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서 중고생까지 자녀의 학교 부적응 대처법

지역내일 2006-04-20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 어찌할까요?
연령별 대처방법 달라
해마다 새 학년이 시작될 때면 몇몇 엄마들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 때문에 고민이다. 이맘때면 그런 아이도 어느 정도 학교에 적응할 즈음. 그런데 다른 한편에선 이즈음부터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생겨난다. 단체생활의 어려움이나 반 친구들과의 갈등, 학습 부적응 등 학교생활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나타나기 때문.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위해, 엄마는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까?

◆유치원 단계, 원인부터 찾아라 = 유치원에 다니는 여섯 살 나림이는 요즘 아침마다 엄마와 전쟁이다. 세수도 안하고 사사건건 트집에 반항까지, 유치원 가기 싫다며 운지 일주일째. 아이가 말을 하지 않아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엄마는 담임교사와 상담 끝에 친구 문제임을 알았다. 똑똑하고 활발한 편이라 늘 먼저 대답하고 말이 많으니 친구들이 ‘잘난 체 한다’며 놀린 것. 엄마는 양보와 배려를 강조하며 친구와의 대화법을 다시 가르치고 있다.
엄마들의 경험에 따르면,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에겐 뚜렷한 원인이 있고 이를 해결하면 된다고 말한다.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유치원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고 선생님과도 친밀한 커뮤니케이션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게 공통된 이야기. 매일 몇 시간씩 대화를 이끌어낸 끝에 때리는 아이가 있다는 걸 알아낸 경우도 있고, 집에 와서 역할놀이 하는 모습을 유심히 보고 선생님 꾸중에 마음이 상한 걸 눈치 챈 경우도 있다. 때리는 친구 때문에 유치원에 가기 싫다는 걸 알아낸 연호 엄마는 매일같이 그 친구의 입장에 대해 설명해주고 바람직한 화해 방법을 알려주면서 아이의 갈등이 줄어들었다고 전한다.
“처음에는 잘 다니다 4~5월이 되면 부쩍 유치원에 가기 싫다는 아이가 많아진다. 정해진 시간과 규칙 안에서 생활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되고 자기 맘대로 할 수 없다는 것, 친구에게 방해받는 일 등 불편한 요소들이 파악되기 때문이다. 이 시기만 잘 넘기면 아이들은 잘 적응해간다. 가기 싫다고 해서 보내지 않으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늦어진다.” 유치원 교사 서정미 씨의 조언이다.
만일 엄마가 아이의 태도에 화가 나서 강압적으로 보내거나 ‘왜 너만 그러냐’는 식으로 다그친다면 아이는 오히려 뒤로 물러나 유치원 생활 자체를 거부하게 된다. 엄마는 유치원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시키면서 아이의 적응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상황을 아이가 사회생활에 적응해 나가는 하나의 단계라 받아들이는 게 좋다는 의견이다.
6세반 담임으로 있는 한윤아 교사는 원인이 외부에만 있는 건 아니라고 지적한다. “등교 시간에 TV나 게임에 빠져있다면 자연히 유치원에 가기 싫어진다. 좋아하는 반찬이 없는 점심식사도 힘들어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밥만 달라는 아이도 있고 혼자 떠먹는 게 힘겨운 아이는 식사시간만 되면 울기부터 한다. 따라서 이유를 밖에서만 찾을 게 아니라 엄마의 욕심과 아이의 잘못된 생활 습관도 들여다봐야한다”고 조언했다.

◆초등학생, 엄마의 관심 중요 = 올해 초등학교에 아이를 보낸 엄마 정아무개 씨(35·경기도 수원시)는 요즘 학교 빨리 가고 싶다며 새벽같이 일어나던 아이가 입학 2~3주 후부터 가기 싫단 말을 해 마음고생이 심하다. 처음 며칠은 일단 보내야 된다는 조바심에 아이 기분 맞춰주기에만 급급했는데 아이와 대화하다보니 가장 큰 문제는 수업 부적응에 있었다. 그동안 20분도 한자리에 앉아 있어본 적이 없던 아이가 40분씩 오전 내내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힘겨웠던 것.
아직 서먹한 친구 관계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엄마들은 학기 초면 친구 만들어주기 바쁘다. 이아무개 씨(36·송파구 문정동) 아이의 경우도 친구가 생긴 이후 등교 거부가 사라졌다. 방법은 자주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놀게 해주는 것. 덕분에 아이에게 친한 친구가 몇 명 생기면서 학교생활에 즐거움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고학년이 되면 원인은 좀 더 미묘해진다. 따돌림이나 직설적인 비난이 은연중에 생겨나 또래관계에 대한 고민이 심각해질 수 있다. 교사의 질책이나 친구들의 말도 민감하게 받아들여 혼자서 속앓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소극적이거나 내성적인 아이들은 이런 상황을 잘 표현하지 않아 교사가 알아채기도 힘들다.
중랑구청소년수련관 손영미 상담팀장은 엄마가 학교 얘기를 들어주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특정 사건을 따지듯이 묻거나 잔소리로 답하는 것보다는 정말 호기심과 관심을 갖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게 대화의 기술. 아이 행동을 나무라거나 남을 비난하기보다 수긍하면서 받아들여야 한다. 비슷한 주위 경험과 엄마가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너도 잘 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것도 잊지 말 것.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아들을 둔 최연미 씨(39·경기도 구리시)는 엄마의 관심이 아이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건 고학년도 예외가 아니라고 말한다. “엄마가 친구를 초대해줬다는 것, 엄마가 학교에 와 선생님과 이야기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자신감을 얻는다. 아이가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을수록 엄마가 학교에 더 큰 관심을 가지면서 자신을 뒷받침해준다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게 필요하다.”

◆중학생 이상, 전문가 도움 필요 =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간 딸을 둔 박아무개 씨(41·경기도 수원시)는 요즘 들어 부쩍 우울해하는 딸아이 때문에 고민이다. “여학생들은 3월 1~2주 사이 또래집단이 형성되고 그 외 친구는 아는 체도 안하는 분위기다. 딸아이가 그 집단에 끼지 못해 학교에서 말 한마디 안 하고 오는 날도 있고, 학교생활 전반에 흥미를 못 느끼고 우울해한다.”
고등학생쯤 되면 문제는 더 크고 복잡해진다. 아예 학교라는 교육기관 자체를 부정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 손영미 상담팀장은 청소년이 학교 가기 싫어하는 원인은 훨씬 복합적이라고 말한다. 학교 분위기가 기대와 다를 때, 선생님과의 갈등, 친구 문제, 학습 문제 등으로, 학기 초에는 친구 문제가 큰 몫을 차지한다.
그런데 문제는 고등학생쯤 되면 이미 부모의 노력만으로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 강서정신보건센터 신은정 사회복지사는 “학교 부적응 원인이 가정에 있을 수도 있고 원인이 복잡한 만큼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고 권한다. 상담할 수 있는 곳은 소아청소년정신과 외에도 각 구 청소년수련과나 시도 청소년종합상담실, 한국청소년상담원(www.kyci.or.kr) 등에서 인터넷이나 전화, 방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최유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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