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카드사태때도 가계대출 환수
300만 신용불량자 양산 ‘쓴경험’
금융감독당국이 시중은행에 대해 창구지도까지 나서며 시행하고 있는 급격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하반기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주택담보대출을 줄이면 서민경제에 도는 돈이 부족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내수위축에 따른 국내경기의 하강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감원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경기에 가장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통화량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와 경기흐름의 급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밑바닥 서민경제의 경기상황을 볼 수 있는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2분기 131보다 낮은 112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소매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전망이 줄고 있음을 의미한다.<그래프 참조="">
한국은행이 최근 조사한 소비자동향조사(CSI)도 하반기 경기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의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현재경기판단CSI는 2분기 중 45를 기록해, 전분기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현재경기판단CSI는 전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하락세를 지속 올해 들어 소비자들의 체감경기 위축이 점차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2006월 5월 말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98조 6000억원으로 2005년 12월 말에 비해 8조 6000억원이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말 190조 3000억원에 비해 8조 3000억원이 증가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특히 올해 3월~5월에 걸쳐 급증하기 시작했는데 3월 192조 3000억원에서 4월 195조 5000억원으로 3조 2000억원이 늘었고 5월에는 198조 6000억원으로 4월 대비 3조1000억원 늘었다.
금감원의 조치는 이 같은 증가세를 창구지도를 통해 강제적으로 줄이는 것으로 가계신용을 급격히 축소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정부는 카드대란 사태를 예방한다며 가계신용을 대폭 줄여 약 300만명의 신용불량자를 양산하고 장기간의 경기침체를 유발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당시 정부의 급격한 통화축소 조치로 가계신용은 2002년 439조원에서 2003년 447조원으로 약 1.9% 증가하는데 그쳤고 그 결과 가계발 신용경색으로 경기침체를 불러왔었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금감원 조치 = 금감원의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비율(LTV)이 52.1%로 아직은 양호한 수준이라는 발표와도 배치된다. 당시 금감원은 보도해명자료를 통해 LTV 비율도 52.1%(2006.5.25 금감원 보도해명자료)로 낮은 편이어서 주택가격 하락 등에 따른 금융회사 및 금융시스템 부실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또 금감원은 올 1분기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528조 8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은행권 가계대출의 경우 건전성이 양호하여 큰 문제는 없다고 발표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올 3월말 현재 1.2% 정도로 매우 낮고 대출만기도 점차 장기화되고 있어 가계대출의 건전성은 매우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뤘다.
◆금감원 개입 이후 대출 대폭 축소 = 실제로 금융감독 당국이 대출 규제책에 나선 이후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개 주요 시중은행들의 2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32조9579억원으로 감독당국의 규제가 은행에 하달된 것으로 추정되는 15일 이후 4496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 15일 대비 15.5% 늘어난 것으로 15일부터 23일까지가 6월 전체 영업일인 22영업일의 3분의 1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상당 부분 수그러든 것이다.
4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월에 2조 7168억원 늘어났지만 6월 들어 15일까지 1조 1881억원 늘어나는 데 그쳐 다소 상승세가 둔화됐으며, 15일부터 23일까지는 4496억원이 늘어나 점차 증가율이 낮아지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의 금리 인상폭이 적용되면 신규 대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이 때부터는 주택담보대출 잔고가 감소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발 물러선 윤증현 금감원장 = 윤증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금융감독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관련, “서민들의 실수요와 관련된 대출과 건설회사 집단대출 등에 대해서는 이용자의 불편함이나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열린 간부회의를 통해 “그동안 경쟁적으로 자산규모를 확장해 왔던 일부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금융수요자들과 다소간 마찰이 발생한 것으로 보도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위원장은 향후 주택담보대출 감독과 관련,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 등에 대한 투기목적 주택담보대출은 더욱 엄격히 감독해 나갈 것을 지시하는 한편, 아파트중도금과 잔금대출 등 서민들의 실수요 대출에 대해서는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안찬수 기자 khae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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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 신용불량자 양산 ‘쓴경험’
금융감독당국이 시중은행에 대해 창구지도까지 나서며 시행하고 있는 급격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하반기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주택담보대출을 줄이면 서민경제에 도는 돈이 부족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내수위축에 따른 국내경기의 하강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감원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경기에 가장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 통화량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와 경기흐름의 급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밑바닥 서민경제의 경기상황을 볼 수 있는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2분기 131보다 낮은 112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소매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전망이 줄고 있음을 의미한다.<그래프 참조="">
한국은행이 최근 조사한 소비자동향조사(CSI)도 하반기 경기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의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현재경기판단CSI는 2분기 중 45를 기록해, 전분기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현재경기판단CSI는 전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하락세를 지속 올해 들어 소비자들의 체감경기 위축이 점차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2006월 5월 말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98조 6000억원으로 2005년 12월 말에 비해 8조 6000억원이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말 190조 3000억원에 비해 8조 3000억원이 증가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특히 올해 3월~5월에 걸쳐 급증하기 시작했는데 3월 192조 3000억원에서 4월 195조 5000억원으로 3조 2000억원이 늘었고 5월에는 198조 6000억원으로 4월 대비 3조1000억원 늘었다.
금감원의 조치는 이 같은 증가세를 창구지도를 통해 강제적으로 줄이는 것으로 가계신용을 급격히 축소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정부는 카드대란 사태를 예방한다며 가계신용을 대폭 줄여 약 300만명의 신용불량자를 양산하고 장기간의 경기침체를 유발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당시 정부의 급격한 통화축소 조치로 가계신용은 2002년 439조원에서 2003년 447조원으로 약 1.9% 증가하는데 그쳤고 그 결과 가계발 신용경색으로 경기침체를 불러왔었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금감원 조치 = 금감원의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비율(LTV)이 52.1%로 아직은 양호한 수준이라는 발표와도 배치된다. 당시 금감원은 보도해명자료를 통해 LTV 비율도 52.1%(2006.5.25 금감원 보도해명자료)로 낮은 편이어서 주택가격 하락 등에 따른 금융회사 및 금융시스템 부실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또 금감원은 올 1분기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528조 8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은행권 가계대출의 경우 건전성이 양호하여 큰 문제는 없다고 발표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올 3월말 현재 1.2% 정도로 매우 낮고 대출만기도 점차 장기화되고 있어 가계대출의 건전성은 매우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뤘다.
◆금감원 개입 이후 대출 대폭 축소 = 실제로 금융감독 당국이 대출 규제책에 나선 이후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개 주요 시중은행들의 2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32조9579억원으로 감독당국의 규제가 은행에 하달된 것으로 추정되는 15일 이후 4496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 15일 대비 15.5% 늘어난 것으로 15일부터 23일까지가 6월 전체 영업일인 22영업일의 3분의 1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상당 부분 수그러든 것이다.
4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월에 2조 7168억원 늘어났지만 6월 들어 15일까지 1조 1881억원 늘어나는 데 그쳐 다소 상승세가 둔화됐으며, 15일부터 23일까지는 4496억원이 늘어나 점차 증가율이 낮아지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의 금리 인상폭이 적용되면 신규 대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이 때부터는 주택담보대출 잔고가 감소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발 물러선 윤증현 금감원장 = 윤증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금융감독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관련, “서민들의 실수요와 관련된 대출과 건설회사 집단대출 등에 대해서는 이용자의 불편함이나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열린 간부회의를 통해 “그동안 경쟁적으로 자산규모를 확장해 왔던 일부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금융수요자들과 다소간 마찰이 발생한 것으로 보도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위원장은 향후 주택담보대출 감독과 관련,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 등에 대한 투기목적 주택담보대출은 더욱 엄격히 감독해 나갈 것을 지시하는 한편, 아파트중도금과 잔금대출 등 서민들의 실수요 대출에 대해서는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안찬수 기자 khae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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