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선전에 피로 씻은 듯 … 중고생 교복 입고 응원
쓰레기 손수 줍는 광경 많아 … 전국 66만여명 거리로
태극전사들이 밤샘을 마다않은 붉은악마의 응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98년 월드컵 우승국 프랑스와 극적인 무승부를 연출하자 전국의 붉은악마들은 넘쳐나는 감격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들은 “국민들의 지극한 정성이 하늘에 닿아 태극전사들이 막강 프랑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고 입을 모았다.
밤샘응원에 체력이 소진된 붉은악마들은 출근길과 등굣길에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한결같은 웃음으로 “거뜬하다”고 외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이었다.
새벽시간에 열리는 경기임에도 19일 새벽 4시 현재 전국적으로 거리응원에 나선 붉은악마들은 66만명을 넘었다.
서울의 경우 세종로일대 10만여명을 비롯, 서울광장에 8만여명 등 모두 27만여명의 붉은악마들이 머나먼 이국땅의 태극전사들에게 응원의 함성을 쏘아올렸다.
◆직장인들 “일손 더 잘 잡힐 것” 함박웃음 = 붉은악마 티셔츠와 청바지를 차려 입은 방글라데시 국적의 저니(29)씨와 라듀(30)씨는 “한국인의 열정적 응원에 동참하기 위해 광화문을 찾았다”며 “밤샘응원을 했지만 직장일에는 별 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1년여 전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한국에 와 현재 서울 신설동의 고주파 기계 생산업체에서 일하고 있다는 저니는 “한국인 직장 동료들과 치킨, 음료를 사다 먹으며 즐겁게 응원했다”며 “앞으로도 이보다 더 흥미진진한 경험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벽 3시쯤 강남 압구정동을 찾아 거리응원전을 펼친 백종현(24)씨는 “직장이 양재동인데다 출근시간이 9시라 다소 여유가 있다”며 “주변 쓰레기를 치우고 출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화문에 응원 나온 직장인 이건영(27)씨는 “후반 중반에 ‘이제는 졌다’고 생각했는데 운 좋게 극적인 무승부를 이뤄냈다”며 “밤샘응원으로 몸은 피곤하지만 출근길이 오히려 가볍고 상쾌하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붉은물결 사이로 교복입은 중고생들 ‘눈길’ = 이날 거리응원전의 특이한 광경은 교복을 입고 나온 중고생이 많았다는 점이다. 경기가 끝나는 아침 6시에 바로 등교하기 위해서다.
김대중(18·경기고 2년)군은 “같은반 친구 10여명과 새벽 2시에 강남역 거리응원에 동참했다”며 “시간상 바로 등교해야 하기 때문에 붉은악마 티셔츠 대신 교복을 입었다”고 말했다.
밤 12시쯤 거리응원을 나왔다는 서재원(18·상문고 2년)군은 “토고전 때부터 반 친구들과 함께 응원했다”며 “우리나라가 최소한 8강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이는데, 시합이 있는 다음날 휴교했으면 좋겠다”고 애교 섞인 건의를 내놨다.
◆청소부들 “힘들지만 뿌듯하다” = 태극전사의 선전과 붉은악마의 높아진 시민의식은 격무에 시달리는 환경미화원들의 어깨를 한결 가볍게 했다.
서초구청 환경미화원 나두석(53)씨는 “지난 토고전보다 쓰레기가 약 20% 이상은 감소한 것 같다”며 “무엇보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잘 싸워줘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김남대(54)씨는 “오늘은 시민들이 협조도 잘하고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줍는 모습도 보였다”며 “쓰레기 치우는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경기에 이긴다면야 더 바랄 게 없다”고 강조했다.
서강대 영문과 학생 20여명이 ‘우리 쓰레기 우리 손으로’라는 글이 적힌 응원복을 입고 붉은악마들에게 대형 쓰레기봉투를 무료로 나눠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준기(22)씨는 “토고전이 끝나고 거리응원단의 실종된 시민의식을 많이 지적하기에 ‘우리 쓰레기는 우리가 치우자’는 생각에서 자비를 들여 쓰레기봉투를 나눠줬다”고 말했다.
/김선철 정연근 고성수 김은광 전예현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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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손수 줍는 광경 많아 … 전국 66만여명 거리로
태극전사들이 밤샘을 마다않은 붉은악마의 응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98년 월드컵 우승국 프랑스와 극적인 무승부를 연출하자 전국의 붉은악마들은 넘쳐나는 감격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들은 “국민들의 지극한 정성이 하늘에 닿아 태극전사들이 막강 프랑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고 입을 모았다.
밤샘응원에 체력이 소진된 붉은악마들은 출근길과 등굣길에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한결같은 웃음으로 “거뜬하다”고 외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이었다.
새벽시간에 열리는 경기임에도 19일 새벽 4시 현재 전국적으로 거리응원에 나선 붉은악마들은 66만명을 넘었다.
서울의 경우 세종로일대 10만여명을 비롯, 서울광장에 8만여명 등 모두 27만여명의 붉은악마들이 머나먼 이국땅의 태극전사들에게 응원의 함성을 쏘아올렸다.
◆직장인들 “일손 더 잘 잡힐 것” 함박웃음 = 붉은악마 티셔츠와 청바지를 차려 입은 방글라데시 국적의 저니(29)씨와 라듀(30)씨는 “한국인의 열정적 응원에 동참하기 위해 광화문을 찾았다”며 “밤샘응원을 했지만 직장일에는 별 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1년여 전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한국에 와 현재 서울 신설동의 고주파 기계 생산업체에서 일하고 있다는 저니는 “한국인 직장 동료들과 치킨, 음료를 사다 먹으며 즐겁게 응원했다”며 “앞으로도 이보다 더 흥미진진한 경험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벽 3시쯤 강남 압구정동을 찾아 거리응원전을 펼친 백종현(24)씨는 “직장이 양재동인데다 출근시간이 9시라 다소 여유가 있다”며 “주변 쓰레기를 치우고 출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화문에 응원 나온 직장인 이건영(27)씨는 “후반 중반에 ‘이제는 졌다’고 생각했는데 운 좋게 극적인 무승부를 이뤄냈다”며 “밤샘응원으로 몸은 피곤하지만 출근길이 오히려 가볍고 상쾌하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붉은물결 사이로 교복입은 중고생들 ‘눈길’ = 이날 거리응원전의 특이한 광경은 교복을 입고 나온 중고생이 많았다는 점이다. 경기가 끝나는 아침 6시에 바로 등교하기 위해서다.
김대중(18·경기고 2년)군은 “같은반 친구 10여명과 새벽 2시에 강남역 거리응원에 동참했다”며 “시간상 바로 등교해야 하기 때문에 붉은악마 티셔츠 대신 교복을 입었다”고 말했다.
밤 12시쯤 거리응원을 나왔다는 서재원(18·상문고 2년)군은 “토고전 때부터 반 친구들과 함께 응원했다”며 “우리나라가 최소한 8강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이는데, 시합이 있는 다음날 휴교했으면 좋겠다”고 애교 섞인 건의를 내놨다.
◆청소부들 “힘들지만 뿌듯하다” = 태극전사의 선전과 붉은악마의 높아진 시민의식은 격무에 시달리는 환경미화원들의 어깨를 한결 가볍게 했다.
서초구청 환경미화원 나두석(53)씨는 “지난 토고전보다 쓰레기가 약 20% 이상은 감소한 것 같다”며 “무엇보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잘 싸워줘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김남대(54)씨는 “오늘은 시민들이 협조도 잘하고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줍는 모습도 보였다”며 “쓰레기 치우는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경기에 이긴다면야 더 바랄 게 없다”고 강조했다.
서강대 영문과 학생 20여명이 ‘우리 쓰레기 우리 손으로’라는 글이 적힌 응원복을 입고 붉은악마들에게 대형 쓰레기봉투를 무료로 나눠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준기(22)씨는 “토고전이 끝나고 거리응원단의 실종된 시민의식을 많이 지적하기에 ‘우리 쓰레기는 우리가 치우자’는 생각에서 자비를 들여 쓰레기봉투를 나눠줬다”고 말했다.
/김선철 정연근 고성수 김은광 전예현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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