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이제 아시아 ‘교육수도’ 꿈꾼다

명문대학 앞다퉈 진출, 영어권에 첨단시설이 매력

지역내일 2006-06-22
한 국가를 거대한 교육 허브로 만들겠다는 싱가포르 정부의 원대한 꿈이 가시화되고 있다.세계 최우수 경영학석사과정(MBA)을 자랑하는 유럽의 상경계열 그랑제콜 인세아드(INSEAD)와 에섹(ESSEC)이 이미 싱가포르에 개교했으며 다른 유수 대학도 이를 뒤따르고 있다고 프랑스 시사주간 <렉스프레스>가 보도했다.

◆2800억원 들여 공원을 국립경영대학으로 변모시켜 = “그냥 대학생이 아니라 떠오르는 스타.”
싱가포르경영대학(SMU)의 초현대식 건물 유리벽을 장식하고 있는 슬로건이다. SMU는 싱가포르 3개 국립대학 중 가장 마지막으로 탄생했다. 투자개발 은행을 연상시키는 입구 안내데스크 맞은편으로 2개의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있다. 이 에스컬레이터는 4000명에 이르는 학생들을 최첨단 스포츠센터와 실외 수영장으로 인도한다. 현재 SMU 학생 20%가 외국 유학생이다.
초대형 건물 5개동은 서로 에어컨이 설치된 지하복도로 연결돼있어 학생들은 어떤 더위나 장마에도 걱정이 없다.
SMU 캠퍼스 부지는 수령이 100여년씩 된 아름드리나무로 가득했던 브라 바사 공원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 공원을 이처럼 첨단 캠퍼스로 탈바꿈하기 위해 2억2500만 유로(약 2800억원)를 투자했다.
싱가포르에서 교육은 단순히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아닌 비즈니스다. 618km² 면적에 인구 424만 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에 싱가포르는 1990년대 중반부터 세계 교육의 허브로 만든다는 전략적 전환을 시도했다. 싱가포르는 의료산업, 생명공학 및 지식기반 사업 등 중국의 손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틈새를 찾아 공략했다.
세계 최초로 외국기업의 투자유치를 전담하는 정부기구인 경제개발청(EDB)도 세계교육 허브 전략에 핵심역할을 했다.
EDB의 조나단 림 교육담당관은 “현재 싱가포르 21만 명의 학생 중 7만 명이 외국학생으로 2020년까지 외국인 학생 수를 2배로 늘일 계획”이라며 “싱가포르 GDP에서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이며 이를 5%까지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ESSEC, INSEAD 해외 캠퍼스 유치 = 싱가포르는 세계 유수의 대학을 유치해 이들의 명성을 잘 활용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들 대학을 유치하기 위해 상당액의 보조금 지급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 결과 올해 5월 싱가포르 주재 프랑스 대사관이 발표한 교육시스템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스탠포드대학이나 버클리대학, 영국의 킹즈컬리지, 스위스의 세인트갈렌대학 등 28개 외국대학이 싱가포르 현지 대학과 학점 교류나 복수학위 수여제를 체결·시행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아예 이들 대학 캠퍼스를 싱가포르 현지로 옮겨오게 하고 있다.
유럽경영행정학교(INSEAD)는 2000년 세계 최초로 캠퍼스를 싱가포르로 해외 이전했다. 이에 대해 이 대학 헬무트 슈트 학장은 “캠퍼스 하나만으로 어떻게 세계 MBA 시장에서 하버드나 스탠포드와 경쟁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물론 해외에서 대학을 이전하려던 초기에는 교수·학생의 반대가 있었다.
피에르 일리옹 재정금융 담당 교수는 “처음엔 반강제적으로 교수·학생들을 싱가포르 캠퍼스로 오게 해야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반대로 싱가포르로 오려는 교수·학생들이 넘쳐난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증명하듯 INSEAD는 그동안 캠퍼스 면적을 두 배로 넓히고 7개의 대강당과 280석의 홀, 도서관, 평생교육과정을 밟는 고위간부들을 위한 85개의 객실을 확보했다.

◆두바이가 경쟁상대로 떠올라 =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은 2001년 프랑스 경제상업 그랑제콜(ESSEC)을 유치하기 위해 문을 두드렸다. 학교로서도 유럽학생들이 다른 문화에 눈뜰 수 있도록 하고 지역의 다국적기업 간부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해외 이전은 필요했다.
ESSEC는 올해부터 싱가포르에서 학생을 모집한다. 7월 프랑스 본교에서 선발된 40여명의 학생들이 이곳에서 6개월 동안 MBA 과정을 밟는다.
“학위는 프랑스 본교와 동일하게 수여된다”고 크리스티앙 쾨니히 아시아 ESSEC 학장은 말했다.
싱가포르는 중국과 인도와 이웃하고 있는데다 7000개의 다국적기업들이 들어와 있다. 공식 언어로 영어를 사용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싱가포르에 진출한 해외대학간 경쟁 또한 거세질 전망이다.
INSEAD 옆으로 이미 시카고대학 비즈니스대학원이 자리 잡고 있으며 ESSEC은 곧 관광경영으로 인지도가 높은 라스베가스 대학을 들어설 예정이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은 2억2000만유로(2730억원)를 투자해 창기공항 인근에 캠퍼스를 건설 중이다. 이 대학은 앞으로 1만5000여 학생을 유치할 계획이다. 공사는 벌써 상당히 진척돼 내년에 개교를 앞두고 있다.
이런 싱가포르의 교육허브 정책에 도전하는 국가들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는 두바이에 교육 자유지역을 마련했다. 이 지역에 대학을 건설하고 해외 석학교수를 영입해 학교 질을 세계수준으로 올려놨다.
물론 이들 대학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 두바이 소재 대학들은 9·11테러 이후 미국 유학을 주저하는 아랍 부유층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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