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지수가 100포인트나 폭락하면서 지난 98년 12월이후 2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오늘 장세를 움직인 요인은 두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내구재주문과 소비자신뢰지수의 발표에 따른 경기침체 심화 우려, 그리고 또 하나는 금리 조기인하의 불확실성이라는 요인이었다.
오늘 발표된 경제지표는 이미 미국 경제가 회복이 어려운 국면에 진입한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을 정도로 심각한 것이었다. 골드만삭스가 30개 기술주에 대해 올 실적추정치를 하향조정한 것은 이같은 경기침체의 심각성이 기업실적 악화로 가시화되고 있다는 반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함께 로저 퍼거슨 연준 부의장이 금리 조기인하가 불필요함을 시사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오는 3월 20일 공개시장위원회 전에 금리인하가 단행될지 여부가 불확실해졌다.
◇소비자신뢰지수 4년반만 최저=미국의 2월중 소비자신뢰지수가 4년반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27일(현지시각) 미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2월중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달의 115.7보다 하락한 106.8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6년 6월의 100.1 이후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컨퍼런스보드의 발표에 앞서 이달 소비자신뢰지수가 110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미 컨퍼런스보드의 관계자는 "이날 발표된 소비자 신뢰지수는 단기적인 전망으로 미국의 경제둔화가 심각한 수준에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FRB 부의장, 조기 금리인하 난망 시사=미국 소비자 신뢰지수의 하락이 경제가 더욱 약화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아니라고 앨런 그린스펀에 이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2인자가 27일(현지시간) 말했다.
로저 퍼거슨 FRB 부의장은 이날 "소비자 심리와 주택 투자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다소 혼란스러운 경제지표들은 그런대로 좋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분명하게 모순된 경제 신호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은 오늘의 관점에서는 뚜렷하지 않고 좀더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퍼거슨의 발언은 소비자 신뢰지수 하나가 조기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내용을 암시하고 있다.
퍼거슨은 이날 "인플레이션 압력은 앞으로도 잘 억제될 것으로 보이며 수요 부진이 에너지 공급 압박을 낮추고 있고 유가는 다음 몇달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월가 "여름까지 금리 4%로 인하해야"=오늘 발표된 경제지표와 관련,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미국경제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이안 쉐퍼드슨은 "소비자신뢰지수의 기대지수는 헤드라인지수보다 미국의 GDP성장률의 선행지표로서 설명력이 뛰어나다"면서 기대지수의 수치를 기준으로 보면 GDP성장률은 마이너스 1% 가량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신뢰지수의 기대지수가 이처럼 악화된 것은 주식시장 침체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주가지수, 특히 나스닥지수의 회복이 시급하다고 쉐퍼드슨은 지적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보인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가장 실현가능한 방법은 연준이 여름까지 연방기금금리를 4%까지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쉐퍼드슨은 강조했다.
로저 퍼거슨 연준 부의장이 금리 조기인하가 불필요하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지만 월가에서는 아직도 그 가능성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따라서 오히려 불확실성만 가중된 상황이다.
쉐퍼드슨은 내일 있을 그린스펀 연준의장의 하원 증언에서 금리 조기인하의 필요성을 시사할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오는 3월 20일 공개시장위원회전에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초이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대표이자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패트릭 아담스는 여전히 연준이 조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연준은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예기치 못한 순간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에프엑스 애낼리틱스의 파트너인 데이비드 길모어는 "예기치 못한 금리인하는 투자자들과 가계의 반응을 극대화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연준은 오는 3월 20일 공개시장위원회까지 기다릴 것"으로 내다봤다. 길모어는 베어스턴즈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웨인 앤절과는 달리 공개시장위원회전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단지 20%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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