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1월3일 삼성상용차 퇴출을 시작으로 지역에서 불붙은 반 삼성운동이 벌써 4개월 째를
맞고 있다.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시의회는 시민과의 투자약속을 저버린 채 잇속을 찾아 떠나는 삼
성그룹에 대해 ‘대기업의 횡포’라 규정하고 시민의 힘을 모아나갔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는 ‘반 삼성운동'은 과연 무엇을 남겼으며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대구시민들에게 다가설까
△시민 반감 불러온 삼성상용차 퇴출=지난해 11월3일 정부가 발표한 정리대상기업에 삼성상용차가 포
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민들은 크게 동요하기 시작했다.
대구를 기점으로 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고 지역민들의 마음속에 언제나 큰 기업으
로 자리잡았던 삼성이 대구를 떠난다는 현실을 어쩌면 인정할 수 없었다.
지난 96년, 삼성상용차 진출을 미끼로 대구에 재 입성한 삼성이 온갖 특혜 의혹속에서 영역
을 확대해 나 갈 때도 시민들은 그를 믿었다. 하지만 이 번만은 상황이 달랐다. 청구, 보성
에 이어 지역 주축 기업 가운데 하나였던 우방의 부도 직후 발표된 삼성상용차 퇴출은 지역
경제 몰락을 예고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약속한 대로 투자만 제대로 이루어지면 살릴 수 있는 기업인데도 삼성이 서둘러
청산했다는 지역정서는 삼성에 대한 배신감과 맞물려 분노를 토해냈다.
시민들의 이 같은 의식저변을 더욱 자극시킨 것은 대구시와 시장의 소극적 대처였다. 퇴출
결정직후 대구시는 파장 줄이기에만 급급했고 시장은 삼성을 대변하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불붙은 시민모임의 반 삼성운동 =대구 YMCA, 달구벌직장협의회 등 대구지역 19개
시민단체는 11월8일 대구를 저버린 삼성을 응징하기 위한 ‘삼성제품 불매와 삼성그룹 응징
을 위한 대구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을 결성했다.
며칠 뒤 참여단체가 75개로 늘어난 시민모임은 지금까지 3번에 걸쳐 삼성제품 중점 불매운
동을 벌였고 삼성의 부도덕성을 알리는 홍보전담 60만장을 시민들에게 나눠 주었다.
시민모임은 또 삼성상용차 협력업체피해보상 운동과 함께 삼성특혜 규명작업을 벌였다.
이들은 지난 1월 1일 '반 삼성의 해' 선포식을 갖고 지속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구시의회는 같은 달 14일 삼성상용차 관련 특별위원회(위원장 강성호 의원)을 구성했다.
특위는 대구시의 삼성특혜 의혹 조사, 삼성그룹방문 활동, 대시민 가두행진 등 다각적으로
삼성압박에 들어갔다. 그리고 기초단체 의회와의 연계 등을 통해 의회 차원의 반 삼성운동
을 확대시키기도 했다.
△반 삼성운동은 과연 무엇을 남겼나=시민모임은 삼성제품 불매운동에 있어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 운동은 삼성카드와 홈플러스의 판매부진을 가져와 99년에 비해
30% 정도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민모임은 삼성제품 불매운동이 대구시민들에게 반 삼성정서를 확장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세월동안 보여주었던 맹목적인 애정에서 탈피, 삼성을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인식하고 좀 더 냉
철하게 현실을 인식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대구시의회 삼성특위는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시민사회단체와 협력해 지역현안에 공동
보조를 맞춰나갔으며 삼성을 어느 정도 압박한 것을 성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의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지역현안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활로를 모색하는 전
기가 됐다는 것이다.
또 민선시장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위가 의뢰한 설문조
사에 나타났듯이 삼성상용차 퇴출과 관련한 시장의 태도가 극히 부정적으로 나 온 것과 롯데
그룹과의 투자유치를 촉발시킨 것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지방의회가 느껴야 했던 한계도 적지 않았다. 가장 심각했던 것은 대구시와 삼성
의 소극적이고 무 대응적인 자세였다.
대구시는 상용차 퇴출과 동시에 대체산업과 관련한 계획들을 만들어 내야 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민모임과 의회특위, 시민들의 요청에 무 응답 혹은 눈
치보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시민단체가 가진 재정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으며 특위 역시 투쟁 방식에 대한 내부 이견으로 불
협화음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과정에서 시민모임과 삼성특위는 대기업 삼성의 벽을 절감해야 했다. 삼성이 자신들을 대화 상
대로 여기지 않은 탓에 협상은커녕 대화조차 하지 못했다.
△시민들은 반 삼성운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대구시민들은 시민사회단체와 삼성특위
가 전개한 반 삼성운동을 크게 인식하고 있다. 지난 1월 삼성특위가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
르면 응답자의 90%가 이 운동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여론조사에 응한 시민의 80%는 반 삼성운동이 적절한 한 것이었다고 답했으며 대구
시와 대구시장의 대응에 90% 이상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앞으로 반 삼성운동이 계속 전개될 경우 71%가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응답자의 38%만 삼성제품 불매, 삼성 카드 안쓰기, 보험해약하기 등에 참여한 것으
로 조사돼 시민들의 의식과 행동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모임은 앞으로 소비자 문제 가운데 집중적인 타킷을 정하고 활동해 나 갈 방침이다. 상
용차 A/S 대책이 주를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함께 전국적인 시민단체 네트워크
를 구성, 꾸준히 삼성을 압박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삼성은 대체산업 유치를 생각하고 있는가=삼성그룹은 “없다”고 단언한다.
삼성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현재로선 아무런 말을 해 줄 수가 없다”며 추후에 시기가 오
면 밝히겠지만 그 때가 언제쯤이 될지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상용차 종업원 문제가 해결된 만큼 이제부터는 협력업체 채
권과 A/S문제에 신경을 써야 하며 대구투자 여부는 그 다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맞고 있다.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시의회는 시민과의 투자약속을 저버린 채 잇속을 찾아 떠나는 삼
성그룹에 대해 ‘대기업의 횡포’라 규정하고 시민의 힘을 모아나갔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는 ‘반 삼성운동'은 과연 무엇을 남겼으며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대구시민들에게 다가설까
△시민 반감 불러온 삼성상용차 퇴출=지난해 11월3일 정부가 발표한 정리대상기업에 삼성상용차가 포
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민들은 크게 동요하기 시작했다.
대구를 기점으로 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고 지역민들의 마음속에 언제나 큰 기업으
로 자리잡았던 삼성이 대구를 떠난다는 현실을 어쩌면 인정할 수 없었다.
지난 96년, 삼성상용차 진출을 미끼로 대구에 재 입성한 삼성이 온갖 특혜 의혹속에서 영역
을 확대해 나 갈 때도 시민들은 그를 믿었다. 하지만 이 번만은 상황이 달랐다. 청구, 보성
에 이어 지역 주축 기업 가운데 하나였던 우방의 부도 직후 발표된 삼성상용차 퇴출은 지역
경제 몰락을 예고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약속한 대로 투자만 제대로 이루어지면 살릴 수 있는 기업인데도 삼성이 서둘러
청산했다는 지역정서는 삼성에 대한 배신감과 맞물려 분노를 토해냈다.
시민들의 이 같은 의식저변을 더욱 자극시킨 것은 대구시와 시장의 소극적 대처였다. 퇴출
결정직후 대구시는 파장 줄이기에만 급급했고 시장은 삼성을 대변하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불붙은 시민모임의 반 삼성운동 =대구 YMCA, 달구벌직장협의회 등 대구지역 19개
시민단체는 11월8일 대구를 저버린 삼성을 응징하기 위한 ‘삼성제품 불매와 삼성그룹 응징
을 위한 대구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을 결성했다.
며칠 뒤 참여단체가 75개로 늘어난 시민모임은 지금까지 3번에 걸쳐 삼성제품 중점 불매운
동을 벌였고 삼성의 부도덕성을 알리는 홍보전담 60만장을 시민들에게 나눠 주었다.
시민모임은 또 삼성상용차 협력업체피해보상 운동과 함께 삼성특혜 규명작업을 벌였다.
이들은 지난 1월 1일 '반 삼성의 해' 선포식을 갖고 지속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구시의회는 같은 달 14일 삼성상용차 관련 특별위원회(위원장 강성호 의원)을 구성했다.
특위는 대구시의 삼성특혜 의혹 조사, 삼성그룹방문 활동, 대시민 가두행진 등 다각적으로
삼성압박에 들어갔다. 그리고 기초단체 의회와의 연계 등을 통해 의회 차원의 반 삼성운동
을 확대시키기도 했다.
△반 삼성운동은 과연 무엇을 남겼나=시민모임은 삼성제품 불매운동에 있어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 운동은 삼성카드와 홈플러스의 판매부진을 가져와 99년에 비해
30% 정도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민모임은 삼성제품 불매운동이 대구시민들에게 반 삼성정서를 확장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세월동안 보여주었던 맹목적인 애정에서 탈피, 삼성을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인식하고 좀 더 냉
철하게 현실을 인식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대구시의회 삼성특위는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시민사회단체와 협력해 지역현안에 공동
보조를 맞춰나갔으며 삼성을 어느 정도 압박한 것을 성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의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지역현안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활로를 모색하는 전
기가 됐다는 것이다.
또 민선시장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위가 의뢰한 설문조
사에 나타났듯이 삼성상용차 퇴출과 관련한 시장의 태도가 극히 부정적으로 나 온 것과 롯데
그룹과의 투자유치를 촉발시킨 것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지방의회가 느껴야 했던 한계도 적지 않았다. 가장 심각했던 것은 대구시와 삼성
의 소극적이고 무 대응적인 자세였다.
대구시는 상용차 퇴출과 동시에 대체산업과 관련한 계획들을 만들어 내야 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민모임과 의회특위, 시민들의 요청에 무 응답 혹은 눈
치보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시민단체가 가진 재정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으며 특위 역시 투쟁 방식에 대한 내부 이견으로 불
협화음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과정에서 시민모임과 삼성특위는 대기업 삼성의 벽을 절감해야 했다. 삼성이 자신들을 대화 상
대로 여기지 않은 탓에 협상은커녕 대화조차 하지 못했다.
△시민들은 반 삼성운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대구시민들은 시민사회단체와 삼성특위
가 전개한 반 삼성운동을 크게 인식하고 있다. 지난 1월 삼성특위가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
르면 응답자의 90%가 이 운동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여론조사에 응한 시민의 80%는 반 삼성운동이 적절한 한 것이었다고 답했으며 대구
시와 대구시장의 대응에 90% 이상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앞으로 반 삼성운동이 계속 전개될 경우 71%가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응답자의 38%만 삼성제품 불매, 삼성 카드 안쓰기, 보험해약하기 등에 참여한 것으
로 조사돼 시민들의 의식과 행동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모임은 앞으로 소비자 문제 가운데 집중적인 타킷을 정하고 활동해 나 갈 방침이다. 상
용차 A/S 대책이 주를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함께 전국적인 시민단체 네트워크
를 구성, 꾸준히 삼성을 압박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삼성은 대체산업 유치를 생각하고 있는가=삼성그룹은 “없다”고 단언한다.
삼성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현재로선 아무런 말을 해 줄 수가 없다”며 추후에 시기가 오
면 밝히겠지만 그 때가 언제쯤이 될지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상용차 종업원 문제가 해결된 만큼 이제부터는 협력업체 채
권과 A/S문제에 신경을 써야 하며 대구투자 여부는 그 다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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