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자연조건과 생존조건(이은율 2006.06.29)

지역내일 2006-06-29
자연조건과 생존조건
이은율 (홍보대행사 에델만코리아 대리)

평등이라는 개념에 대해 가끔 혼란스러워 하곤 한다. 각 나라가 터잡은 자연 조건도 평등과는 거리가 멀다. 옥토로 덮인 나라가 있는가 하면 사막이나 거친 산악으로 이루어진 나라도 많다.
요즘 가장 살기 좋은 선진국의 하나로 꼽히는 노르웨이를 최근에 다녀왔다. 그러나 아마 100년 전만 해도 이 나라는 최악의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는 나라로 꼽혔을 것이다.
산업화 이전 수만 년 동안 인간은 생존을 위해 수렵이나 농업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시각에서 보면 노르웨이는 악의에 찬 황무지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감성이 건조한 사람들조차 절대자를 생각케 하는 노르웨이의 아름다운 자연이 사실은 불과 1세기 전만 해도 안주의 뿌리를 허락하지 않았던 황량한 땅이었던 것이다. 지금은 국민소득 4만 달러에 육박하고 있지만, 대대로 가파른 산비탈에서 태어나 거기서 살아온 수천 년의 세월에 따라 그들은 여전히 언덕에 터를 잡고 살고 있었다.
효율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더할 데 없이 악의에 가득 찬 자연이지만, 이를 효율로 학대하지 않았다. 산업화,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자연을 훼손한 구석을 도무지 찾아 볼 수 없었다. 가장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값비싼, 그러나 더없이 아름다운 다리를 놓고 산허리를 잘라내기보다 수시로 수 킬로미터씩 암반을 뚫어 길을 내고 자연을 단장해 세계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또한 그 척박한 자연 조건은 그들을 단련했다. 노르웨이는 산업화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적합한 모델을 개발했다. 세계 유수의 해양 국가로 키웠고, 이제는 그 자연을 세계적인 관광 자원으로 가꿔 놓으면서 세계 최고 부국으로 부상했다.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섣부르게 자연을 훼손하기 보다는 이를 오롯이 보존한 덕분이다.
반면 우리의 자화상은 어떠한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것은, 우리의 자연 조건이 세계 다른 나라들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오히려 이만한 환경을 가진 나라를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외국에 다녀올 때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의 모습을 보는 순간, 부아가 치밀어 오르곤 한다. 이것이 우리들의 모습인가. 왜 이토록 불편에 비합리까지 더해졌을까. 우리는 이 아름다운 한강에 우리가 진정 사랑할 수 있을 만한 다리를 단 하나도 건설할 능력이 없단 말인가. 노르웨이 해안을 지나면서 내내 이러한 자괴감을 지울 수 없었다.
자연은 ‘스스로 그러하도록’하는 절제된 노력을 통해서만 축복으로 바꿀 수 있다. 우리는 축복 받은 우리 땅을 황량하게 파괴하고 있고 남들은 척박한 자연을 축복으로 가꾸어 클린 산업을 이끌고 있다. 세상은 평등하지 않다고 푸념하기 전에, 우리나라가 작고 자원이 없다고 푸념하기 전에 ‘효율이란 신화’가 파괴하는 우리의 자연과 자신을 돌아 봐야 할 때가 됐음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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