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안고 있는 금융부채가 99년 이후 다시 늘
고 있는 가운데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등 고금리 신용카드관련 대출이 급증하고 있
다.
한국은행은 그러나 개인가처분소득 대비 개인부채 비율은 최근 약 88%로 외환위
기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고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도 크게 낮
아 가계부실을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최근 가계의 금융부채현황 및 상환능력' 자
료를 발표했다.
▲개인 금융부채 다시 증가세= 개인부분의 금융부채는 99년 이후 다시 늘고 있
다. 지난해 9월말 현재 금융부채 잔액은 320조원으로 외환위기 이전인 97년말에 비
해 20조원 증가했다.
개인부채 증가율은 약 12%수준으로 기업부채 증가율(3%)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
른 속도다. 구조조정에 따른 기업부채비율 축소 및 부실기업 정리 등으로 기업부채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98년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와 은행이 기업신
용위험을 피해 가계대출을 적극 늘리면서 개인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한은은 그러나 최근의 개인부채증가율은 외환위기 이전의 20-60%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종전에는 부동산 가격 급등 등으로 인플레 기대심리가 높
아 가계의 차입수요가 컸었지만 최근에는 부동산가격이 안정돼있고 인플레 기대심리
도 높지 않아 가계차입수요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카드론 증가= 그러나 차입형태에서 신용카드를 통한 현
금서비스 등이 급증한 것은 계층간에 다른 체감경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
할만하다.
한은은 과거 외환위기 이전에는 개인부채가 금전신탁, 보험 등 제2금융권 차입
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최근 개인부채 증가는 은행대출과 신용카드관련 대출이 주
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금은행의 개인대출 잔액은 99년중 24조원 증가에 이어 지난해 1-9월 19조원이
다시 늘어 같은 기간 전체 개인부채증가액의 86%를 차지했다.
은행의 가계대출금에는 은행이 카드.할부금융사로부터 매입한 할부금융채권(지
난해 약 9조원)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등 신용카드관련대출도 99년 3조9천억원에 이어 2000
년 1-9월에는 11조8천억원이나 증가했다.
종금사, 금고 등 2금융권 차입금이 대폭 줄었지만 연 22%의 고금리인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이 급증한 것은 은행에서 신용 또는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계층이 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으로 가계부실이나 개인파산의 빌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가계부실 우려할만한 수준 아니다= 한은은 개인가처분소득대비 부채비율이 88
%로 외환위기 이전수준을 하회하고 있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한은은 은행 및 카드사의 가계대출이 확대되고 있지만 신탁.보험 등 비은행금융
기관의 가계대출은 크게 줄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은행의 가계대출연체율은 국민 등 9개 시중은행의 경우 지난해 12월말 2.1
%에서 지난 1월말 2.9%로 높아졌지만 이는 연말결산시 연체율의 일시하락에 따른 기
술적 반등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그러나 앞으로 경기가 둔화되면서 실업이 증가하는 등 경제상황이 악화
되고 주식 등 자산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 개인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고 은행
이나 신용카드사 등의 자산건전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은은 가계금융의 부실확대 및 개인파산 증가 가능성 등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
하기 위해서는 금융면에서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규제 등 신용카드사에 대한 건전
성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금리인하 효과가 가계부분으로 골고루 파급될 수 있도록 유
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가계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신용카드사는 향후 개인대출자산의 건전성 저하
가능성에 대비해 신용관리를 강화하고 내부유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한은은 지
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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