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선거 논란
성 한 표
미국의 제9대 해리슨 대통령은 자신이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음에도, 통나무집에 살며 사과술을 마시는 보통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대선에 승리했다. 그의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던 1841년 3월 4일은 비까지 내리는 추운 날씨였다. 그러나 외투도 입지 않고 한 시간 반이 넘게 취임 연설문을 읽은 그는 급성폐렴에 걸려 꼭 한 달 만인 4월 4일 세상을 떠났다. 취임식에서 궂은 날씨에도 외투를 입지 않은 것은 전쟁영웅인 자신이 68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 젊다는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사상보다 그 사람의 이미지에서 나온다“고 협상 전문가 허브 코헨이 자신의 저서 ’협상의 법칙‘에서 말했다.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정책대결’을 주창하면서도 이미지 가꾸기에 몰두하는 것은 이미지의 위력을 알기 때문이다. 외모에서부터 정책과 사상에 이르기까지 후보가 가진 모든 것은 단순화된 이미지로 다른 사람에게 전달된다. 이때 후보의 이미지는 그의 어떤 구체적인 속성과 닮을 수도 있고, 전혀 다를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은 당신이 어떤 사람인 것처럼 보이는가는 알지만 실제로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마키아벨리의 말과 같다.
이미지는 사상보다 강하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아버지 조지프 케네디는 마키아벨리의 이론을 현실에 적용함으로써 성공을 거둔 사람이다. 그는 자식들에게 늘 이렇게 가르쳤다. “중요한 건 네가 누구냐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너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것이다.” 존은 당시 대중의 환상을 제대로 포착하여 젊고 진보적이며 열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냄으로써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 대통령의 자리에서 암살당한 뒤 여성 편력 등 추한 사생활이 일부 드러났지만, 그가 창조한 이미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후보자가 창조하여 제시하는 이미지를 넘어 유권자들이 어떻게 그 후보자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가는 영원한 숙제이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이미지 선거 논란도 그런 점에서 이해할 만 하다. 그러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에 대해 제기된 이미지 선거 비판은 이미지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초점을 잃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오랫동안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해 온 한나라당의 홍준표 의원은 “강금실 전 장관의 보랏빛 카드와 오세훈 전 의원의 녹색 카드가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부터 서울시장 선거는 ‘이미지 대 이미지’ 전쟁으로 급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후보가 강남 헬스클럽에서 썬텐을 하면서 이미지를 가꿀 때 나는 밤새워 서울시정을 연구했고, 피눈물 흘리며 대여투쟁을 해 왔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이 강금실 오세훈씨가 보라색 정장과 스카프, 녹색 넥타이로 갑자기 유명해 진 것처럼 주장한 것은 이미지에 대한 이해부족을 스스로 드러낸 발언이다.
그들이 만든 이미지는 색깔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은 스카프나 넥타이가 아니라 법무부 장관시절과 국회의원시절 중요한 국면에서 내린 정치적 결단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가꿔나갔다. 권력에 집착하지 않는다거나 깨끗하다는 그들의 이미지가 지도층의 끝없는 권력욕과 이전투구, 부패에 절망하고 있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자신을 가장 표현하는 이미지라야
따라서 신문 방송의 보도가 두 사람의 스카프와 넥타이에 초점을 맞춰 이를 쫓아다니면서 한편으로는 바로 이것을 이미지 선거로 부각시키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이밖에도 붉은 악마, 호랑이, 해병대, 자전거, 네 잎 클로버 등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려고 한다는데 이 역시 이미지가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데서 오는 현상들이다.
우리는 ‘과도한 기대’라는 심리현상에 빠져 있기 때문에 환상을 찾고 또 믿기까지 한다. 우리는 환상 속에서 상반된 것들을 원하고 불가능한 것을 원한다. 따라서 환상제조 산업이 번창하고 있다고 ‘이미지와 환상’의 저자 다니엘 부어스틴이 예리하게 지적했다. 그는 환상제조 산업의 대표주자로 텔레비전을 꼽았다. 텔레비전을 통해 전달되는 생생한 이미지는 희미한 현실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이미지는 사람들이 믿지 않는다면 전혀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이미지가 실제 대상을 압도할 만큼 생생하게 만들어져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려면 그 이미지는 상식을 뛰어 넘어서는 안 된다. 이미지 선거를 비판한 홍 의원도 경쟁자들과 싸울 수 있는 이미지를 이미 만들어 선전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난 촌놈 이미지, 강성 이미지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만든 이미지가 자신을 잘 표현할 때 가장 강력한 카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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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한 표
미국의 제9대 해리슨 대통령은 자신이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음에도, 통나무집에 살며 사과술을 마시는 보통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대선에 승리했다. 그의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던 1841년 3월 4일은 비까지 내리는 추운 날씨였다. 그러나 외투도 입지 않고 한 시간 반이 넘게 취임 연설문을 읽은 그는 급성폐렴에 걸려 꼭 한 달 만인 4월 4일 세상을 떠났다. 취임식에서 궂은 날씨에도 외투를 입지 않은 것은 전쟁영웅인 자신이 68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 젊다는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사상보다 그 사람의 이미지에서 나온다“고 협상 전문가 허브 코헨이 자신의 저서 ’협상의 법칙‘에서 말했다.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정책대결’을 주창하면서도 이미지 가꾸기에 몰두하는 것은 이미지의 위력을 알기 때문이다. 외모에서부터 정책과 사상에 이르기까지 후보가 가진 모든 것은 단순화된 이미지로 다른 사람에게 전달된다. 이때 후보의 이미지는 그의 어떤 구체적인 속성과 닮을 수도 있고, 전혀 다를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은 당신이 어떤 사람인 것처럼 보이는가는 알지만 실제로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마키아벨리의 말과 같다.
이미지는 사상보다 강하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아버지 조지프 케네디는 마키아벨리의 이론을 현실에 적용함으로써 성공을 거둔 사람이다. 그는 자식들에게 늘 이렇게 가르쳤다. “중요한 건 네가 누구냐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너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것이다.” 존은 당시 대중의 환상을 제대로 포착하여 젊고 진보적이며 열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냄으로써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 대통령의 자리에서 암살당한 뒤 여성 편력 등 추한 사생활이 일부 드러났지만, 그가 창조한 이미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후보자가 창조하여 제시하는 이미지를 넘어 유권자들이 어떻게 그 후보자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가는 영원한 숙제이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이미지 선거 논란도 그런 점에서 이해할 만 하다. 그러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에 대해 제기된 이미지 선거 비판은 이미지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초점을 잃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오랫동안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해 온 한나라당의 홍준표 의원은 “강금실 전 장관의 보랏빛 카드와 오세훈 전 의원의 녹색 카드가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부터 서울시장 선거는 ‘이미지 대 이미지’ 전쟁으로 급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후보가 강남 헬스클럽에서 썬텐을 하면서 이미지를 가꿀 때 나는 밤새워 서울시정을 연구했고, 피눈물 흘리며 대여투쟁을 해 왔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이 강금실 오세훈씨가 보라색 정장과 스카프, 녹색 넥타이로 갑자기 유명해 진 것처럼 주장한 것은 이미지에 대한 이해부족을 스스로 드러낸 발언이다.
그들이 만든 이미지는 색깔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은 스카프나 넥타이가 아니라 법무부 장관시절과 국회의원시절 중요한 국면에서 내린 정치적 결단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가꿔나갔다. 권력에 집착하지 않는다거나 깨끗하다는 그들의 이미지가 지도층의 끝없는 권력욕과 이전투구, 부패에 절망하고 있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자신을 가장 표현하는 이미지라야
따라서 신문 방송의 보도가 두 사람의 스카프와 넥타이에 초점을 맞춰 이를 쫓아다니면서 한편으로는 바로 이것을 이미지 선거로 부각시키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이밖에도 붉은 악마, 호랑이, 해병대, 자전거, 네 잎 클로버 등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려고 한다는데 이 역시 이미지가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데서 오는 현상들이다.
우리는 ‘과도한 기대’라는 심리현상에 빠져 있기 때문에 환상을 찾고 또 믿기까지 한다. 우리는 환상 속에서 상반된 것들을 원하고 불가능한 것을 원한다. 따라서 환상제조 산업이 번창하고 있다고 ‘이미지와 환상’의 저자 다니엘 부어스틴이 예리하게 지적했다. 그는 환상제조 산업의 대표주자로 텔레비전을 꼽았다. 텔레비전을 통해 전달되는 생생한 이미지는 희미한 현실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이미지는 사람들이 믿지 않는다면 전혀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이미지가 실제 대상을 압도할 만큼 생생하게 만들어져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려면 그 이미지는 상식을 뛰어 넘어서는 안 된다. 이미지 선거를 비판한 홍 의원도 경쟁자들과 싸울 수 있는 이미지를 이미 만들어 선전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난 촌놈 이미지, 강성 이미지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만든 이미지가 자신을 잘 표현할 때 가장 강력한 카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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