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석유회사 후원으로 진행되는 북극연구 윤리적인가
영국과 미국 과학자들이 북극 지질연구에 대한 과학·윤리적 정당성에 관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18일 보도했다.
미국 지질연구소(USGS)는 영국 석유회사 BP, 노르웨이 스탯오일사와 함께 북극해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지를 찾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USGS는 “이번 연구가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적 노력의 일부분”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북극과 남극에서 조사활동을 하고 있는 영국 남극연구소 크리스 래플리 단장은 “USGS의 계획은 윤리·과학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내년 봄부터 극지방에 관한 역사적 연구 시작 = ‘국제극지관측의 해’(IPY)를 계기로 내년 3월부터 2009년 3월까지 극지방의 기후, 빙핵, 영구동토를 비롯해 석유·가스 매장 현황 등 극지방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된다.
IPY의 주요 연구목적은 지구 온난화 해결방안을 찾고 지구온난화가 극지방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것이다. 이 연구에 세계 60개국에서 과학자 수천 명이 참여해 25억~30억 유로가 쓰여 질 계획이다.
지금까지 연구결과에 따르면 북극은 지구 다른 지역에 비해 온난화가 두 배 정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지난 9월 기준, 북극의 얼음이 역사상 가장 낮아진 상태다.
과학자들은 북극의 온도가 2100년에는 지금보다 4~7도 정도 높아지고, 2060년에는 북극에서 얼음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IPY 연구가 지구기후와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는 과학적 활동이라면, USGS의 연구는 북극지역에 매장된 화석연료에 대한 정보를 석유회사에 직·간접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지질연구로 볼 수 있다.
IPY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BP와 스텟오일은 북극지역의 석유, 가스, 메탄층, 메탄하이드레이트 등 에너지자원을 조사에 참여한 중요한 컨소시엄 회원”이라고 밝혔다.
지리학자들은 북극지역에 지구 전체 4분의 1에 해당하는 석유·천연가스가 매장돼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북극 얼음층이 점점 낮아지며 아직 발견되지 않은 화석연료를 찾으려는 다국적 석유회사들의 채굴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남극연구소의 래플리 단장은 “하이드로카본(탄화수소) 매장지역을 찾기 위해 북극에서 지질학 연구를 벌이는 USGS와 일부 석유회사들의 계획에 마음이 편치 않다”며 “이는 IPY 연구의 윤리적 원칙과 과학적 지침에 부합하지 않는 행위”라고 말했다.
◆극지방연구는 지구환경 문제해결을 위해 진행돼야 = 지난달 이미 조사준비를 시작한 IPY 연구계획에 대해 래플리 단장은 “기후변화는 이미 극지방 주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기후변화 문제가 전 세계로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과학자들은 시급한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극지방 주민들도 “미국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때문에 생활이 피해를 받고 있다”며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막는 길은 화석연료가 연소할 때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IPY 과학자들은 USGS 연구계획을 승인한 상태지만 래플리 단장은 USGS 계획의 적합성에 관해 이번 주 캠브리지에서 열리는 IPY 회의에서 문제점을 제기할 계획이다.
래플리 단장은 “현실적으로 북극에서 화석연료를 채취하는 행위를 막을 수 없다면 환경 친화적 채굴방법이라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USGS의 수잔 위드맨은 “지질학적 정보를 이용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석유와 천연가스를 찾아내는 것이 우리 계획”이라고 말했다.
USGS 계획은 ‘북극에너지평가’로 불리며 이는 ‘세계 에너지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세계 에너지프로젝트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화석연료매장지를 찾으려는 국제적 계획으로 아모코, 콘티넨탈오일, 텍사코, 페트로캐나다 등 석유회사들이 회원으로 등록돼있다.
지난해 세계 에너지프로젝트에 투입된 예산은 200만 달러였지만 이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위드맨 대변인은 “IPY의 연구에는 에너지 자원에 관한 것이 포함되어 있다”며 “북극 개발 가능성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자원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진성 리포터 1004jinny513@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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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미국 과학자들이 북극 지질연구에 대한 과학·윤리적 정당성에 관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18일 보도했다.
미국 지질연구소(USGS)는 영국 석유회사 BP, 노르웨이 스탯오일사와 함께 북극해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지를 찾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USGS는 “이번 연구가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적 노력의 일부분”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북극과 남극에서 조사활동을 하고 있는 영국 남극연구소 크리스 래플리 단장은 “USGS의 계획은 윤리·과학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내년 봄부터 극지방에 관한 역사적 연구 시작 = ‘국제극지관측의 해’(IPY)를 계기로 내년 3월부터 2009년 3월까지 극지방의 기후, 빙핵, 영구동토를 비롯해 석유·가스 매장 현황 등 극지방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된다.
IPY의 주요 연구목적은 지구 온난화 해결방안을 찾고 지구온난화가 극지방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것이다. 이 연구에 세계 60개국에서 과학자 수천 명이 참여해 25억~30억 유로가 쓰여 질 계획이다.
지금까지 연구결과에 따르면 북극은 지구 다른 지역에 비해 온난화가 두 배 정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지난 9월 기준, 북극의 얼음이 역사상 가장 낮아진 상태다.
과학자들은 북극의 온도가 2100년에는 지금보다 4~7도 정도 높아지고, 2060년에는 북극에서 얼음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IPY 연구가 지구기후와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는 과학적 활동이라면, USGS의 연구는 북극지역에 매장된 화석연료에 대한 정보를 석유회사에 직·간접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지질연구로 볼 수 있다.
IPY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BP와 스텟오일은 북극지역의 석유, 가스, 메탄층, 메탄하이드레이트 등 에너지자원을 조사에 참여한 중요한 컨소시엄 회원”이라고 밝혔다.
지리학자들은 북극지역에 지구 전체 4분의 1에 해당하는 석유·천연가스가 매장돼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북극 얼음층이 점점 낮아지며 아직 발견되지 않은 화석연료를 찾으려는 다국적 석유회사들의 채굴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남극연구소의 래플리 단장은 “하이드로카본(탄화수소) 매장지역을 찾기 위해 북극에서 지질학 연구를 벌이는 USGS와 일부 석유회사들의 계획에 마음이 편치 않다”며 “이는 IPY 연구의 윤리적 원칙과 과학적 지침에 부합하지 않는 행위”라고 말했다.
◆극지방연구는 지구환경 문제해결을 위해 진행돼야 = 지난달 이미 조사준비를 시작한 IPY 연구계획에 대해 래플리 단장은 “기후변화는 이미 극지방 주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기후변화 문제가 전 세계로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과학자들은 시급한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극지방 주민들도 “미국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때문에 생활이 피해를 받고 있다”며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막는 길은 화석연료가 연소할 때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IPY 과학자들은 USGS 연구계획을 승인한 상태지만 래플리 단장은 USGS 계획의 적합성에 관해 이번 주 캠브리지에서 열리는 IPY 회의에서 문제점을 제기할 계획이다.
래플리 단장은 “현실적으로 북극에서 화석연료를 채취하는 행위를 막을 수 없다면 환경 친화적 채굴방법이라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USGS의 수잔 위드맨은 “지질학적 정보를 이용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석유와 천연가스를 찾아내는 것이 우리 계획”이라고 말했다.
USGS 계획은 ‘북극에너지평가’로 불리며 이는 ‘세계 에너지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세계 에너지프로젝트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화석연료매장지를 찾으려는 국제적 계획으로 아모코, 콘티넨탈오일, 텍사코, 페트로캐나다 등 석유회사들이 회원으로 등록돼있다.
지난해 세계 에너지프로젝트에 투입된 예산은 200만 달러였지만 이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위드맨 대변인은 “IPY의 연구에는 에너지 자원에 관한 것이 포함되어 있다”며 “북극 개발 가능성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자원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진성 리포터 1004jinny5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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