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오랜 부실을 떨치고 있다. 지방은행에 버금갈 정도로 자산규모가 커진 곳도 다수다. 그러나 금융권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부동산 경기악화나 주식시장 침체 등에[ 따른 각종 리스크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 가운데 내실을 다지며 독자적인 영역구축으로 서민금융권의 방향을 고민하는 우량 저축은행들을 찾았다.
경제위기 때도 끄떡없었다.삼신저축은행(대표이사 최태건·사진)이 어떤 곳이냐고 물으면 업계에서는 이 한 마디로 답한다.
최태건 대표는 “삼신이 창립한 이래 지난 3월 23주년을 맞을 때까지 변함없이 지켜온 두가지 원칙이 있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남의 돈’은 절대 위험한 곳에 굴리면 안된다는 게 하나. 법령과 규칙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게 두 번째다. ‘밑지지만 않으면 된다’는 창업주의 정신에 ‘금융업은 욕심 내면 안되다’는 최 대표의 철학이 결합된 작품이다.
주식시장이 사상초유의 성장률을 자랑하던 지난해, 주식투자를 하지 않았던 저축은행은 몇 되지 않을 것이다. 삼신이 그중 하나다. 최근 저축은행의 주 수익원이라는 부동산PF도 삼신은 모른다. 다만 경기권 저축은행들과 함께 토지를 소유했거나 토지구입을 앞둔 건설업체에 땅을 담보로 공동대출은 한다. 참여 저축은행 모두가 해당 업체와 사업에 대해 검토하기 때문에 부실이 생기기도 어렵다. 현재까지 20건 이상, 400억원 가량 대출이 나갔지만 부실은 단 한건도 없다.
신용대출도 없다. 지역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일수대출이 신용대출 형태로는 유일하다. 그나마 위험해질 것 같아서 규모를 200억원에서 30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최태건 대표는 “위험도가 낮은 것도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무위험이어야 해요.”
인천경기권이 어느새 가장 치열한 저축은행 경쟁지가 됐지만 ‘호객행위’는 금물이다. 대출 목표를 지나치지 않게 설정하기 위해 예금 금리도 항상 조절한다.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연 5.70~5.80%를 넘나들며 경쟁적으로 쏟아질 때도 삼신은 5.10~5.30%였다. 10~20년 거래하는 고객이 ‘왜 옆집보다 덜 주느냐’고 해 곤란할 때도 있었다.
“소액이면 조금씩 신경을 씁니다. 그렇지만 높은 금리만 바라고 오는 신규는 차라리 받지 않아요.”
그래서 삼신은 신규 고객 유입이 다른 저축은행에 비해 더딘 편이다. 이렇게 ‘장사’해서 남는 게 있을까. 최 대표는 “지난해 세금만 20억원을 냈다”고 돌려 답했다. 올해는 30억원을 낼 수 있을 거란다.
부동산대출 컨소시엄 아파트담보대출 등 일정한 포트폴리오를 유지해서 가능하다. 시중은행과 금리경쟁을 하지 않아도 될 상품 궁리도 일찌감치 시작했다. 10여년 전 삼신에서 처음 시작해 이제는 대표상품이 된 ‘교회대출’이 대표적이다. 모두가 삼신 구성원들이 책임져야 할 몫이다.
“우리 맨파워는 최고예요. 직원들 교육을 많이 시킵니다. 실력을 키워야죠. 대리 진급 시험이 고시 수준이에요. 모두 논술식인데 나도 답이 어려울 정도라니까요. 저축은행 직원들 전국경시 한번 해보면 좋겠어요.”
원하면 언제든 사이버대학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딱히 자기 업무와 연관되는 과목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취미생활도 자기계발이다. 임직원 수가 50명인 작은 저축은행에서 매학기 강의를 듣는 직원이 30명이다. 일상적으로 한자 등 교양교육도 빼놓지 않는다. 직원 개개인의 연애문제나 가정사 등도 꼼꼼히 챙긴다. 업무와 직결되는 문제라 그렇다.
“숫자로는 아니지만 내용면에서는 우리가 업계 최고라고 자부해요.”
BIS 비율이나 고정이하 여신이 중요한 기준이긴 하지만 수치에 구애받지 않는다. 6%대와 9%대만 유지하면 된다. ‘1등’보다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
“지금도 대출 가운데 불안한 건 단 한건도 없다고 자신합니다. 담보가 충분해요. 6개월 이상 연체된 것이라도 경락되면 밀린 이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정상 이자는 모두 받을 수 있어요.”
고객들도 그 ‘전통’을 믿는다. 예금자 열명 중 세명 이상은 예금자보호 한도(5000만원) 이상을 예치하고 있다. 수십억원대 예금주도 다수고 백억원대를 맡긴 고객도 있다.
“예금자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게 최고의 서비스”라는 최 대표다. 그 역시 “퇴직금을 받으면 여기 말고 다른 데 맡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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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때도 끄떡없었다.삼신저축은행(대표이사 최태건·사진)이 어떤 곳이냐고 물으면 업계에서는 이 한 마디로 답한다.
최태건 대표는 “삼신이 창립한 이래 지난 3월 23주년을 맞을 때까지 변함없이 지켜온 두가지 원칙이 있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남의 돈’은 절대 위험한 곳에 굴리면 안된다는 게 하나. 법령과 규칙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게 두 번째다. ‘밑지지만 않으면 된다’는 창업주의 정신에 ‘금융업은 욕심 내면 안되다’는 최 대표의 철학이 결합된 작품이다.
주식시장이 사상초유의 성장률을 자랑하던 지난해, 주식투자를 하지 않았던 저축은행은 몇 되지 않을 것이다. 삼신이 그중 하나다. 최근 저축은행의 주 수익원이라는 부동산PF도 삼신은 모른다. 다만 경기권 저축은행들과 함께 토지를 소유했거나 토지구입을 앞둔 건설업체에 땅을 담보로 공동대출은 한다. 참여 저축은행 모두가 해당 업체와 사업에 대해 검토하기 때문에 부실이 생기기도 어렵다. 현재까지 20건 이상, 400억원 가량 대출이 나갔지만 부실은 단 한건도 없다.
신용대출도 없다. 지역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일수대출이 신용대출 형태로는 유일하다. 그나마 위험해질 것 같아서 규모를 200억원에서 30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최태건 대표는 “위험도가 낮은 것도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무위험이어야 해요.”
인천경기권이 어느새 가장 치열한 저축은행 경쟁지가 됐지만 ‘호객행위’는 금물이다. 대출 목표를 지나치지 않게 설정하기 위해 예금 금리도 항상 조절한다.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연 5.70~5.80%를 넘나들며 경쟁적으로 쏟아질 때도 삼신은 5.10~5.30%였다. 10~20년 거래하는 고객이 ‘왜 옆집보다 덜 주느냐’고 해 곤란할 때도 있었다.
“소액이면 조금씩 신경을 씁니다. 그렇지만 높은 금리만 바라고 오는 신규는 차라리 받지 않아요.”
그래서 삼신은 신규 고객 유입이 다른 저축은행에 비해 더딘 편이다. 이렇게 ‘장사’해서 남는 게 있을까. 최 대표는 “지난해 세금만 20억원을 냈다”고 돌려 답했다. 올해는 30억원을 낼 수 있을 거란다.
부동산대출 컨소시엄 아파트담보대출 등 일정한 포트폴리오를 유지해서 가능하다. 시중은행과 금리경쟁을 하지 않아도 될 상품 궁리도 일찌감치 시작했다. 10여년 전 삼신에서 처음 시작해 이제는 대표상품이 된 ‘교회대출’이 대표적이다. 모두가 삼신 구성원들이 책임져야 할 몫이다.
“우리 맨파워는 최고예요. 직원들 교육을 많이 시킵니다. 실력을 키워야죠. 대리 진급 시험이 고시 수준이에요. 모두 논술식인데 나도 답이 어려울 정도라니까요. 저축은행 직원들 전국경시 한번 해보면 좋겠어요.”
원하면 언제든 사이버대학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딱히 자기 업무와 연관되는 과목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취미생활도 자기계발이다. 임직원 수가 50명인 작은 저축은행에서 매학기 강의를 듣는 직원이 30명이다. 일상적으로 한자 등 교양교육도 빼놓지 않는다. 직원 개개인의 연애문제나 가정사 등도 꼼꼼히 챙긴다. 업무와 직결되는 문제라 그렇다.
“숫자로는 아니지만 내용면에서는 우리가 업계 최고라고 자부해요.”
BIS 비율이나 고정이하 여신이 중요한 기준이긴 하지만 수치에 구애받지 않는다. 6%대와 9%대만 유지하면 된다. ‘1등’보다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
“지금도 대출 가운데 불안한 건 단 한건도 없다고 자신합니다. 담보가 충분해요. 6개월 이상 연체된 것이라도 경락되면 밀린 이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정상 이자는 모두 받을 수 있어요.”
고객들도 그 ‘전통’을 믿는다. 예금자 열명 중 세명 이상은 예금자보호 한도(5000만원) 이상을 예치하고 있다. 수십억원대 예금주도 다수고 백억원대를 맡긴 고객도 있다.
“예금자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게 최고의 서비스”라는 최 대표다. 그 역시 “퇴직금을 받으면 여기 말고 다른 데 맡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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