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겨울연가, 대장금 그 다음은?
이성원 문화관광부 문화정책국장
홍콩 국제공항에 들렀을 때의 일이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식당을 찾았다. 한류확산으로 혹시나 기대를 했건만, 중식, 일식은 물론 태국식당은 볼 수 있었으나 한식당은 없었다.
공항식당은 그 나라 음식문화의 세계화, 고급화를 판단하는 잣대가 된다. 세계인의 입맛에 맞아야 하고 고급스런 이미지가 없으면 입점조차 어렵다. 일본 정부는 1970년대부터 전세계 주요공항에 일본식당 입주를 적극 지원했고, 태국도 자국문화 보급의 전진기지로 ‘세계의 주방’(Kitchen of the world)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는데, 우리는 이제야 ‘한(韓)브랜드’로 대표되는 전통문화 세계화 사업의 시동을 걸었다.
다행스러운 건 우리의 문화가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 ‘왕의 남자’와 TV드라마 ‘궁’ 등 전통문화를 소재로 다양한 영상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사스예방에 효험이 있는 걸로 알려졌던 ‘김치’가 최근에는 세계 5대 건강식품에 올랐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문화가 우리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된 시대에, 우리문화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첫째, 대중문화에 치우쳤던 한류를 지속·확산시키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이다. 기초과학 없이 첨단기술을 꽃피울 수 없고, 두터운 선수층 없이 좋은 성적을 계속 내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이다.
둘째, 전통문화를 홀대하고 서구문화를 대접했던 그간의 풍토를 극복, 우리의 문화정체성이 제자리를 찾는 의미도 있다. 셋째, 문화콘텐츠의 수요가 커지고 있는 디지털 융합시대에 양질의 문화콘텐츠 공급원이 될 수 있다.
우리 전통문화를 육성하고 세계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고급화와 체계화를 위한 효율적인 브랜드 전략이 요구된다. 가부키, 기모노, 스시, 스모, 스파로 대별되는 일본처럼 한국하면 떠오르는 고유한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 여러 부처에서 산발적으로 펼치고 있는 사업을 범정부 차원의 통합적 육성체계로 재구성하는 작업도 한 방안이다. 분야별 대표단체와 지역거점을 육성하고, 우수 콘텐츠를 발굴·육성해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노력도 체계화해야 한다. 또한 각종 표준화 및 문화원형 발굴과 병행. 관련 종사자와 전문가, 지자체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전통문화는 ‘블루오션’이다.
한복, 사찰음식, 막사발, 방짜유기, 전통차 등 한브랜드 보자기에 담을 소재는 충분하다. 하지만 전문인력 양성, 체계적인 실태조사와 영세업자가 포진한 시장 활성화 등 풀어야 할 숙제 또한 적지 않다.
모방을 통해 2위가 되는 시기는 지났다. 세계인이 공감하는 문화 상품으로 전통을 재창조할 때만이 품위있는 문화 선진국의 반열에 설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은 드라마와 한류스타가 선두에 섰지만 이제부턴 전통문화도 함께 서야 한다. 프랑스에 명품 향수와 와인이 있다면, 한국에는 명품 막사발과 한복이 있다고 당당히 이야기하는, 문화가 중심이 되는 ‘국가브랜드 4강’ 시대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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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문화관광부 문화정책국장
홍콩 국제공항에 들렀을 때의 일이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식당을 찾았다. 한류확산으로 혹시나 기대를 했건만, 중식, 일식은 물론 태국식당은 볼 수 있었으나 한식당은 없었다.
공항식당은 그 나라 음식문화의 세계화, 고급화를 판단하는 잣대가 된다. 세계인의 입맛에 맞아야 하고 고급스런 이미지가 없으면 입점조차 어렵다. 일본 정부는 1970년대부터 전세계 주요공항에 일본식당 입주를 적극 지원했고, 태국도 자국문화 보급의 전진기지로 ‘세계의 주방’(Kitchen of the world)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는데, 우리는 이제야 ‘한(韓)브랜드’로 대표되는 전통문화 세계화 사업의 시동을 걸었다.
다행스러운 건 우리의 문화가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 ‘왕의 남자’와 TV드라마 ‘궁’ 등 전통문화를 소재로 다양한 영상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사스예방에 효험이 있는 걸로 알려졌던 ‘김치’가 최근에는 세계 5대 건강식품에 올랐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문화가 우리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된 시대에, 우리문화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첫째, 대중문화에 치우쳤던 한류를 지속·확산시키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이다. 기초과학 없이 첨단기술을 꽃피울 수 없고, 두터운 선수층 없이 좋은 성적을 계속 내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이다.
둘째, 전통문화를 홀대하고 서구문화를 대접했던 그간의 풍토를 극복, 우리의 문화정체성이 제자리를 찾는 의미도 있다. 셋째, 문화콘텐츠의 수요가 커지고 있는 디지털 융합시대에 양질의 문화콘텐츠 공급원이 될 수 있다.
우리 전통문화를 육성하고 세계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고급화와 체계화를 위한 효율적인 브랜드 전략이 요구된다. 가부키, 기모노, 스시, 스모, 스파로 대별되는 일본처럼 한국하면 떠오르는 고유한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 여러 부처에서 산발적으로 펼치고 있는 사업을 범정부 차원의 통합적 육성체계로 재구성하는 작업도 한 방안이다. 분야별 대표단체와 지역거점을 육성하고, 우수 콘텐츠를 발굴·육성해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노력도 체계화해야 한다. 또한 각종 표준화 및 문화원형 발굴과 병행. 관련 종사자와 전문가, 지자체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전통문화는 ‘블루오션’이다.
한복, 사찰음식, 막사발, 방짜유기, 전통차 등 한브랜드 보자기에 담을 소재는 충분하다. 하지만 전문인력 양성, 체계적인 실태조사와 영세업자가 포진한 시장 활성화 등 풀어야 할 숙제 또한 적지 않다.
모방을 통해 2위가 되는 시기는 지났다. 세계인이 공감하는 문화 상품으로 전통을 재창조할 때만이 품위있는 문화 선진국의 반열에 설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은 드라마와 한류스타가 선두에 섰지만 이제부턴 전통문화도 함께 서야 한다. 프랑스에 명품 향수와 와인이 있다면, 한국에는 명품 막사발과 한복이 있다고 당당히 이야기하는, 문화가 중심이 되는 ‘국가브랜드 4강’ 시대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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