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내린 폭설로 인해 통행이 불편할 것을 예상, 주민 스스로 인근 도로를 치우는 등 지난 1월에 내린 폭설때와는 전혀 다른 시민의식을 보여 눈길을 끈다.
15일 오전부터 내린 눈의 양이 오후 들어 급격히 늘자 고양시 일산구 후곡마을 18단지 주민 30여명은 오후 2시경부터 삽과 곡괭이 등을 이용해 제설작업에 나섰다.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도 삼삼오오 모여 제설작업을 벌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후곡마을 13단지 관리사무소는 폭설이 내리자 단지 내 방송을 통해 각 세대별로 제설작업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아파트 주차장에 쌓인 눈을 치우던 문촌마을 주민 이재호씨는 "집에 있는데 나와서 눈 치우자는 방송이 나왔다"며 "이렇게라도 치워놓지 않으면 주차장 이용이 전혀 불가능할 듯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스스로 제설작업은 아파트뿐 아니라 상가 밀집지역에서도 나타났다.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한 할인매장 인근 상가밀집지역에는 각 상가별로 파견(?)된 제설요원들이 보행로의 눈을 쓸어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반면 지난 1월 대설 때는 주민 제설작업을 요청하지도 않았고, 제설작업에 나서는 사람도 없었다. 자동차 주 도로 제설작업이 부실하다는 원망의 목소리만 있었을 뿐.
15일 하루동안 내린 눈으로 고양시가 6억7천만원의 피해를 입었고, 제설작업을 하던 고양시 상수도사업소 박대준씨(37)가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규모 피해에도 불구하고 도로 관리기관의 제설작업을 원망하는 목소리는 지난 1월에 비해 한결 줄어들었다.
지난 15일 불과 한 달 사이 주민의식이 눈에 띠게 높아진 장면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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