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우리 속의 우리인 여성결혼이민자

지역내일 2006-06-28
우리 속의 우리인 여성결혼이민자
김 홍 수 (영산대 외국어비즈니스대학장)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울 때가 있는가 하면 부끄러워 말을 잃어버릴 때도 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아프리카 오지에서 평생 그곳 주민들을 돕는 한국인 의사에 대한 기사를 본다든가, 이른 새벽 청소나 김밥장사를 해서 평생 모은 돈을 조건 없이 기부하는 분들을 볼 때, 나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낀다.
그러나 중국 연변지역 처녀들에 대한 한국인들의 성적 유린, 베트남 네팔 방글라데시 등 외국인 노동자가 3D업종에서 임금을 착취당하고 손이 잘리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어 한줌 재로 고향땅으로 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내가 한국인임이 참으로 부끄러워진다.
한국의 폐쇄적 민족주의 문화가 탈냉전과 전지구화의 영향으로 개방적 다문화 사회로 전환하고 있지만 이제 시작단계에 있다. 최근 독일 월드컵에서 16강에 대한 전 국민적 열광으로 축구를 통한 세계와의 유쾌한 만남이 사라진 것도 하나의 생생한 예가 아닐까?
지금 세계화와 정보화의 흐름 속에서 본다면 한국사회는 이미 우리 속에 들어와 있는 타민족, 타문화와의 조화로운 통합을 찾아야 한다. 최근 정부와 인권시민단체에 의한 여성결혼이민자, 소위 중국 베트남 등에서 시집온 해외여성의 조기 적응과 안정적인 한국사회 정착 지원이 있긴 하지만, 이를 공론화하고 좀 더 현실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100명 가운데 14명 국제결혼
최근 한국 남성들이 국제결혼중개업소를 통해 재중동포, 베트남 필리핀 등 제3세계 여성들과의 결혼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1990년 이후 2005년까지 한국남성과 결혼한 외국 여성은 16만명이고, 2005년 말 현재 국내거주 여성결혼이민자는 6만6000명에 이른다. 2005년의 국제결혼은 총 결혼건수의 13.6%로 100명 가운데 14명이 외국인과 결혼했으며, 국제결혼 중 외국 여성과의 결혼은 72%를 차지했다. 농촌의 국제결혼은 35.9%로 3건 중 1건을 차지하여 농어촌의 새로운 가족유형으로 정착되고 있다.
이처럼 여성결혼이민자는 이제 한국사회 이웃으로서 우리 안의 우리다. 그런데 한국 생활 적응의 어려움이 극단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2003년 3월 결혼생활 8년 동안 구타에 시달린 필리핀 국적의 여인이 한국인 남편의 폭력을 피해 10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는가 하면, 2005년 11월에는 한국 남성과 결혼한 필리핀 여성이 의처증 증세를 가진 남편으로부터 둔기로 폭행당해 의식불명에 빠지고, 자녀 2명도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나의 같은 대학 베트남인 동료교수는 베트남에서 시집온 여성들의 감옥 같은 결혼생활에 대한 소문은 많이 듣지만 정확한 실태파악도 안된다고 눈시울을 붉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참여 정부가 실태 파악과 해결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아울러 인권시민단체들이 행동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크게 보아 그 해결의 방향은 2가지이다. 하나는 여성결혼이주자가 한국 남성과 연결되는 결혼중계시스템상의 인권침해 요소를 없애는 것이다. 필리핀이나 베트남에 뻗쳐있는 상업적인 결혼중개업자와 해당지역 브로커들에 의한 심각한 인권침해가 그것이다.

안정적 정착위한 대책 절실
다른 하나는 결혼 후 한국사회 적응과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대책이다. 그들은 언어소통과 문화충돌, 그리고 자녀 양육 문제, 나아가 이런 열악한 조건에 기인한 가정폭력과 불화로 인한 이혼 등 다차원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오늘 베트남인 동료교수가 출근길 길가의 ‘베트남 처녀와 결혼’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보고 침울하게 내게 말했다. “베트남에 한국 처녀와 결혼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고 생각해 보라” 많은 생각과 미안한 마음에 말없이 그저 손을 꽉 잡았다.
여성결혼이민자, 이제 그들도 우리의 이웃이자 어울려 살아가야 할 우리 속의 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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