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자연과 사람을 잇는 징검돌

글과 사진으로 보는 우리 절의 아름다움

지역내일 2006-04-24
자연과 사람 사이 절
윤제학 글 /정정현 사진
명상 /1만3500원

“절의 존재 의미를 새기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신앙의 공간이기도 하고, 문화재로서 감상의 대상이기도 하고, 휴식처이거나 그냥 구경거리일 수도 있다. 무엇이든 다 좋지만, 내게는 자연의 품이기 때문에 좋다. 자연과 부처는 같은 말이다.”
절은 자연과 사람 사이에 있다. 절의 어귀를 일컫는 산문(山門)이라는 말만 봐도 알 수 있다. 절로 가는 길은 곧 산으로 가는 길이고, 산으로 가는 길은 또한 절로 가는 길이다. 바위나 구름처럼 절또한 산의 일부로 존재하는 것이다.
명상에서 새로 나온 ‘자연과 사람 사이 절’은 전국 각지의 아름다운 절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절을 좋아하고 많이 찾는다. 비단 불교신자만 그런 것은 아니다. 앞서 글쓴이의 머리글에도 있듯, 절을 찾는 사람들은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다.
물론 지금까지 사찰을 소재로 만들어진 책은 수없이 많다. 이 책 또한 그중 하나인 셈이다.
그러나 이 책은 지금까지 나온 다른 책들과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책 제목에도 있듯이 ‘자연과 사람을 잇는 매개체’로서의 절집을 다루고 있다. 책 곳곳에 지은이의 자연과 절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녹아 있다. 말(言)이 절(寺)에 깃들면 시(詩)가 되는 것이라더니, 절집을 좋아하는 지은이가 이름난 절들을 묘사한 글은 마디마디 서정시 같다. 정정현 사진작가의 사진들도 그렇다. 주로 흑백의 전국 가람 사진들은 풍경과 어우러져 한껏 고즈넉하다.
물론 각각 절마다 담긴 사연들을 저자는 놓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불교문화나 고건축에 대한 전문적인 말들은 가급적 아끼고 그 내용을 글 전체의 맥락에서 풀어쓰고 있다. 독자들에 대한 배려 때문이리라. 또 교과서에 나옴직한 일반화된 내용으로 지면을 채우지 않는다. 글쓴의 나름의 안목으로 우리 절의 자연스런 아름다움을 찾으려 하고 있다. 책속에 나온 절들을 독자들이 나중에 찾을 때, 독자 스스로의 안목으로 절을 볼 수 있도록 이 책은 모든 것을 다 담으려 하지 않는다.
달마산 미황사에서 저자는 무엇을 느꼈을까. “절집을 살피는 눈길은 세심할 수록 좋습니다. 먼저 단청을 다 내려 놓은 대웅보전이 눈길을 끕니다. 죽어서도 반듯하게 살아가는 나뭇결과 숨결을 나눈 다음, 더 아래를 살펴야 합니다. 거기, 살이 숨쉬는 돌이 있습니다. 자연석을 다듬은 주춧돌에는 연꽃이 피어나고 게와 거북이 꿈틀거립니다. 이 돌에 생명을 불어넣은 석수장이는 과연 누구였을까요. 그 어떤 위대한 예술가가 남긴 것보다 더 큰 감동을 안기는 ‘위대한 작자 미상’. 생명에 대해 문맹이 되어가는 현대인들에게 이보다 더 아름다운 메시지가 있을까도 싶습니다.”
물론 절은 무조건 평화롭고, 신선들이나 사는 이상향 같은 곳은 아니다. 절 역시 사람사는 곳이라 한다면, 이같은 생각은 ‘환상’일 뿐이다.
절집에서 자연과 사람의 교감을 느끼는 것은 어떨까.

/장유진 기자 yjch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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