만화가 양서는 아니란 점을 기억해야 한다. 성공한 학습 만화의 아류작이 수없이 많으므로 신뢰할 수 있는 전문 출판사인지, 과목별로 해당 전문가가 참여했는지 엄마가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한다.학습 만화를 보고 나서 형제나 부모와 함께 이야기하는 습관은 표현력도 향상되고 논술 지도에도 유용한 방법이다.
만화를 보다가 모르는 단어나 어려운 내용이 나오면 책을 찾아보거나 인터넷을 검색해 완전한 자기 지식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만화를 동기로 자연스러운 책 읽기 습관을 기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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