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농사 해 봤자 남는 게 없다”

지역내일 2006-04-18
“쌀농사 해 봤자 남는 게 없다”
영농철 전남 농촌 갈수록 힘들어.... 비료·인건비 폭등으로 살길 ‘막막’

영농철을 맞은 전남 농민들이 생기를 잃고 있다. 예전 이맘때는 논농사 준비로 눈코 뜰 사이가 없지만 수입쌀이 들어오면서부터 한숨만 늘어가고 있다. 특히 비료와 기름값이 폭등하자 “쌀농사를 해 봤자 남는 게 없다”고 일손마저 놓고 있다. 농민들은 이 때문에 부업을 찾아 공사장을 전전하고 있다.
한미 FTA 협상 이후 수입쌀이 본격 판매되면서 농민들의 한숨은 한층 깊어가고 있다.
함평군 신광면에서 만난 모현상(89)씨는 “영농자금을 빌어 논농사를 짓고 있는데 수입쌀 때문에 쌀값이 마냥 떨어지고 있다”고 얼굴을 찡그렸다.
농민들은 지난해부터 추곡수매제가 폐지되면서 쌀값이 30% 이상 떨어져 도저히 수지를 맞힐 수 없다고 걱정했다.
고흥군 포두면에서 농사는 짓는 송 모(35)씨는 "쌀농사를 2만평 정도 짓는데 이것저것 다 빼면 생산비도 건지기 힘든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나주시 공산면 사는 노홍섭(36)씨도 “쌀농사 1만평을 경작해 봤자 기껏 1000만원도 손에 넣을 수 없다”며 “이제 농촌은 희망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쌀값이 폭락하고 있지만 비료·면세유 등 원자재 가격은 오히려 급등했다.
요소 비료는 지난해 6100원에서 올해 8900원으로 폭등했다. 다른 화학 비료 역시 가격이 30% 이상 올랐다. 정부보조금이 올부터 없어지면서 화학비료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장흥군에서 비료 파는 김 모(40)씨는 “밑거름용 복합비료 역시 30% 이상 올랐다”고 어려운 농촌현실을 전했다.
함평군 신광농협에서 만난 김 모(56)씨도 “지난해 6000원 하던 비료가 올해 9000원으로 올랐다”고 걱정을 늘어놓았다.
비료 가격이 올라가면서 단위 농협의 걱정도 늘고 있다. 외상 거래가 늘어서다. 함평군 신광농협 한 관계자는 “채권 회수를 어떻게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농업용 면세유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한 정유회사에 따르면 ℓ당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413원(3월 기준)에서 올해는 486원으로 17% 이상 올랐다. 소매가격도 25% 이상 상승했다고 한다.
인건비 상승도 농민들의 주름을 늘려갔다. 과수원이 많은 나주시의 경우 가지치기 작업은 1일 10만원(성인 남자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0% 이상 뛰었다. 나주에서 만난 노 씨는 “남녀 인건비가 지난해보다 1만원 이상 상승했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쌀농사가 희망을 잃자 부업을 찾는 농민들이 늘고 있다.
함평군 신광농협에서 만난 김 씨는 군에서 운영하는 독립운동가 김 철 선생 기념관에서 일용직으로 일한다. 김 씨는 이곳에서 한달에 70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작은 돈이지만 정기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나마 가계 보탬이 되고 있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나이가 많은 농민은 부업마저도 구할 수 없다. 함평군 신광면 들녘에서 만난 모씨는 “나이 든 사람은 부업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주시에서 사는 노 씨는 “20가구가 사는 우리 마을에서만 2가구가 부업을 하고 있다”고 희망을 잃은 농촌 현실을 얘기했다. 전남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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