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한·미 정상회담 발표부터 빛바래

성급한 한국 보도, 백악관 불만성 하루 '침묵'

지역내일 2001-02-16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5907@aol.com
부시 행정부 출범이후 처음으로 다음달 7일(미국 현지시각) 김대중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 갖기로 한 한·미 정상회담이 발표부터 어긋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되고 있다.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의 첫 워싱턴 정상회담 일정과 관련, 백악관이 청와대 발표후 하루동안 침묵을 지키다 15일 오후(이하 현지시각)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백악관 하루동안 침묵=백악관은 이날 4문장 짜리의 짤막한 성명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이 오는 3월 7일 실무방문형식으로 워싱턴을 방문한다"며 "부시 대통령은 김 대통령과 한반도현안문제, 양국간 동맹·협력관계의 증진방안을 논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이어 "양국 정상은 양국이 동맹국으로서 한반도 안보의 중요성은 물론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광범위한 공동이익에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은 당초 14일 오후3시(한국시간 15일 새벽 5시) 정상회담 일정을 공동으로 발표키로 했지만 서울에서만 이 소식이 타전됐을 뿐 백악관은 약속시간에는 물론 하루가 지나도록 침묵을 지켰다.
백악관은 당초 이날 한국 일본 콜롬비아 등 3개국 정상의 방미일정을 한꺼번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안드레스 파스트라나 콜롬비아 대통령의 27일 방문사실만 발표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날(14일) 중으로 발표할 것은 모두 발표했다"며 "한국과 일본의 지도자가 언제 미국을 방문할 것인가에 대해선 아는 게 없다'고 불만 섞인 표정으로 퉁명스럽게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한국만 일방적으로 발표한, 이상한 모양이 되어 버린 셈이다.
이에 대해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은 "서울에서 김 대통령의 방미사실이 서둘러 보도되는 바람에 미국측의 기분이 언짢아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양국 정상회담은 서울과 워싱턴에서 공동으로 발표하는 것이 관례지만 한국의 일부 언론들이 이미 14일 저녁부터 인터넷판 등에 대서특필, 당초 약속보다 9시간이상 깬 것이 돼버렸고 이러한 사실이 백악관에도 전해져 불쾌감의 표시로 발표를 하루동안 미뤘다는 설명이다.
워싱턴의 한국 정부당국자는 "초청자(미국) 보다 손님이 먼저 발표를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항의성 전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러한 작은 사안 때문에 정상회담이 차질,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을까 걱정" 이라고 말했다.
◇일본중시입장으로 한·미 정상회담 밀려=이와 함께 한·미 정상회담일정이 부시행정부의 일본중시입장 때문에 조정됐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당초 3월 중순께로 점쳐지던 김대중대통령의 방미 시점이 3월7일로 앞당겨진 데에는 미국핵잠수함과 일본 조업실습선의 충돌 사고로 입장이 어려워진 백악관측이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를 서둘러 워싱턴에 초청하는 바람에 함께 당겨졌다는 것이다.
일본 국내의 의회일정 때문에 주말밖에 시간을 낼 형편이 못되는 모리 총리는 당초 희망했던 2월 둘째주 방미가 불발로 그치자 3월말 또는 4월초 방미를 희망했었다.
그러나 느닷없이 선박 충돌 사건이 발생하는 바람에 방미시기가 3월초로 앞당겨지면서 김 대통령의 일정도 이에 따라 함께 조정됐다는 게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의 분석이다.
이는 부시 행정부가 한국과 일본의 정상들을 비슷한 시기에 잇따라 만나 한반도문제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 정책수립에 앞서 긴밀한 삼각 조율을 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렇지만 일본중시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부시대통령의 속뜻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일정이 늦췄다가 당겨졌다 했다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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