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위·금감원 사람들 ⑥유 관 우 보험감독국장>“삼성생명 상장, 원칙지키겠다”

지역내일 2001-02-20 (수정 2001-02-21 오후 2:56:09)
서울대 문리대 72학번들은 ‘마당’이라는 이름의 모임을 갖고 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유신이
선포된 72년에 대학에 입학했고 긴급조치세대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유관우 국장 역시 ‘마당’회
원이다. 마당에는 이름께나 알려진 사람들이 많다. 정치권에 이해찬, 정동영 의원 등이 서울대 문리
대 72학번이고 황지우 시인도 마당의 맴버이다.
이들이 대학에 입학한 72년은 정치 사회적으로 암울했다. 유신이 선포됐고 정권을 욕하는 사람은
여지 없이 긴급조치 위반으로 철창신세를 면키 어려웠다. 유신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데모는 끊이질
않았다.
유신반대운동이 한창이던 74년 학생들은 전국적인 데모를 준비했다. 하지만 그 시도는 박정희 정
권에 영구집권의 길을 열어놓은 유신헌법의 수호무기인 긴급조치에 의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바
로 민청학련 사건이다. ‘마당’회원들은 이 때 모두 학교로부터 제적당했다. 유 국장 역시 마찬가지
였다.

안기부 간부가 신분보증
그가 학교로 다시 돌아온 것은 제적당한 후 5년이란 시간이 흐른 다음이었다. 80년 3월 복학하고
그해 8월 졸업을 했지만 마땅한 취직자리가 없었다. 당시만해도 소위 운동권들은 어디 명함내밀 구
석이 없었다. 사회가 받아주질 않았기 때문이다.
때마침 보험감독원의 전신인 한국보험공사에서 처음으로 공채직원을 뽑았고 유국장은 응시를 했다.
당시 한국보험공사 사장은 지금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에서 고위 간부를 지낸 사람이
었다.
“보험공사에 입사원서를 냈을 때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는 일반기업은 물론이고 특히
공기업은 운동권을 채용하지 않았으니까요. 그 때 저에 대해 신분 보증을 선 사람이 바로 안기부 고
위 간부를 지낸 보험공사 사장이었습니다.”
결국 그가 지금까지 보험감독을 책임지는 위치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은 바로 안기부 고위 간부를 지
낸 사람이 서준 신분보증 때문이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간첩으로 몰릴만큼 심하게 학생운동을 한
게 지금의 유관우 국장을 있게 한 계기가 된 셈이다.

생보사 상장이익은 계약자 몫
지난해 유 국장은 생명보험회사 상장문제로 인해 적지 않은 시달림을 당했다. 최근까지도 유 국장은
생보사 상장문제로 시장사람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금감원은 지난해말 삼성생명의 연내상장안은 없었던 일로 하고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
다. 금감원과 업계 사이에, 생보사 상장에 대한 견해차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생보사 상장 논란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80년대말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생보사 상장이 왜 이리 어려운
지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업계에서는 일반기업과 마찬가지로 생보사 역시 상장이익은 주주의 몫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
나 금감원의 주장은 생보사의 특성상 상장 이후에 발생하는 이른바 캐피탈게인(Capital gain)
은 주주뿐만 아니라 계약자에게도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동안 금감원과 삼성측은 상장 문제를 놓고 심하게 부딪혔다. 지난해말 금감원에서 강병호 부원장
과 유 국장, 삼성측에서 구조조정본부장이 참석한 회의에서도 양측은 고성이 오갈 정도로 서로의 견
해를 좁히지 못하고 회의를 끝내야만 했다고 전해진다.

삼성생명 6월 상장설에 대해
삼성생명 상장에 대한 유 국장의 견해는 확고하다. 상장이익이 어떤 식으로든 계약자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기 때문에 지난해말 생보사 상장에 대해 무기한 연기조치를 내렸고, 그 이
후 삼성생명 상장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다른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생보사 상장에
관한한 원칙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금감원이 삼성생명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고 해서 논란이 끝난 게 아니다. 지금도 시장
에서는 삼성생명이 올 6월 국내 거래소와 뉴욕거래소에 동시상장을 추진하고 있고, 이를 위해 삼성측
이 전방위 로비를 펼치고 있다는 얘기가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또 정부 입장에서도 삼성자동차 부채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는 삼성생명 상장을 언제까지 연기할 순 없다는 게 시장에서 떠도
는 얘기들이다. 심지어 삼성차 채권단이 삼성측으로부터 받은 삼성생명 주식 50만주를 뉴욕거래소에
직상장할 계획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유 국장은 이러한 소문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이다. 우선 삼성생명 상장과 삼성차 부채처리는 별개
문제라는 것이다. 유 국장은 금감원이 삼성생명 상장은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올 6월안
에 삼성생명이 거래소에 상장을 추진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차 채권단이
삼성생명 주식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라는 얘기에 대해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호
히 말했다.
지난해 금감원은 기업·금융구조조정 작업으로 정신없이 한해를 보냈다. 보험감독국 역시 마찬가지
다. 98년 이후 33개이던 보험사는 현재 20개로 줄었다. 그만큼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몰아쳤다
는 얘기다. 이제 대한생명 매각과 현대 삼신 한일생명 등 부실생보사 처리문제만 마무리되면 구조조
정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다는 판단이다.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터
유 국장은 “지금부터는 본연의 업무인 감독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출 때”라고 말했다. 그 동안은 선
진적인 보험시장을 만들기 위한 제도개선과 이른바 쓰레기를 치우는 작업에 중점을 뒀지만 앞으로
는 지금까지 만들어놓은 제도들을 활용해 보험시장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일에 주력하겠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4월부터 보험료 자유화가 시행됐습니다. 보험사들도 이제 영업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자연 도태됩니다. 계약자들도 이젠 보험상품을 선택할 때 아는 사람을 통해 어거지로 해서
는 안됩니다. 보험상품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은 두가지입니다. 첫째 회사의 재무상태를 따져봐
야 합니다. 부실한 보험사가 판매하는 상품이 아무리 좋다해도 그 회사 문닫으면 소용없습니다. 둘
째 내게 꼭 필요한 상품이 무엇인지 꼭 따져보고 상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신창훈 기자 chuns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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