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간 20단계 실무자 면접서 채용여부 결판나
“영업맨을 원한다” … 금융공학 등 새 영역 경험 도움
우리은행의 상반기 공개채용 90일간의 일정을 따라가 봤다. 13일부터 시작해 3명 중 2명이 합격하는 최종 임원면접이 끝났 다. 최종합격자가 발표되는 22일이면 모든 일정이 마무리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부터 실무자면접을 도입,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자들을 심사하고 있다. 올 상반기 공채로 두 번째 맞는 이 면접은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관문이다. 다른 은행들도 면접에 무게를 두는 공채를 선호하고 있다.
◆20일간 전국대학 채용설명회 다녀 = 신입사원 공채 서류전형을 받기 전 우리은행은 서울 13개 대학, 지방 4개 대학을 합친 17개 대학을 돌았다. 3월 28일부터 20일간 진행됐다.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곧바로 설명회가 준비됐다. 한달간 펼쳐진 설명회에서는 우리은행에 대한 소개와 비전이 펼쳐졌다. 많은 재학생들이 관심을 보였다. 상반기 졸업자 뿐만 아니라 취업재수생들까지 몰려 성황을 이뤘다. 청년실업을 실감한 대목이었다.
◆한달간 서류전형 = 4월 10~18일까지 원서접수가 이뤄졌다. 200명 모집에 1만여명이 몰렸다. 5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서류전형을 통해서는 학교, 성적 등 기본적인 것을 보았다.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 가점도 줬다.
가장 많이 보는 것은 역시 ‘자기소개서’. 금융에 대한 지식과 관심, 취업하려는 노력과 은행에 대한 애정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소개서에 녹아있다는 게 우리은행 인사담당자의 설명이다.
서류전형 통과자 1200명은 5월 17일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숨 막히는 2박 3일 = 1차 면접은 2박 3일간 진행됐다. 10명이 한 조로 편성됐으며 조마다 2명의 실무면접관이 배치됐다. 이들은 주로 차장급 실무진들로 은행 업무에 적합한 인물을 찾는 게 주 임무다.
세부 20단계의 실무자 면접은 실내에서 이뤄지는 ‘테이블 면접’(1일차)과 실외에서 치러진 ‘활동성 면접’(2일차)로 나눠졌다.
첫날엔 자기 소개로 시작됐다. 3분 스피치 시간이다. 이어 시사 퀴즈와 영어퀴즈로 몸을 풀고 2개 팀으로 나눠 그룹 찬반토론을 위한 주제를 스스로 정해 공청회 형식으로 토론했다. 개인별 주제발표와 질의응답으로 이어지는 프리젠테이션과 조별 상징물 제작 등으로 기본 소양을 측정받았다.
이날 저녁부턴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을 보여줘야 했다. 금융상품을 기획해 상품소개서를 제작했다. 문자 메시지를 이용, 네트워킹 능력을 평가받았다. 개인과제로 주어진 기업윤리 보고서를 작성하고 집단과제인 퍼즐을 맞춘 후 다음날 저녁에 있을 팀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이날 소화한 게 10개 과제였다.
다음날엔 전일에 준비했던 기업윤리 보고서를 발표하고 서로 질문하며 토론능력을 평가받았다. ‘도전 우리벨’에서는 우리은행과 금융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그대로 드러났다. 조별, 2인 1조, 개인별로 구분해 치러졌다. 본격적인 활동성 평가는 점심식사 이후에 이뤄졌다. 미션 포스트 게임과 돌발 동료평가를 통해 조직 적응력, 협동심 등을 평가받았다. 저녁식사 후에는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능력과 ‘끼’를 선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팀별로 다양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담긴 퍼포먼스가 무대위에 올랐다.
◆인적 네트워크 평가와 동료 평가 중요 = 사람관계를 중시하는 은행에서는 인적네트워크와 동료들의 평가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보고 있다.
지원자들은 친구 한 명에게 전화해 “나에 대한 인물평이나 3행시를 문자메시지로 보내고 다른 친구 10명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전달하라”고 말하곤 핸드폰을 모두 회수당했다. 한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메시지가 도착할 것인가가 중요했다. 어떤 이는 60통이나 받았고 어떤 지원자는 단 한통도 받지 못했다.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둘째 날 사실상 모든 평가가 마무리될 즈음 준비된 게 ‘돌발 동료평가’다. 그동안 보아왔던 동료들간 투표를 통해 순위를 매기는 것이다. 이 평가는 참고자료지만 여기서 나온 결과는 대부분 실제 평가순서와 같다는 게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3중 평가 = 2박3일간 면접에는 팀당 차장급 2명과 함께 입사 1~2년차 사원도 같이 들어가 평가했다. 또 인사부에서는 각 팀을 돌아다니면서 거시적인 시각에서 팀과 개인의 점수를 매겼다. 3중 평가를 한 셈이다. 경영진, 실무자, 선배 등 각각의 입장에서 볼 수 있는 게 다르기 때문이다. 1차 실무자면접에 통과한 사람은 300명. 마지막 관문인 임원면접의 경쟁률은 1.5대 1이다.
임원면접은 4대 4(임원 4명과 지원자 4명)로 이뤄진다. 임원들은 은행원들의 전통적인 성격, 자질, 능력을 보기 위해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태도에도 관심을 뒀다. 최종 합격자 발표는 6월 22일이다.
실무적으로 이번 신규직원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우리은행 이동은 과장은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할 때는 꼼꼼한 관리형 스타일보다는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 유리하다”며 “특히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금융관련 능력이 있는 인재를 적극적으로 뽑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원하고자 하는 은행 산업에 대한 탐문 탐색과정이 많고 새로운 영역인 파생이나 선물 산업에 대해 공부했거나 경력을 가지고 있으면 훨씬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프리젠테이션 토론 등 자기 표현 방식을 미리 연습해 두는 게 좋다”며 “면접을 다양하게 하는 것은 충분히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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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맨을 원한다” … 금융공학 등 새 영역 경험 도움
우리은행의 상반기 공개채용 90일간의 일정을 따라가 봤다. 13일부터 시작해 3명 중 2명이 합격하는 최종 임원면접이 끝났 다. 최종합격자가 발표되는 22일이면 모든 일정이 마무리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부터 실무자면접을 도입,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자들을 심사하고 있다. 올 상반기 공채로 두 번째 맞는 이 면접은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관문이다. 다른 은행들도 면접에 무게를 두는 공채를 선호하고 있다.
◆20일간 전국대학 채용설명회 다녀 = 신입사원 공채 서류전형을 받기 전 우리은행은 서울 13개 대학, 지방 4개 대학을 합친 17개 대학을 돌았다. 3월 28일부터 20일간 진행됐다.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곧바로 설명회가 준비됐다. 한달간 펼쳐진 설명회에서는 우리은행에 대한 소개와 비전이 펼쳐졌다. 많은 재학생들이 관심을 보였다. 상반기 졸업자 뿐만 아니라 취업재수생들까지 몰려 성황을 이뤘다. 청년실업을 실감한 대목이었다.
◆한달간 서류전형 = 4월 10~18일까지 원서접수가 이뤄졌다. 200명 모집에 1만여명이 몰렸다. 5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서류전형을 통해서는 학교, 성적 등 기본적인 것을 보았다.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 가점도 줬다.
가장 많이 보는 것은 역시 ‘자기소개서’. 금융에 대한 지식과 관심, 취업하려는 노력과 은행에 대한 애정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소개서에 녹아있다는 게 우리은행 인사담당자의 설명이다.
서류전형 통과자 1200명은 5월 17일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숨 막히는 2박 3일 = 1차 면접은 2박 3일간 진행됐다. 10명이 한 조로 편성됐으며 조마다 2명의 실무면접관이 배치됐다. 이들은 주로 차장급 실무진들로 은행 업무에 적합한 인물을 찾는 게 주 임무다.
세부 20단계의 실무자 면접은 실내에서 이뤄지는 ‘테이블 면접’(1일차)과 실외에서 치러진 ‘활동성 면접’(2일차)로 나눠졌다.
첫날엔 자기 소개로 시작됐다. 3분 스피치 시간이다. 이어 시사 퀴즈와 영어퀴즈로 몸을 풀고 2개 팀으로 나눠 그룹 찬반토론을 위한 주제를 스스로 정해 공청회 형식으로 토론했다. 개인별 주제발표와 질의응답으로 이어지는 프리젠테이션과 조별 상징물 제작 등으로 기본 소양을 측정받았다.
이날 저녁부턴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을 보여줘야 했다. 금융상품을 기획해 상품소개서를 제작했다. 문자 메시지를 이용, 네트워킹 능력을 평가받았다. 개인과제로 주어진 기업윤리 보고서를 작성하고 집단과제인 퍼즐을 맞춘 후 다음날 저녁에 있을 팀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이날 소화한 게 10개 과제였다.
다음날엔 전일에 준비했던 기업윤리 보고서를 발표하고 서로 질문하며 토론능력을 평가받았다. ‘도전 우리벨’에서는 우리은행과 금융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그대로 드러났다. 조별, 2인 1조, 개인별로 구분해 치러졌다. 본격적인 활동성 평가는 점심식사 이후에 이뤄졌다. 미션 포스트 게임과 돌발 동료평가를 통해 조직 적응력, 협동심 등을 평가받았다. 저녁식사 후에는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능력과 ‘끼’를 선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팀별로 다양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담긴 퍼포먼스가 무대위에 올랐다.
◆인적 네트워크 평가와 동료 평가 중요 = 사람관계를 중시하는 은행에서는 인적네트워크와 동료들의 평가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보고 있다.
지원자들은 친구 한 명에게 전화해 “나에 대한 인물평이나 3행시를 문자메시지로 보내고 다른 친구 10명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전달하라”고 말하곤 핸드폰을 모두 회수당했다. 한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메시지가 도착할 것인가가 중요했다. 어떤 이는 60통이나 받았고 어떤 지원자는 단 한통도 받지 못했다.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둘째 날 사실상 모든 평가가 마무리될 즈음 준비된 게 ‘돌발 동료평가’다. 그동안 보아왔던 동료들간 투표를 통해 순위를 매기는 것이다. 이 평가는 참고자료지만 여기서 나온 결과는 대부분 실제 평가순서와 같다는 게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3중 평가 = 2박3일간 면접에는 팀당 차장급 2명과 함께 입사 1~2년차 사원도 같이 들어가 평가했다. 또 인사부에서는 각 팀을 돌아다니면서 거시적인 시각에서 팀과 개인의 점수를 매겼다. 3중 평가를 한 셈이다. 경영진, 실무자, 선배 등 각각의 입장에서 볼 수 있는 게 다르기 때문이다. 1차 실무자면접에 통과한 사람은 300명. 마지막 관문인 임원면접의 경쟁률은 1.5대 1이다.
임원면접은 4대 4(임원 4명과 지원자 4명)로 이뤄진다. 임원들은 은행원들의 전통적인 성격, 자질, 능력을 보기 위해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태도에도 관심을 뒀다. 최종 합격자 발표는 6월 22일이다.
실무적으로 이번 신규직원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우리은행 이동은 과장은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할 때는 꼼꼼한 관리형 스타일보다는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 유리하다”며 “특히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금융관련 능력이 있는 인재를 적극적으로 뽑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원하고자 하는 은행 산업에 대한 탐문 탐색과정이 많고 새로운 영역인 파생이나 선물 산업에 대해 공부했거나 경력을 가지고 있으면 훨씬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프리젠테이션 토론 등 자기 표현 방식을 미리 연습해 두는 게 좋다”며 “면접을 다양하게 하는 것은 충분히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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