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매각은 ‘거짓말 투성이’

지역내일 2006-06-21
감사원, 국회서 위증 주장 … 이사회 이사들도 속여
론스타도 거짓으로 장기투자 약속 … 밀실거래 허점 드러나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넘기기 위해 이강원 행장을 포함한 외환은행 경영진과 론스타가 수없이 거짓말했으며 재경부에서는 이를 묵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행장은 국회 위증과 이사회 허위보고 사실도 드러나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20일 감사원에 따르면 외환은행 경영진과 변양호 당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이 전면에 나선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프로젝트는 거짓과 속임의 연속이었다.
가장 큰 거짓말은 부실과대평가와 ‘BIS비율’조작. 외환은행은 삼일회계법인 맡긴 실사결과 중 비관적인 측면을 강조해 순자산가치를 장부가액보다 3170억원 줄어든 1조5288억원(1안)을 버리고 1조584억원안(2안)과 5887억원안(3안)만 선택했다.
대통령비서실 보고용엔 포함된 잠재부실규모는 추가부실까지 감안한 1조~1조5000억원이었다. 최종보고서에 재산정결과 중 순자산가치 1조6193억원을 버리고 8051억원안과 4796억원안만 채택했다.
게다가 정상기업 여신액의 97%만큼 대손충당금을 쌓도록 해 기업가치를 주당 1718원 낮췄고 자산추정을 임의로 해 주당 1113원정도 깎아 내렸다. 실사이후 외환은행 경영여건이 개선되었던 점도 반영하지 않았다.
이러한 부실확대는 BIS비율 산정과 신주발행가격에 큰 영향을 줬고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승인에도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
외환은행 경영진은 재경부에도 거짓말을 했다.
외환은행은 재경부에 론스타가 네덜란드계 은행인 ABN암로나 론스타가 대주주인 도쿄 스타 은행과 합작투자를 통해 자격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ABN암로는 론스타로부터 합작투자 제안을 받은 바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도쿄스타은행은 은행법상 자격미달로 합작해도 인수자격문제 해결이 곤란한 상황이었다.
또 외환은행 이 행장은 국회에 나가 “매각주간사인 모건스탠리와 함께 다수 투자자를 접촉했으나 론스타외에는 투자의향을 표시한데가 없는 것”처럼 보고했으나 실제로 외환은행은 직접 잠재적 투자자를 접촉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모건스탠리는 매각공고문 발송 등 공식적인 투자제안절차 없이 2003년 3월경 3개 기관(HSBC, 스탠다드차타드, 뉴브리지)에 전화로 간단히 투자의사 문의한 게 전부였다.
외환은행은 또 “제한적 경쟁방식을 통해 론스타와 뉴브리지를 예비후보로 선정한 후 론스타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주장했으나 뉴브리지측은 당시 외환은행에 투자제안을 하거나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한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2003년 6월 중동의 두바이은행 대주주가 외환은행 미주지점을 통해 자발적으로 6000억원 규모의 투자의사를 표명했던 것과 2003년 7월경에는 경제상황 및 외환은행의 경영상황이 호전되는 등 외환은행에 대한 투자여건이 개선되고 있었던 것도 외환은행은 재경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외환은행이 코메르츠뱅크를 대상으로 론스타와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압박을 가하기 위해 “론스타와의 협상 무산시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구조조정 및 기존지분의 완전감사가 예상된다는 등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지분매각 필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외환은행 이사회도 거짓보고를 받았다. 이 행장은 2003년 7월 28일 이사회에 론스타와의 매각협상과정을 보고하면서 이미 주요거래조건(Term Sheet)이 확정되어 신주와 구주가격 변경이 어려운 상황인데도 이사들이 액면가 이하 발행 등 신주가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현재 가격을 올리기 위해 노력중이며 신주발행가액의 적정성 여부는 다음에 충분히 논의할 시간이 있다”고 거짓말했다. 이달용 부행장도 “투자자측은 신주가격을 4000원 미만으로 제시했는데 현재 4000원이상으로 하려고 마지막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거들었다.
8월 13일 임원간담회에서 모건스탠리 가치평가가 너무 비관적이라며 이사들이 추가가격인상을 요구하자 이 행장은 “가격이 주요주주들 간에 합의된 수준”이라며 재협상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이 행장은 7월 25일 주요거래조건체결로 가격이 사실상 확정됐으며 추가 가격인상요구는 협상이 깨질 우려가 높아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론스타의 거짓말도 드러났다.
론스타 협상대표 스티븐리는 “5~7년의 장기투자의향이 있는 것”처럼 말했다. 2년5개월만에 재매각에 들어간 론스타는 9월 24일 금감위에 공식서한을 보내 “장기투자의사가 있다”고 실제 의도와는 다르게 밝혔다.
이렇듯 거짓말 투성이의 매각과정은 재경부와 외환은행 경영진의 긴밀한 협조하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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