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지금 스파이 전쟁중

지역내일 2001-02-26

서울은 지금 스파이 전쟁중이다. 미국 CIA와 러시아 해외정보국(SVR), 중국 국가안전부 및 일본
내각조사실이 무기판매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정보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주변 4강의
‘국익’과 관련한 첩보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방한을 놓고 미국 정보기관은 러시아의 대한반도 영향력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 소련의 붕괴로 한동안 힘의 공백을 보였던 러시아가 정보기
관장 출신의 푸틴 대통령 등장이후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해온 결과다.
서울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김정일 답방이 예정돼 있는 등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
고 있는데, 미국은 러시아가 그 틈새를 파고 들어 남북 정부에 발언권을 강화하면서 영향력을 강
화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대사관을 거점으로 해외정보국뿐만 아니라 군 정보부와 무기판매 관계자까지 파견해 활
발한 정보수집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첨단무기 구매 △주한 미군의 동
향 △시베리아 철도 및 가스관 설치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정보수집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 결과, 러시아는 방산물자 판매를 5억달러 수준에서 민수용을 끼워넣어 7억달러로 늘렸다. 미국
정보기관은 푸틴 방한을 계기로 러시아가 차세대 전투기사업(F-X, 4조3000억원)과 차기 헬기사업
(AH-X, 2조1000억원)과 관련한 ‘은밀한 약속’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다.
이로써 러시아는 98년 해외정보국 극동지역 책임자로 알려진 아브람킨 참사관 추방 파문으로 생
긴 공백을 완전히 만회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올 6월 준공 예정인 서울 정동 옛 배재고터
의 러시아 대사관의 설비를 둘러싸고 한국뿐 아니라 미국 정보기관도 러시아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부시 행정부 등장 이후 CIA 한국지부의 정보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민간과 전직
관리 출신의 한반도 전문가를 파견해 공격적인 정보수집 활동을 벌이고 있다. 외교관 신분의 ‘백
색요원’뿐만 아니라 상사주재원 등의 신분으로 위장한 ‘흑색요원’을 증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주된 관심은 한국측의 활발한 대북접촉에 따른 인적 정보(Humint)를 비롯, 한반도에 쌓아
놓은 경제와 안보분야의 기득권과 관련이 있다. 임동원 국정원장의 방미와 관련, “부시 행정부가
임 원장에게 김정일 위원장 등 북한동향에 대해 설명을 해주길 기대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
힌 대목에서 미국측 관심을 읽을 수 있다.
또 미국측은 한국의 10조원대 첨단무기 구매에 커다란 관심을 갖고 있다. 군산복합체 지지를 받고
있는 부시 행정부 등장으로 미국 정보기관은 한국의 무기시장 첩보전에 사활을 걸 정도다. 프랑스
닷소사의 차세대 전투기 로비가 위력적이라는 이들의 정보가 미국 정부인사들이 직접 무기로비에
나서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반면 한동안 활발했던 중국과 일본의 정보활동은 상대적으로 주춤한 상태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측은 대사관의 국가안전부 요원이, 일본은 대사관 정무처의 총리실 산하 내각조사실 요원이 활동
하고 있다.
이밖에 중국과 일본은 기자를 흑색요원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전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일본은
90년대 초 시노하라 사건을 통해 드러났고, 중국은 99년 신화사 기자의 정보수집 활동이 한국 정
보기관에 포착돼 서울 명동 중국 대사관 주변은 한때 긴장감으로 감돌았다.
이들의 관심은 군사·안보와 경제정보로 집중돼 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주변 4강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해 있는 관계로 각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각
축전은 최근 부시 행정부의 국가미사일방어망 구축 강행선언으로 과열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처할 한국의 방첩망은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보기관의 한 관계자는 “강화
된 각국의 서울 첩보활동을 따라잡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기관간 공조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직위를 막론하고 미국에 자발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주는 행태로 정보누설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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